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鄒加에 대하여

국문 초록 (Abstract)

그러면 이상의 결과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겠다. 계루부가 왕족이 된 후 그들은 왜 타2부족에게 「고추가」의 칭호를 부여해야만 했을까. 타2부족, 즉 연여부와 계루부는 각각 고구려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큰 부족이었다. 연노부는 계루부 이전의 왕족이라는 점에서, 절대여부는 흡사 신라의 박씨족과도 같은 왕비족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계루부가 왕족이 된 초기에 그들은 물론 독자적인 세력권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연노부·절노부와 정립했을 가능성이 크다.
계루부는 이들에게 어떠한 대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점에 입각해서 계루부는 연노부와 절노부에 대우책으로서 자신의 부족에서 왕자가 가질 수 있는 (차기의 왕이 아닌) 고추가란 칭호를 연노부와 절노부 최고 책임자의 子에게도 동등한 칭호를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우가 영속적일 수는 없다. 계루부는 점차 왕족으로서 자기세력권을 형성하였고 이에 반비례하여 타2부족은 점차 쇠퇴해 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6세기에 가지 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고추가가 그때 까지는 어떠한 임무를 띤 것이 아니라 명예적이었기에 가능 하였다고 생각한다.
7세기에 이르러 고추가는 자격·임무 양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이대가 되면 고대국가의 족적인 면은 이미 사라지고 중국의 영향도 받았을 것이다. 또한 당시는 고구려의 말기로서 무엇보다도 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가졌을 것이라는 가정하게 고추가의 변화는 다분히 정치적인 점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