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 자기인식이론의 도덕교육적 함의 = Implications of Thomas Aquinas' Theory of Self-Knowledge for Moral Education
저자
발행사항
청주시: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20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윤리교육학과초등도덕교육전공 , 2020. 2
발행연도
2020
작성언어
한국어
DDC
372.932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v, 178 p; 26 cm
일반주기명
한국교원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 임병덕
참고문헌 : p.p.161-174
UCI식별코드
I804:43012-000000038202
소장기관
본 연구는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서양 인식론의 이론적 성과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기인식이론을 도덕교육이론으로 해석한 시도로서 ‘사물과 지성의 일치’가 도덕교육의 실천에 의하여 실현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자기인식’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델피 신전의 권고를 자신의 실존적 과제로 받아들인 소크라테스 이래로 도덕교육이 취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인간의 자기인식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해명하는 면에서 아퀴나스가 거둔 이론적 성과는 자기인식의 지향과 추구를 핵심으로 하는 도덕교육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에 빛을 던져 준다. 추상이론으로 명명되는 아퀴나스의 자기인식이론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배태된 존재론적이고 초월적인 진리를 실현의 맥락에서 해명하는 ‘실재론적 윤리학’으로서 자기인식의 획득과 전달을 설명하는 도덕교육이론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사물과 지성의 일치 문제, 즉 자기인식의 문제는 그것을 다루지 않고서는 인간의 인식과 존재를 의미 있게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식과 존재에 관한 이론적 논의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플라톤의 회상이론과 아우구스티누스의 조명이론 그리고 아퀴나스의 추상이론은 사물과 지성의 일치 문제를 해명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바로 이 점에서 자기인식이론으로서의 성격을 공유한다고 말할 수 있다. 플라톤은 ‘회상’이라는 아이디어에 기대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에 부응하는 일, 즉 ‘자기인식’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의 이행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에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자기인식의 최종 국면으로서의 이데아를 ‘사물 이전’에 가져다 놓음으로써, 자기인식을 ‘초월의 운동’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회상이론에서는 이데아와 영혼이 이루는 일치의 관계가 ‘사물 이전’에 주어진 전제로 간주되는 만큼 그 관계가 실현되는 사태의 현재성이 심각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의 존재성에 관한 심오한 통찰을 토대로 회상이론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간 정신에게 의식된 내적 체험에 비추어 볼 때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현재’ 뿐이다. 시간에 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에 힘입어 ‘현재’는 더 이상 지나가 버리고 마는 찰나의 순간이 아니라 그 안에 영원을 품고 있는 특별한 순간으로 이해된다. 영원한 이념과 인간 정신의 일치는 ‘사물 이전’에 주어진 전제일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 현존하는 ‘사물 안’에서 끊임없이 실현되고 있는 가능성이다. 회상이론과 조명이론에서 ‘이데아’ 또는 ‘영원한 이념’은 인식과 존재의 궁극적 표준으로서 어떠한 의심의 여지도 없는 강력한 전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양대 이론은 이 전제의 확실성 위에서 인간의 자기인식을 설명하고 있다.
아퀴나스는 회상이론과 조명이론이 갖는 이론적 의의에 주목하면서도 양자가 의존하고 있는 전제의 의미를 들추어내는 일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사물들의 침묵 속에 감추어진 ‘존재’를 탈은폐시키는 능동지성의 추상작용에 주목하고, 그것을 자기인식의 문제를 해명하는 단서로 삼았다. 아퀴나스에 따르면, 자기인식은 ‘전향’과 ‘추상’ 속에서 성립하는 ‘자기 자신에게로의 귀환’이다. 물론, 인간은 자기 자신을 직접 인식할 수 없다. 인간의 자기인식에는 ‘나 아닌 것’의 매개가 요구되며, ‘사물’은 존재의 명광성을 담지하고 있는 자기인식의 매체이다. 유한한 존재자인 인간은 능동지성에 의해 탈은폐된 존재의 무한성을 대면할 때 현재의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론적 비약을 이룩한다. 탈은폐된 존재 앞에서 ‘너 자신을 알라’라는 신의 인사는 ‘너 자신이 되라’라는 ‘명령’으로 전환되고, 인간은 누구든지 이 명령에 부응하는 만큼 본래의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간다. 아퀴나스의 ‘신데레시스’는 스스로에게 부과되는 이 명령의 내적 원천을 가리키며, ‘양심’과 ‘슬기’는 그 내적 원천의 작용이다.
‘완전한 귀환’으로 명명되는 자기인식의 최종 국면은 ‘행복’을 넘어서 ‘지복’에 이른 상태를 가리키며, 이는 삶과 교육이 지향하는 최고 수준의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퀴나스의 자기인식이론은 도덕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기인식에 있으며, 그 최종 목적이 ‘부정의 길’을 따르는 방식으로만 성취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물과 지성의 일치가 실현되는 전형적인 사태는 개념의 매개를 빌어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교육 실천의 사태이며, 우리 각자는 개념을 매체로 한 도덕성 함양 활동, 즉 교과를 통한 도덕교육의 실천에 의하여 망각되고 은폐된 본래의 자기 자신을 되찾을 가능성을 가진다. 도덕교육은 그것에 참여하는 당사자의 삶을 자기인식의 삶으로 이끄는 실천이며, 아퀴나스의 자기인식이론은 그 실천을 설명하는 도덕교육이론이다. 도덕교육의 실천에 참여하는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은 개념의 매개를 빌어 일어나는 도덕과 수업을 통해 ‘삼라만상을 수용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스콜라주의의 인간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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