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문의 전문화 : 한국 저널리즘의 근대성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이 연구는 한국 신문의 전문화를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 비판의 핵심은 한국 신문의 전문화가 효율성 증대의, 도구적이고 기능적인 전문화라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 신문의 전문화가 기자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전문화의 본질적 측면에서 접근되지 않고, 특화된 한 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내는 대단히 좁은 의미의 전문화를 실천하고 논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자율화와 효율화의 문제는 근대적 주체의 주체화와 예속화라는 이중적 성격과 그 맥락을 함께 하는 근대성 그 자체의 성격이다. 한국 신문의 효율적 전문화는 이러한 근대성이 한국 사회에 수용되는 과정에서의 특수성을 포괄하고 있다.
한국 신문에서 전문화, 전문직화의 노력은 미국이나 영국에서처럼 기업화와 상업화에 의한 전략적 산물만은 아니었다. 그 차이는 한국 신문의 기업화 과정이 국가권력이나 정부정책의 강력한 규정력 아래에서 이루어졌고, 한국 신문의 상업화 전략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전개된 것이 아니라 신문에 대한 국가권력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한 생존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신문에서 전문화가 이루어지는 논리는 경제의 논리나 시장의 논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신문의 선진화를 요구하는 개혁의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근대화가 한국 사회 전체의 근대적인 발전을 위한 개혁이었고 경제개발이라는 효율성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적 원리들이 합리화되는 도구적인 합리성을 기반으로 했듯이, 한국 신문 전문화는 그러한 서구적인 선진화를 위한 한국 신문의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인 전통적 관행들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이고, 그러한 전문화를 이루기 위해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합리화하는 원리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신문 기자의 근대적인 변화는 기자의 지식인의 역할에서 직업언론인으로, 신문 제작인에서 신문산업의 노동자로, 정치적 공론영역에의 관여자에서 관찰자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자의 전문성은 신문이라는 상품을 위해 공급되는 전문가의 특화된 지식으로 대체되었고, 전문화는 공동체에 대한 봉사와 윤리를 갖추지 못한 채, 삶과 유리된 탈정치적 저널리즘으로 구조화하고 있다.
결국 신문의 전문화가 오히려 저널리즘을 주체적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 못했고, 저널리즘을 세속화된 영역속에 편입시켜버렸다. 요컨대, 또 하나의 전문섹션을 만들고 더 세밀한 분석과 정보를 쏟아낼 수 있는 전문가를 배치하는 전문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합의해야 할 다양한 가치의 문제들을 이끌어내서 토론하게 하는, 그런 전문성, 전문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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