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의 대표인물, 서희 연구를 위한 추진과제

국문 초록 (Abstract)

지역학은 지역민의 관점에서 지역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지역민이 주체적으로 지역의 발전과 지역의 삶을 창의적으로 도모해가는 미래학이자 실천학으로, 실용적인 분야로 정립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역을 주변화시켜왔던 서구적 근대주의와 자본적 관점을 벗어나, 스스로를 공동체적 주체로서 인식하고 지역민 자신의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보고 지역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학은 우리가 새로운 성찰과 탐구를 통해 지역을 새로운 삶의 가치와 인간다움을 실현해 가는 장소로 상상할 수 있도록 추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물학은 특정 인물에 관한 총체적인 연구를 말한다. 서희를 이천을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는데 이견은 없으나 현재 서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콘텐츠 축적 등의 작업은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서희를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지역의 정신을 표상하는 문화적 콘텐츠로 형성해가기 위해서는 서희에 대한 통합적 연구와 아카이브를 축적해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희는 1030년전 거란제국이 수십만의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했을 때 이를 물리친 이천의 인물이다. 21세기에도 지구는 여전히 전쟁에 휩싸여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우리는 이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어느 쪽이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쟁의 포화 속에,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에 언제나 고통을 겪는 것은 힘없는 서민이라는 사실이다.
전쟁을 주도하는 것은 권력자들이지만 서민들은 그 전쟁에 군사로 징집되거나 경보 사이렌에 숨을 곳을 찾아야 하는 고통의 당사자인 셈이다. 그런 서민의 입장에서 서희는 과연 평화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오직 이기는 것만이 목표인 전쟁에서, 다른 사람을 돌볼 여유가 없는 위기를 만나서 서희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민중사이에 오랫동안 전승되어온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가 보여준 평화의 길을 더듬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