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연주의와 주체의 계보-21세기 문화 이해를 위한 사고모형 연구
이 연구는 서양 근대 이후 주체의 계보를 기연주의의 관점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인과적 사유 주체와 이에 대한 해체론적 비판을 고려하는 가운데 새로운 주체의 정립하고자 할 것이다. 우리의 논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근대초기의 기연주의에서 낭만주의에 이르는 일련의 사유에 내재한 기연적 사유와 주체의 기본 성격을 추적하는 작업이다. 둘째는 탈근대의 공간을 제공한 니체에서 라캉에 이르는 사유 문맥에서 기연주의적 발상을 추적하고 이로부터 탈근대의 문화영역에서 적실성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주체 개념을 정립하는 일이다. 그리고 셋째는 이렇게 정립된 기연적 사유와 기연적 주체 개념이 현대의 문화시장이 지배하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설득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이 연구는 우선 근대초기 철학사를 부분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기연주의의 원형을 놓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추적하면서 시작한다. 근대초기의 기연주의는 자연사물 간의 자연적 인과관계를 신과 세계의 관계로 치환하였다. 흄은 신과 세계와의 인과적 관계를 해체함으로써 모든 자연사건 간의 관계를 우연성으로 돌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그래서 지각에 주어지는 임의의 사물(인상)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하여금 다른 사물을 불러일으키는 계기, 곧 기연적 원인(occasional cause)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흄은 인간의 자연적 성향이라는 기제를 동원하여 인과관계의 필연성을 회복하려 하는 가운데 기연적 사유의 잠재적 역량을 억압하고 말았다. 이후 한 동안의 잠복기를 거친 후 기연적 사유는 낭만주의에서 변형되어 복원된다. 낭만주의자인 프리드리히 슐레겔과 노발리스의 경우 사물에 내재하는 인과법칙이나 주체와 사물 간의 인과적 결합의 필연성은 해체되고 세계나 사물로서 대상과의 관계는 철저하게 우연의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런 문맥 속에서 칼 슈미트는 기연주의를 신적 전능함이 아니라 낭만주의가 말하는 자아의 전능함과 연관시켜 해석한다. 우리는 이 일련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점검할 것이다.
나아가 이 연구는 니체와 루만의 사상은 기연주의의 또 다른 변용으로 분석할 것이다. 적어도 낭만주의적 주체가 기연적 주체로 이해될 수 있는 한, 니체와 루만의 주체 개념 또한 기연적 사유주체로 치환 분석될 수 있다. 니체와 루만의 주체 개념은 자기동일적 주체/객체 패러다임을 벗어난다. 특히 이들에게서 주체는 세계나 대상을 고정된 형식으로 ‘인식하는 주체’라기보다는 어떤 우연이나 계기를 통해 주체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자신의 세계를 변화시키고 새로이 형성해나가는 ‘창조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기연적 주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이 연구는 라캉과 푸코에서 그려진 주체의 새로운 의미와의 관련 속에서 기연적 사고의 의미와 성격을 해명함으로써 21세기 문화적 주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대사회는 실재의 재현과 결별한 기호의 생산과 소비가 중심이 된 사회이다. 그래서 문화적 삶의 주체는 더 이상 사물의 내재적 특성이나 사물들 간의 그 질서를 파악하거나 재현하는 것은 관심사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탈근대의 동일적 주체의 해체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문화의 주체는 동일률과 인과적 모델을 근간으로 하는 사유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이 연구는 새로운 주체와 사유의 대안이 기연적 주체, 기연적 사유임을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기연적 주체는 실재의 인과적 재현과 질서의 발견을 뛰어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현대문화의 영역에서 각종 매체가 전파하는 이미지나 기호는 단순히 동일적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의 정신적 활동의 계기이거나 기회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이런 정신활동의 궁극 목적은 다른 이해, 창조적 사유로 나아가는 동기로서 작용한다는 점, 따라서 이때의 사유 주체는 사물과 일직선적 인과적으로 얽매일 수 없는 주체이어야 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연적 주체 개념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춘 개념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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