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목적으로서의 자율성과 공동체
본 논문은 오늘날 교육목적에 있어서 중심적인 관념 중의 하나인 자율성과 공동체에의 헌신에 관한 것이다. 자율성과 공동체에의 헌신이라는 두 가지 목적은 철학적인 배경에 따라서 양자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특히 자유주의적 관점과 공동체주의적 관점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들 두 입장을 살펴보고, 교육목적에 있어서 어떤 관점이 보다 타당한 입장인가를 검토하고, 여기에서 추출된 관점들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의 교육목적 즉, 제 5차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공식적 목적과 공식적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참교육 운동에서 제시된 목적을 논의하고 있다.
자유주의적 교육의 목적은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의 육성이다. 이러한 합리적 자율성은 칸트의 자율성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는데, 칸트에 있어서 자율성이란 이성에 의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인격적 특질이다. 이는 이성의 기준에 의해서 자신의 행위 원칙들을 스스로 선택하는 인간이다.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개인은 특정한 공동체 속에서 태어나고 그 속에서 자라지만, 공동체에의 헌신 여부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좌우되는 문제다. 즉, 공동체에의 헌신은 자유롭고 합리적인 주체의 가능한 선택의 대상이다. 이에 대해서 이성은 판단의 준거로서 불충분하며, 자유주의적 자율성은 결국 공동체를 파괴하게 될 것 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합리적 자율성에는 모종의 자아관이 상정되어 있다. 자유주의에 따르면 자아는 목적에 우선하여 존재한다. 자아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선택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아는 목적을 선택하며, 목적에 의해서 고정되지 않으며, 언제든지 그 목적들을 재평가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자아의 선택 능력은 불완전하다.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본 선택이란, 기껏해야, 환경에 의해서 주어진 목적들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면, 자유주의적 자율성의 개념은 철학적으로 의미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의미의 자율성은 교육목적으로서 적절한 개념이 될 수 없다.
공동체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자아는 목적에 우선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붙박혀 있고, 목적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자아는 목적을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인식하는 위치에 있다. 바꾸어 말하면 자아는 선택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인식의 주체로서 모종의 목적과 관련을 맺는다. 개인은 자아를 지각하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목적을 획득하게 된다. 개인의 목적은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고 인식되는 것이다. 공동체주의적 자율성은 자아의 목적을 인식(발견)하는 능력이다. 자율성은 선택의 문제에서 인식, 혹은 발견의 문제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공동체주의척 관점에서 본 자율성과 공동체의 관계는 자유주의적 관점과는 상이한 관계를 요청한다. 공동체에의 헌신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이미 나의 목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며, 자아는 성찰과 탐구를 통해서 그것을 나의 목적으로 인식하고, 추구한다.
따라서, 교육목적으로서 자율적인 인간을 육성한다는 것은 자아의 발견을 통해서 자신의 목적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하며, 그 목적에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인간을 육성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때 공동체에의 헌신은 나의 목적으로서 이미 주어진 것이요, 자율척인 인간이라면 당연히 그것을 자신의 목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학교교육 목적에서도 자율성과 공동체에의 헌신은 중요한 목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제 5차교육과정과 전교조의 참교육이념을 검토해 보면, 이들 두 입장은 자유주의적 관점을 택하고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자율성과 공동체에의 헌신이라는 목적을 병렬적인 가치로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자율성에 있어서의 공동체의 위치로 인하여, 이들 두 가지 목적이 병렬적으로 제시되는 데에는 문제가 따르므로,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주의적 관점에서 자율성의 의미를 재해석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This essay is a study on autonomy and community, as educational aims of nowadays . To deal with this question, this essay examines and compares two points of view, liberalism and communitarianism.
According to liberalism, a human being is by nature free and equal rational being. She is one who chooses autonomously her own principles of action. Consequently liberalism in education aims at rational autonomy i.e. bringing up people who are capable of choosing freely and rationally.
From the view of liberalism, the commitment to a community remains as a possible object of choice to a free and rational subject. whether a person chooses the commitment to the community or not depends on her own rational judgement. This liberalist view of autonomy and community is based on a view of the self. According to a liberalist view, the self exists prior to the ends which could be affirmed by it. It means that we can always step back from any particular project and question whether we want to continue pursuing it.
Communitarianism, however, says that the self is not prior to, but rather at least partly constituted by its ends. So the ends is not the object of choice but that of cognition.
On the communitarianist's view, autonomy means that the self does not choose its ends for itself but finds them and reconstitutes itself. Community is not the object of choice but that of cognition. When the self is going to decide its own ends, the community must be regarded as constitutive part of oneself.
From these two points of view, this study examines the ideas of autonomy and community which are pursued in the korean education of nowadays. In the educational aims of ‘The Fifth National Curriculum’ and the proposed educational policies of the ‘Teachers’ Union’ in Korea, autonomy and community are presented as concurrent aims of education, and here the meaning of autonomy is interpreted from the liberalist point of view. From the view of liberalism, however, the commitment of community remains as a possible object of choice to an autonomous subject. Therefore if autonomy and community are to be pursued simultaneously as aims of education, the concept of autonomy needs to be reconstructed from a commuitarianist's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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