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창의성과 개별성-관계성 및 심리·사회적 적응의 관계
본 연구는 일상적 창의성과 전문적 창의성에 대한 일반인의 암묵 이론적구조를 규명하고, 추출된 일상적 창의성 요인들과 기존의 명시적 이론을 토대로 일상적 창의성 척도를 개발하여 일상적 창의성과 개별성-관계성 및 심리·사회적 적응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창의성에 관한 피라미드 모형을 제안하였는데 밑면을 이루는 기본 3차원인 개인(Person), 맥락(context), 문화(Culture)의 상호작용과 탄력적인과정(Process) 차원을 거쳐 창의적 산출물(Product)을 내게 된다. 기본 3 차원들은 각각 1차 요소와 2차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인(Person) 차원의1차 요소는 각 개인의 유전과 경험, 과거사 등을 포함하며 2차 요소는 정의적 요소, 인지적 요소, 지식과 기능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맥락(Context)차원의 1차 요소는 특정 영역의 과제가 포함되며, 2차 요소는 사회적 지원 및 요구, 물리적인 측면이 포함된다. 문화(Culture) 차원의 1차 요소는 부모,친구, 교사 등의 역할 모델을 포함하여, 2차 요소는 전문가들의 집단과 그들의 학문체계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을 '개인이 특정 맥락을 포함한 문화적 배경 안에서 공인된 새롭고 유용한 산출물을 내는 사고와 활동'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의 유형을 전문적 창의성(Eminent Creativity)과 일상적 창의성(Everyday Creativity)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전문적 창의성은 개인의 능력, 인성과 문화, 맥락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사회 문화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새롭고 가치 있는 유용한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활동으로 정의한다. 일상적 창의성은 제반 사태나 문제를 새롭고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해가며 개인의 자아 실현과 적응 능력을 신장시켜 주는 것으로, 일상 생활에 유용하고 적절한 사적인 산출물을 내는 사고와 활동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개념 정립 후에 일반인들이 암묵적으로 일상적 창의성과 전문적 창의성의 구조를 다르게 인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개방형 설문지를 통해 질문을 하고 수집된 문항들을 요인 분석하여 각 요인을 추출하였다. 일상적 창의성 암묵 이론적 구조는 독창적 유연성, 모험적 자유 추구, 탈규범적 독립성, 관계적 개방성, 자기 주장성, 노력, 사려성, 표현적 교류, 실용성 추구 등 9개의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전문적 창의성 암묵 이론적 구조는 독창적 유연성, 개성적 신념, 사회적지지, 탐구적 관심, 자기 주장성, 결단력, 흥미다양, 변화대처, 성취욕, 공상 등 10개의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암묵 이론적 구조를 살펴볼 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창의성의 두유형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적-전문적 암묵 이론적 구조에서 독창적 유연성과 자기 주장성 2개 요인만이 공통적으로 추출되고 나머지 요인들은 모두 달랐다.
전문적 창의성의 경우 신념, 성취욕, 결단력 등 성공을 위한 정의적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또한 사회적 지지 요인이 추출되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사회적인 측면이 중요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에 비해 일상적 창의성은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와 교류, 타인을 배려하고 사려 깊게 생각하는 요소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적응적인 삶을 살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본 연구에서 제시한 창의성 피라미드 모형에 적용시켜 보면 일상적 창의성의 경우 문화 1차(관계적 개방성, 표현적 교류)에 해당되는 요인과 맥락 1차(실용성 추구)에 해당되는 되는 요인이 추출되었고 전문적 창의성은 맥락 2차(사회적 지지)요인이 추출되었다. 이는 일상적 창의성이 기본 3차원의 2차요소들이 약할 때 발현되고 전문적 창의성은 기본 3차원 중 2차 요소가 강할 때 발현된다는 모형의 가정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는 일상적 창의성이 역할 모델과 부모, 친구, 교사 등 타인과의 교류를 포함하는 문화적인 요소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일상적 창의성과 전문적 창의성 모두 개인의 성향, 능력뿐만 아니라 창의성 발현에 맥락, 문화의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암묵 이론적 구조에서 밝혀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암묵 이론적 구조는 다분히 한국적인 문화적 배경 안에서 추출된것이므로 이를 토대로 일상적 창의성 척도를 제작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추출된 요인들과 일상적 창의성 암묵 이론적 구조에서 추출된 요인들의 공통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독창적 유연성, 대안적 해결력, 모험적 자유추구, 이타적 자아확신, 관계적 개방성, 개성적 독립성, 탐구적 몰입 등 7개의 요인을 상정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7 요인 모형이 적절함을 밝혔고 적극적 타당화를 위해 TTCT, Gough 척도, GIFFI(Ⅱ)와의 상관을 보았다. TTCT와는 그다지 높은 상관을 보이지 않았으나 독창적 유연성, 문제 해결력 요인과는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여 일상적 창의성 척도가 창의성의 인지적인 측면과는 상관이 있음을 나타내 주었다. 그리고 Gough 척도의 창의성 요인, GIFFI(Ⅱ)와는 높은 상관을 보여 본 연구자가 제작한 일상적 창의성 척도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일상적 창의성과 개별성-관계성의 관계를 알아본 연구에서는 일상적 창의성 총점과 개별성과는.43, 관계성과는.55의 높은 상관을 보였다. 이는 일상적 창의성이 높은 사람이 개별성, 관계성도 높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로 중다 회귀 분석, 변량 분석을 통해 일상적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이 개별성, 관계성이 모두 높음을 밝혀내었다. 이는 그동안 창의적인 사람의 모순적인 인성 특성을 밝힌 많은 연구들(Tardif & Sternberg, 1988; Maslow, 1954; Csikszenmihalyi, 1996)을 다른 측면에서 정리해 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창의적인 사람들의 독립적, 혁신적이며 자기 주장적인 특성 즉 개별적인 성향과 협동적이고 타인을 배려하고 외향적인 특성 즉 관계적인 성향이 사실은 모순적인 특성이 아닌, 독립적으로 한 개인내에 존재 할 수 있는 개념들이며, 일상적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은 이 두가지 특성을 모두 높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별성-관계성이 높을 때 일상적 창의성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과 교육적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내집단 성원간의 대인관계에서 배타적인 우리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사회가 정보화시대로의 진입과 서구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개별 지향적인 성향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개별성-관계성이 상충되거나 상호 배타적으로 작용함 없이 능동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개인 내에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함을 시사한다.
일상적 창의성과 심리·사회적 적응의 관계를 알아 본 연구에서는 일상적 창의성 총점과 심리·사회적 적응 척도 모두와 유의미한 상관을 보였다. 특히 심리적 적응 척도 중에서 긍정적 지표인 자기 존중감과 생활 만족감에서는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부정적 지표인 대인불안과 고독감에서는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보여 일상적 창의성이 높은 사람이 심리적 적응도가 높음을 보여주었다. 또 중다회귀분석 결과에서도 일상적 창의성이 사회적 적응 및 심리적 적응 척도들을 유의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적 창의성이 타인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독창적인 능력을 나타내며 자기 신뢰, 확신, 개방적인 특성과 이타적이며 관계 지향적인 특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개인의 개성과 집단과의 조화 모두가 요구되는 한국 사회에서 적응적인 삶을 살 수 있으라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창의적인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적응적이라는 기존의 연구들(Cropley, 1990; Anthony, 1987; Krystal, 1988)과 일치된 결과로 본 연구에서 논의하고 있는 일상적 창의성은 특히 자아 실현적인 요소와 삶에 있어서 적응적인 측면을 포함하고 있으므로(Richards, 1999; Cropley, 1990) 특히 심리·사회적 적응과 높은 상관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적 창의성이 높은 사람이 심리·사회적으로 적응을 잘 한다는 결과는 향후 학교 교육에서 전문적이고 뛰어난 창의적인 인물 양성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일상적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제반 여건이나 환경을 마련해 주어 보다 적응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에 대한 진술을 통해 후속 연구를 위한 대안 혹은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일상적 창의성에 대한 일반인의 암묵 이론적 구조를 밝혀 보기 위한 연구에서 적절성 평가를 통해 많은 문항들이 제외되었다. 이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상적 창의성의 핵심적인 중심 내용을 추출하고 문항 수준에서의 타당성을 높이는 데는 기여하였으나, 적절성 평가 기준에 미달된 문항들이 다수 제외됨으로써 일상적 창의성의 주요 요소를 설명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항목들이 제외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일상적 창의성의 주요 요인에 대한 추가 작업을 고려해 봄으로써 보다 타당성 있는 암묵 이론적 구조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둘째, 본 연구에서 일상적 창의성 척도 구성 시 개인 차원에서 인지적 측면과 인성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였으나 최근의 다차원적 접근에 비추어 볼 때 환경이나 산출물을 평가하는 측면이 빠져 있다. 앞으로 좀 더 보완된 척도 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일상적 창의성 외에 창의성 유형으로 상정한 전문적 창의성에 대한 영역 특수적인 차원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리라 본다. 전문적 창의성은 기존의 연구에서 논의된 예술적 창의성, 과학적 창의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각 하위 창의성 별로 각기 다른 요인과 구조가 존재하리라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일상적 창의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개괄적인 암묵 이론적 구조만을 파악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넷째, 일상적 창의성 척도 제작과 하위 변인과의 관계 연구시 대학생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기 때문에 표집 대상의 제한성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지역 및 인구 비례를 고려한 다양한 표집을 통하여 본 측정 도구를 표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일상적 창의성 척도가 일반인들에게 적합한 도구로 개발되었으나, 앞으로 중고생, 아동용 척도로 개발하여 학교 적응과 관련된 시사점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한국 상황에서 개별성-관계성 구조와 일상적 창의성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집단주의 의식과 개인주의적 성향이 혼재된 한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이다. 이와는 다른 문화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지 비교 문화적인 연구를 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을 것이다.
여섯째, 본 연구에서는 일상적 창의성과 개별성-관계성 구조와의 관계만을 살펴보았는데 전문적 창의성과 개별성-관계성 구조와는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추후 연구되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전문적 창의성은 하위 여러 창의성 유형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그 각각의 독특한 영역별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곱째, 본 연구에서 일상적 창의성과 심리·사회적 적응의 상관을 보는데 사용한 척도들 외에 다른 기준을 사용한 보다 적절한 다양한 척도들과의 상관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심리 사회적 적응을 재는 일반적인 기준이 존재한다기보다는 연구자에 따라 적합한 척도를 구성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일상적 창의성과 적응의 관계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보다 타당한 다른 척도들과의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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