1987년 민주화 전후 시기 사회 변동에 대한 한국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대응 방안 연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9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9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200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The Progressive Protestant Social Movement in South Korea during the Period of Democratization
형태사항
vii, 212 p. : 표 ; 26 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수록
UCI식별코드
I804:11032-000000158068
소장기관
본 논문의 첫 번째 목적은 민주화 전후 시기 사회 변동에 대한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대응 방안을 분석하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이 선택하고 구사하는 ‘종교적 표현 약화’ 및 ‘종교적 영역 공고화’라는 대응 방안을 분석하고 그것의 이론적 함의를 검토하고자 한다. 1987년 이전 시기 한국의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은 담론과 조직, 의례의 측면에서 종교적 표현을 드러내는 사회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1987년 이후에는 두 영역으로 나뉘어져 지역 사회 운동에서는 종교적 표현을 약화시키고 일반 사회 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킨 반면 민중교회 운동에서는 신앙을 강화함으로써 종교적 영역을 공고히 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의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방식이 1987년을 기점으로 변화하는 배경과 양상을 살펴보고, 그 결과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종교적・사회적 영향력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밝히도록 하겠다.
본 논문의 두 번째 목적은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에 대한 분석을 근거로 하여 기존 세속화론의 효용성을 이론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서구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근거로 세속화론을 주장하는 주요 학자들은 사회가 근대화되고 합리화됨에 따라 종교가 쇠퇴할 것이라고 주장해왔고, 이에 반해 1980년대 중반 이후 근본주의의 발흥 등 종교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목격한 학자들에 의해 반(反)세속화론 및 후기 세속화론이 잇따라 제기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서구의 상황에서 제기된 세속화론 및 반세속화론을 한국의 개신교 사회 운동 분석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이고, 한국의 상황에 근거하여 이 이론들을 종교의 영향력 변화, 분화, 사사화의 차원에서 검토하였다. 세속화 및 반세속화 양상이 상호 배타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 종교 집단의 사회 운동 내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세속화 및 반세속화와 관련된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 한국의 종교 지형을 조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수도권도시선교위원회’의 조직으로 개신교 사회 운동이 본격화되는 1971년부터 정부수립 이후 첫 번째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김대중 정권이 막을 내린 2003년까지를 연구 시기로 삼고, 대표적인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 단체들의 연대 모임인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에 소속되어 있는 단체들 및 교회들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여민회’, ‘영등포산업선교회’, ‘EYCK’, ‘KSCF’ 이상 5개의 단체들과 ‘기장 생명선교연대’와 ‘일하는예수회’ 소속 민중교회들을 연구하였다.
한국의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은 민주화 전후 시기 일관되게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선교의 주체를 ‘교회’로 보지 않고 ‘하나님’으로 봄으로써, 개신교 신앙을 직접적으로 전파하기보다는 파괴된 자연 환경이나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운동을 통해 개신교 정신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따라서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가들은 종교적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사회 운동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7년 이전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에서는 종교적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종교 운동이 일반 사회 운동에 비해 국가 권력의 간섭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목표와 근거는 신학적으로 표현되었고 개신교 단체나 노동 교회 및 주민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으며 ‘목요 기도회’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정치적・사회적 집회도 예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진보적 개신교인들의 운동은 일반 사회 운동과 같이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는 방향으로 변모한 반면 민중교회에서는 신앙 훈련이나 예배 등의 종교적 영역이 강화되었다. 변화된 종교적・사회적 조건 하의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은 지역 사회 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운동 대상이 민중에서 지역 주민으로 확장되면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범주의 언어 및 조직, 실천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진보적 개신교인들의 지역 사회 운동은 종교적 성격을 약화시킨 일반 사회 운동 단체의 성격을 띠는 지역 사회 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다른 한편으로, 민중교회 운동은 신앙의 사회적 차원에 대한 강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사회 운동 영역에서 배제된 종교적 언어와 의례, 공동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교회 내에서 사회과학적 언어보다 신학적 언어를 강조한 진보적 개신교 목회자들은 ‘영성’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민주화 이후 영성의 재발견은 민중교회가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종교적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민중교회들은 영성을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시켜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도 참여하였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 진영이 종교적 표현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종교적 영역을 공고히 하는 이중적 전략을 구사하였다는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세속화와 관련된 이론들을 다음과 같이 확장하여 기술할 수 있었다.
첫째, 흔히 세속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규정되는 ‘종교의 영향력 약화’는 현대 한국 사회와 종교의 관계에서 아주 미미한 현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대 사회의 특징들이 급속히 발현되는 계기가 된 1987년 민주화 이후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약화는 분명하게 확인되는 반면, 보수적 개신교의 세력 및 사회적 영향력은 확대되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전체적인 개신교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를 통해 세속화 경향이 단일하게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세속화 경향은 단순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접근될 필요가 있다. 세속화 경향과 반세속화 경향이 한 국가에서 혹은 같은 종교 내에서 동시적이고 중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역적・역사적・정치적 맥락에 따라 세속화 경향이 드러나는 정도와 양상이 다르고 사회 변동에 대한 종교의 대응에 따라서도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민주화 이후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이 공적 영역으로부터 종교의 ‘분화’를 인정하고 수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분화에 저항하여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종교의 면모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가 근대화되고 합리화되면서 종교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분화는 당위적인 것으로 요구된다고 인식될 수 있으나 분화에 저항함으로써 종교적・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였던 보수적 개신교인들의 사회 운동 사례를 보면 분화의 수용 여부는 선택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민주화 이후 진보적 개신교 사회 운동의 대응에서 종교의 ‘사사화’ 현상은 복합적이고 중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보적 개신교인들이 공적 영역에서는 종교를 드러내지 않고 교회 운동의 차원에서만 신앙을 강화하는 방식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사사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민중교회 운동에서 강조하는 신앙이라는 것이 개인적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확장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중교회의 영성은 사사화 경향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적 개신교인들도 신앙의 차원을 적극적으로 공적 영역에서 표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사사화 경향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 종교 내에서도 사사화 경향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The progressive Protestant social movement in South Korea is a case in point in which the ways religion reacts to social changes can be analyzed, which is one purpose of this dissertation. The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 group conducted social movements using religious language, organizations, and rituals in pre-democratization days. However, after democratization in 1987, it strengthened religious aspects, such as religious faith and experience, by emphasizing, on the one hand, ‘spirituality’ in the Minjung church movement and, on the other, simultaneously weakened religious representation in community movements significantly. While the progressive Protestants reinforced the characteristic of a social, not religious movement in the social sphere, they conducted a religious movement in the sphere of the Minjung church movement during the post-democratization period.
The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 group pursued a two-track strategy of a community movement and the Minjung church movement, reacting to the drastic social changes resulting from Korean democratization in 1987. This strategy ascertains the fact that religion actively reacts to social changes in order to have religious and social influence, rather than just passively being influenced by changes in society.
The other purpose of this dissertation is to reexamine the validity of the secularization thesis, based on the case of the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 social movement.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s could lead democratization and people’s right to life movements prior to democratization because religious movements were relatively less controlled by the military dictatorship than social movements in Korea at the time, when the differentiation between the religious and the secular spheres was not strictly applied. In this situation, Protestant ideas were considered sufficiently consistent with the goal of a social movement for people to recognize the confessional representation of religion in the public sphere. During the pre-democratization period, progressive Protestants could conduct social movements actively under the special circumstances that Korea found itself in.
After democratization in 1987, however,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s did not adopt religious language in the public sphere. Their movement showed a tendency of privatization in that they approved the differentiation between religious and the secular spheres, concealed a religious tinge in community movements, and restricted religious aspects, such as religious faith and experience, to the Minjung churches. On the other hand, the movement also gravitated toward deprivatization in that Korean progressive Protestants thought that the religious faith of the Minjung church movement needed to be expanded to society. In addition, the Korean conservative Protestant group grew in scale and social influence, and tried to express its faith in the public sphere against the differentiation between religious and the secular spheres.
In this regard, it can be argued that secularization and desecularization tendencies are not singular but rather occur in a complex and simultaneous manner. Secularization needs to be understood locally, historically, and microscopically, not simply and uniformly. Furthermore, secularization and desecularization may be voluntary and active choices of religion, not merely a consequence of social influ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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