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잡지 『월간야담(月刊野談)』과 근대 야담의 문화적 지형도 = The 1930s Magazine “Wolgan-Yadam” and Cultural Topography of Modern Yadam
1934년 10월 창간호부터 1939년까지 11·12월 종간호까지 총 56호를 낸 『월간야담』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 잡지이다. 『월간야담』을 비롯한 야담 잡지는 1938년 「野談의魅力」에서 언급되었듯이 문예 잡지의 10배, 대중 잡지의 3~4배가 팔릴 정도로 인기 있는 독물이었다. 당대 지식인들은 『월간야담』과 같은 잡지가 근대 문학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는데, 이러한 인식은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며 한국 문학장에서 근대 야담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문학사의 ‘바깥’ 혹은 ‘주변부’에 자리했던 『월간야담』의 위치성은 역으로 기존 근대 문학사를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며, 일면 공고해 보이는 문학장이 배제와 포섭을 통해 구성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야담 잡지인 『월간야담』에 개입하는 1930년대 문화의 제 요소를 파악하고 그 지형도를 그려 냄으로써 1930년대 근대 문학장을 보다 다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Ⅱ장에서는 1930년대 역사 및 문학 담론 속에서 근대 야담이 놓이는 위치를 살펴보았다. 1920년대 문화 통치 이후 더욱 강화된 제국의 역사 담론 만들기는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조선 역사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며 근대라는 시간 속으로 야담을 소환하였다. 야담은 1920년대 후반 공연 형태로 시작하여 1930년대에는 잡지에 실리는 독물로 자리를 옮겨 간다. 문제는 1920년대 야담과 1930년대 야담에 대해 문단의 평가가 나뉘었다는 것인데, 1930년대 야담은 대중성이나 상업성 등의 측면을 지적받으며 저평가받았다. 야담이 당대 문단에서 가졌던 위치는 역사 소설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역사 소설이 문학사 속에 기입되는 과정에서 야담은 그에 미달하는 서사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Ⅲ장에서는 잡지 『월간야담』의 특성을 살피면서 근대 야담의 존립 조건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였다. 1930년대 야담에 내려졌던 단면적이고 비판적인 평가와 달리 『월간야담』은 잡지가 발간되는 시기 동안 계속해서 성격이 변모하였다. 계몽과 오락 두 기능 모두를 담당하려는 기획에서 출발했던 『월간야담』은 잡지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굴절을 겪는다. 이러한 변화를 『월간야담』에 참여한 필진 및 잡지에 실리는 광고, 사진, 코너 구성, 야담 내용의 변화 등과 함께 고려하여 『월간야담』의 잡지 시기를 총 3기로 구분하고 시기별 특성을 분석하였다. 근대 서사물로서 야담이 어떻게 존립하는지를 야담의 생산 방식, 구술성과 문자성, 근대 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살펴보기도 하였다. 근대 야담은 전 시기 야담을 그저 한글로 번역해서 내놓기만 한 게 아니라, 여러 야담 중에 근대 독자가 좋아할 만한 야담을 선택하고, 다양한 모티프들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으로 생산되었다. 그 과정에서 유사한 종류의 야담이 반복적으로 생산되기도 하고, 또 이전 시기와 상당히 다른 의미망을 가지며 변형된 야담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월터 옹이 제시한 구술성과 문자성을 통해서는 조선 시대 야담과 근대 야담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 모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 시대 야담이 필사 문화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면 근대 야담은 인쇄 문화와 연결되기 때문에 구술성의 영향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감지되었다. 한편 근대 야담은 공연장, 라디오,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와 결합하며 대중에게 확산되었는데, 이때 어떠한 미디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구술성의 특성 또한 다르게 발휘되었다.
『월간야담』은 대중 독물로서 출현·지속되었던 잡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Ⅳ장은 『월간야담』과 대중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독자 및 당대 대중문화를 경유하여 확인해 보았다. 우선 『월간야담』의 독자가 1930년대의 근대적 대중 독자와 어떤 면에서 닮았고 또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짚었다. 『월간야담』의 편집진과 당대 지식인들이 상상했던 야담 독자의 모습을 넘어선 실제 독자의 모습은 잡지 마지막에 실리는 편집 후기와 현상 공모 당선작을 통해서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대중문화와 관련해서는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을 휩쓸었던 ‘에로 그로 넌센스’가 근대 야담과 조우하며 발생하는 효과들을 ‘몽타주’와 ‘헤테로글로시아’ 등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잡지 지면 자체가 에로화 그로테스크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근대 이전 시기 조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국 문화는 열등의 표지와 연결되어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변형되기도 하였다. 기존 야담을 새롭게 다시 쓰는 과정(시간성) 혹은 야담이 잡지 속 다른 요소들과 맺는 관계(공간성) 속에서 발생하는 넌센스는 일제 말 다른 문학들에서 발견되기 어려운 요소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1934년과 1939년 사이에 『월간야담』에서 발견되는 변화를 파악한 후, 여기에 잠재된 의미를 ‘정치적 무의식’과 관련하여 분석하였다. 『월간야담』 수록 야담들의 시대적 배경을 분석했을 때 가장 많이 선택된 시대는 조선 시대이며, 그중에서도 반정과 관계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유독 많았다. 반정이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정치적 알레고리로 읽힐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알레고리가 현실의 사회적·문화적 불안을 상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서사들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방법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사 또한 잡지 3기에 이르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반정이 더 이상 이야기의 소재로 쓰일 수 없는 시대적 상황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역사와 허구적 이야기의 결합을 통해 서사적 긴장감을 만들어 내던 2기 야담들과 다르게 3기 야담들의 경우 허구적 내용이 극대화되거나 역사적 사실만이 강조되는 방식으로 두 요소 사이에 분리가 일어난다. 『월간야담』에서 선택과 배제의 문제는 중국 배경 야담과 일본 배경 야담의 불균형에서도 드러난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야담은 4호부터 거의 매 호 1편씩 실렸는데, 일본 관련 이야기가 실리는 것은 47호부터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추정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야담의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시대적 배경을 과거로 하는 이야기의 경우 중국과 관련된 내용을 문화적으로 더 친숙하게 느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식민지인의 입장에서 제국의 이야기를 잡지에 싣는 것은 거부감에 의한 것이든 검열에 의한 것이든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역사와 이야기의 결합인 야담 장르를 통해 계몽성과 오락성 모두를 겨냥하며 등장했던 『월간야담』은 1939년 폐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습으로 변모한다. 다양한 필자, 독자의 요구, 시대적 상황들과 길항하며 역사와 이야기의 결합 방식도 달라진다. 허구적인 이야기의 장편화와 역사적 사실의 단형화라는 극단적인 두 형태가 남은 1939년의 『월간야담』은, 잡지에서 그동안 시도하였던 이야기와 역사의 결합이 더 이상 불가능함을 보여 주며 일제 말 근대 야담이라는 장르가 도착한 종착지를 보여 준다. 『월간야담』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야담 잡지인 『야담』은 1945년까지 발행되는데, 이때 잡지에 실리는 야담들은 일제에 협력하는 성격이 짙어지며, 잡지에 글을 싣던 필자들은 지면 밖으로 불려 나와 일제의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근대 야담 자체의 생명력은 다했지만 이데올로기의 필요에 의해 장르가 계속해서 유지되었던 것이다. 역사성과 이야기성의 결합 속에서 여러 목소리의 가능성을 보여 주던 야담은 이제 이데올로기와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대중 동원의 장치가 되는데, 이는 『월간야담』 종간 이후 근대 야담이 다다른 또 다른 종착지의 한 모습이다.
The monthly magazine “Wolgan-Yadam” published from its inaugural issue in October 1934 to the November-December issue in 1939, totaling 56 editions, is the first Yadam magazine in Korea. The term “Yadam” refers to an unofficial historical storytale that has been handed down for a long time. Although “Wolgan-Yadam” was popular among the general public, intellectuals of the 1930s negatively evaluated this magazine, considering it incompatible with literary standards. This perception has persisted, leading to the marginalization of modern Yadam in Korean literary history. The positionality of “Wolgan-Yadam” situated on the outside or periphery of literary history, allows for a different perspective on the existing modern literary history. It reveals that the literary field, which may seem solid from one aspect, is constructed through exclusion and incorporation. Therefore, this study aims to understand various elements of 1930s culture that influenced the “Wolgan-Yadam” and draw its Cultural Topography, providing a more multifaceted view of the 1930s modern literary field.
In Chapter II, the positioning of modern Yadam in the context of 1930s history and literary discourse is examined. The intensified historical discourse by the empire after cultural domination in the 1920s stimulated interest in Korean history among colonial Koreans, summoning Yadam. Starting as a form of entertainment in the late 1920s, Yadam transformed into a magazine format in the 1930s. The evaluation of Yadam in the late 1920s and 1930s literary circles is contradictory, with the latter being criticized for its populism and commerciality. The role of Yadam in 1930s literature becomes evident through its relationship with historical novels, as Yadam assumes a narrative position inferior to historical novels in the process of being incorporated into literary history.
In Chapter III, the characteristics of the magazine “Wolgan-Yadam” are examined to explore the conditions for the existence of modern Yadam. “Wolgan-Yadam” which originally aimed to encompass both enlightenment and entertainment functions, underwent changes in its continuous publication. By considering the participation of writers, advertisements, photography, section composition, and changes in Yadam content, the magazine's publication period is divided into three phases, and each period's characteristics are analyzed. Additionally, the paper investigates how Yadam exists as a modern narrative, examining its production methods and the interplay between orality and literacy. Modern Yadam, being associated with print culture, exhibits a dominance of literacy, but its oral characteristics are also manifested depending on its combination with various media such as theaters, radio, and magazines.
Chapter IV explores the intersection of “Wolgan-Yadam” and populism through readers and popular culture in the 1930s. First, it delves into how the readers of “Wolgan-Yadam” in the 1930s resembled and differed from the modern popular readers. The actual profile of readers, rather than the imagined image of readers, can be inferred through the works selected for publication and editorial reviews featured in the magazine. In relation to popular culture, the effects arising from the encounter of modern Yadam with the “Erotic Grotesque Nonsense” that swept colonial Korea in the 1930s are explained using concepts such as montage and heteroglossia.
Finally, in Chapter V, the changes observed in “Wolgan-Yadam” between 1934 and 1939 are identified, and the latent meanings are analyzed in relation to political unconsciousness. When analyzing the temporal backgrounds of the stories included in “Wolgan-Yadam”, the era most frequently chosen is the Joseon Dynasty, with a notable concentration on works set against the backdrop of periods marked by uprisings. The theme of uprising itself holds potential as a political allegory, and considering allegory as a means to symbolically resolve societal and cultural anxieties, it is crucial to pay attention to the solutions proposed in these narratives. The text reveals that what can be shown is determined by ideology, and this is evident even in the imbalance between Yadam stories set in China and Japan within “Wolgan-Yadam”. The combination of history and storytelling in “Wolgan-Yadam” evolved through interactions with diverse authors, reader demands, and contemporary circumstances. The extreme dichotomy between the fictionalization of stories and the oversimplification of historical facts, evident in the remaining issues of the 1939 “Wolgan-Yadam”, illustrates the impossibility of continuing the fusion of storytelling and history attempted in the magazine thus far.
“Wolgan-Yadam” ended, but another magazine “Yadam” continues to be published until 1945. During this period, the stories featured in the magazine increasingly involve content that collaborates with the Japanese colonial rule, and the authors contributing to the magazine take on the role of promoting Japanese policies. While the vitality of modern Yadam itself may have faded, the genre continues to be sustained due to the necessity of ideology. Within the combination of historical and narrative elements, Yadam, which once showcased the potential for various voices, has now become a powerful tool for mass mobilization through its connection with the ideology of the late Japanese colonial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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