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韓國痛史』의 간행·보급 과정과 식민주의 역사학의 대응에 관한 재검토 = A Re-examination of the Publication and Dissemination Process of Hanguk Tongsa and the Response of Colonial Historiography
저자
조범성 (동국대학교 역사교과서연구소)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6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74-107(34쪽)
제공처
본 연구는 1915년 상하이 대동편역국에서 간행된 백암 박은식의 『한국통사(韓國痛史)』의 출간 배경과 국내외 보급 과정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조선총독부와 식민주의 역사학의 대응 양상을 재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통사』는 일제의 침략상을 폭로하고 민족 주체의 각성을 촉구한 근대적 역사서로서 국내외 한인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조선총독부는 발매 반포금지 및 언론 검열 등 강경한 탄압책을 실시하는 한편, 중추원과 이왕직을 통해 항일 서술을 왜곡한 필사본(『각국근사』, 『약기편람』)을 제작하여 정책 수립과 역사 편찬에 참고하였다. 이 과정에서 본고는 기존 연구에서 『한국통사』의 필사본으로 오인되었던 숭실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각국근사(各國近事)』가 실제로는 청말 『중서문견록』의 내용을 필사한 별개의 자료임을 고증하여 기존 연구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였다.
나아가 『한국통사』의 파급력은 조선총독부의 『조선반도사』 편찬사업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었다. 총독부는 『한국통사』를 ‘인심을 현혹시키는 해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해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통사 편찬을 서둘렀으나, 집필자의 사망 등으로 좌절되었다. 이 원고는 최종적으로 관변학회인 조선사학회의 『조선사대계』 「최근세사」(1927)로 수정·보완되어 발간되었다. 『조선사대계』 「최근세사」는 시기적 상한 설정이나 주요 사건 중심의 구성 면에서 『한국통사』의 체재를 일정 부분 의식하고 참고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목차와 서언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통사』가 민족의 자주독립 의식을 고취하는 저항적 서술인 반면, 『조선사대계』는 명성황후와 의병 투쟁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중국 복속-독립-보호시대로 이어지는 타율적 서술 구조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배와 병합을 합리화하는 전형적인 식민주의 사학의 구조를 취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한국통사』는 민족주의 역사학의 출발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식민 당국으로 하여금 역사 편찬의 방침을 바꾸고 식민주의 역사학의 기반을 확대 개편하게 만들 만큼 식민 권력에 강렬한 충격을 가했던 핵심 텍스트였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This study aims to re-examine the publication background and domestic /international dissemination of Bak Eun-sik’s Hanguk Tongsa(1915), published by the Daedong Compilation and Translation Bureau in Shanghai, and to analyze the countermeasures taken by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and colonial historiography.
As a modern historical text exposing the brutality of Japanese imperialism and urging national self-awakening, Hanguk Tongsa spread rapidly and generated significant resonance across Korean communities worldwide. Sensing a profound crisis, the Government-General enforced aggressive suppression, including bans on sales and distribution and media censorship. Simultaneously, Jungchuwon and the Office of Iwangjik produced distorted manuscript editions(Gakguk Geunsa, Yakgi Pyeonram) that expunged anti-Japanese narratives to utilize them for colonial policy and historical compilation. In reviewing this process, this paper corrects previous scholarship by demonstrating that the copy of Gakguk Geunsa held by Soongsil University is completely unrelated to Hanguk Tongsa, but is instead a separate excerpt from the late Qing periodical Zhongxi Wenjianlu.
Furthermore, the widespread impact of Hanguk Tongsa directly compelled the Government-General to accelerate its own historical project, the compilation of Chosun Bandosa. Labeling Hanguk Tongsa as a “harmful fabrication bewildering the public mind,” the colonial authorities attempted to construct a general history to justify their rule, though the project stalled due to the death and transfer of compilers. These drafts were eventually revised and completed as the “Recent Modern History” volume of Chosunsa Daegye(1927) by the Chosun History Society, a government-affiliated organization.
A comparative analysis of the table of contents and prefaces reveals that while Chosunsa Daegye mirrors Hanguk Tongsa in its chronological boundaries and event-centered structure, its ideological orientation is diametrically opposed. While Hanguk Tongsa fosters national resistance and independence, Chosunsa Daegye denigrates Empress Myeongseong and the Righteous Army movement as “mobs and assassins”. It employs a heteronomous historical structure divided into periods of “subservience to Qing,” “independence,” and “protection,” thereby rationalizing the Japanese annexation as an inevitable modernization process.
In conclusion, Hanguk Tongsa was not merely the starting point of modern nationalist historiography, but a powerful text that delivered a critical shock to the colonial regime, forcing it to restructure its institutional infrastructure and alter the trajectory of its colonial historical compilation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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