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詩를 텍스트로 한 詩舞踊 硏究 = (An)inquiry into the creation of poetic dance with modern poetry as a text
저자
발행사항
서울: 中央大學校, 200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중앙대학교 대학원 , 문예창작학과 문학창작전공 , 2003
발행연도
200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KDC
811.6 판사항(4)
DDC
895.715 판사항(21)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iii, 99p.: 삽도; 26cm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이 연구는 `시무용`(poeticdance)의 가능성과 방법을 고찰하기 위한 것이다. `시무용`은 현대시의 시정신과 방법이 신체언어로 창작되어 무대 위에서 공연되는 무용을 지시하는 시적 예술양식을 지시하는 뜻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가능성의 무용 양식으로 창작을 시도하는 `시무용`은 시정신과 표현기법을 포괄하는 언어구조로서의 현대시를 신체언어로 무대화한 예술형식을 말한다.
연구자는 현대시가 `시무용`으로 창작될 경우를 상정하고, 그 구체적 방법을 탐구해볼 것이다. 특히, 현대시의 시정신과 은유나 상징, 알레고리와 같은 표현장치들을 무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려 한다. 무용은 무대장치. 미술. 음악. 조명. 의상 등의 연출 효과를 종합해서 예술 미학을 추구하는 공연예술이다. 그러므로, 원텍스트로서의 현대시가 지니는 은유나 상징과 같은 표현 장치와 시정신이 어떻게 무대 위에서 해석되고 형상화되어 `시무용`이 될 수 있는가를 밝혀보려는 것이 이 연구의 초점이다.
연구는 다음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1. 원텍스트 분석. 2. 안무 의도. 3. 무용대본 작성. 4. 안무 및 공연 상황. 5. 시무용 창작.
연구자가 텍스트로 선정한 현대시는 1. 윤동주의 「또 다른 고향」. 2. 이건청의 「인텔리겐치아」. 3. 감태준의 「흔들릴 때마다 한 잔」. 4. 김용범의 「S. 베게트의 겨울 나무 셋」등 4편의 작품이다. 이들 4편의 텍스트 시는 모두 현실 사회에서 현대인의 삶과 운명의 문제를 깊이 있게 통찰하고자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현대시의 시정신과 방법이 무용언어로 창작되어 무대 위에서 공연되는 예술 양식으로서의 `시무용`의 가능성을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무용의 신체 언어는 무대장치. 음악. 미술. 조명. 대사 삽입 등의 방법을 통해 시정신을 구조화할 수 있으며, `시무용`은 새로운 가능성의 예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시무용은 무용수들의 연기, 연출 효과 등이 순간적으로 이뤄내는 인지효과를 창조해낼 수 있다. 안무 제작자는 이런 인지효과를 표현의도와 결합시킬 수 있는 다각적 능력을 지녀야 한다.
윤동주의 시 「또 다른 고향」에서의 분열된 시적 자아를 `백골`과 `눈물짖는 나`, `아름다운 혼`, `지조높은 개` 등으로 분리하여, 제각기 다른 무용수로 제시함으로써 텍스트 시의 내포를 선명하게 구체화할 수 있었다. 무용수들로 하여금 꺾임과 응축, 회복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내적 갈등을 구체화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동작을 각 장의 의도된 장치구조에 의해 반복, 제시하게 함으로써 상징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
또한, 밝음과 어둠, 단독 조명 효과 등을 통해 `어두운 방`과 `우주 공간`을 대립과 상호 조응의 공간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할 수 있었다.
현실과 타협하려 하고, 유혹에도 휘둘리기 쉬운 시적 자아를 지키고 견제하는 정신적 규범을 나타내는 `지조 높은 개`는 검은 정장을 입고 세퍼트 줄을 잡은 무용수로 구체화함으로써 전달성을 강화하였다.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은 단절과 고독의 근원에서 시적 화자가 꿈꾸는 이상의 공간이다. 이 이상의 공간을 형상화하기 위해 계단형 구조물 앞의 호리전트(Horizont)와 검정색 투명막을 설치하고, 막의 하강을 통해 단절과 고립의 공간과 이상적 공간을 분리 제시하였다. 검정색 투명막의 꼬마 전구 2000개에 불이 들어오면서 은하수의 느낌을 구체화하였고, 밝고 경쾌한 무용을 통해 시적 화자가 이상 공간에 이르렀음을 암시하였다.
이건청의 시「인텔리겐치아」에서 무대 후면과 좌우 3면 모두를 분리된 공간을 상징하는 박스형 앵글로 채우고, 전면 박스형 앵글 속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젼 모니터 20개가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 효과를 통해 시적 화자가 느끼는 소외를 은유화하고 상징화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분리된 박스형 공간은 존재적 자아가 연기 공간인 무대로부터 떠나 자기를 성찰하는 격리된 공간이 되었다.
무대 전면에 설치된 채 한 번도 사용되지 않는 마이크는 말을 상실한 단독자의 단절을 구체화하기 위한 소품으로 설치되었다. 이 마이크는 말을 할 수 없는 인텔리겐치아의 좌절을 구체화해주는 상징이다.
`남자 무용수가 신발을 벗는 것`, `벗어놓은 신발을 무대 밖으로 쓸어버리는 것`, `최초등장의 여자 무용수와 남자 무용수가 손짓과 섬세한 움직임을 통해 답답함과 지루함, 그리고 기다림을 나타내는 것`은 현실상황 속의 공포이며 소통 부재의 상황을 나타내 보여주는 방식일 수 있다. 소통 부재와 공포의 현실과 상호 배반하는 무용수들의 동작, 타악 음악, 텔레비젼 모니터의 철길 이미지, 무대 위에 배치된 선인장, `신발`, `빗자루`등은 시적 은유의 형상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감태준의 「흔들릴 때마다 한 잔」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의 삶과 좌절은 `흔들림`의 주점인 `포장 술집`으로 은유화시켰다. 이 무대 위의 포장마차에서 실제로 술안주를 굽고 몇 사람이 앉아 소주를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객석까지를 포장마차의 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포장 술집`을 현대 도시의 문제점이 토로되고 검증되는 리얼한 상징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다. 대중가수 최희준의 가요 `하숙생`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뿌리 없이 떠도는 뜨내기 도시 빈민의 삶을 은유화한다.
강한 빛의 잔상 속, 무대 중앙에는 남자 무용수가 떨어질 듯, 떨어질 듯 매달리기를 하는 춤동작, 혹은, 무너져 내리는 반복 동작, 켜지지 않는 성냥 등이 고난의 삶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반쯤 죽은 주모`와 `참새` 역의 여성 무용수는 서로를 들어올리고 혹은 두 명씩 짝이 되어 서로를 밟기도 하고 내던지기도 함으로써 고난의 정도를 심화할 수 있었다.
조명에 의해 무대에 그려진 뒷산은 도시 빈민들의 비애의 삶에 배경을 마련해주면서 이들의 삶을 전경화시킨다. 두 손을 치켜들고 항복의 모습으로 객석을 응시하던 최초등장 남자 무용수가 객석을 향해 이야기를 하게 함으로써 텍스트 시가 제시하는 도시 빈민의 고뇌를 일반화된 관심으로 확산시킨다.
김용범의 시 「S. 베게트의 겨울나무 셋」에서 불가해한 운명의 제시물로서의 빈 항아리 세 개와 빈 항아리에 담긴 사람은, 가지가 끊어진 세 그루의 나무에로 의미가 전이되고, 다시 항아리에 갇혀 목만 나온 세 사람을 통해 좌절의 깊이가 심화되게 되어 있다. 항아리에 갇혀 목만 나온 사람의 부조리한 운명은 천정에서 아주 조금씩 지속해서 쏟아져 내리는 모래, 어둠 속에서의 남자 무용수의 산소 용접, 이따금 들리는 단속적인 비명 등에 의해 지루하게 제시된다.
사무엘 베게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대사 "아무 일도 없는 하루다. 아, 지겹다."를 통해 운명의 불가해성과 이유도 모른 채 위압적 현실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현실의 예측 불가성이 구체화될 수 있었다. 무용수들의 부조화적인 춤동작, 한 번도 마주치지 않는 시선등을 통해 인간의 타자성이 은유화되게 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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