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의 피난과 현대화 기록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를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의 한국전쟁 피난과 현대화 과정에 대한 기록을 공유하고, 접경지역 마을 기록의 한계를 논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존 DMZ와 민통선 관련 연구에서는 한국전쟁, 군사와 안보, 경제와 관광, DMZ 평화와 통일 정책, 생태, 환경과 관련된 주제에 대한 거시적 접근이 주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 글에서는 DMZ 접경지역민의 구술기록을 중심으로 성동리 주민이 겪은 전쟁과 피난, 현대화 과정을 미시적으로 추적한다. 성동리 주민의 기억에 남은 피난과 현대화 과정은 ‘접경지역’으로서 성동리가 지니는 정체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 피난을 나가지 않거나, 피난을 가도 바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던 탄현면에서 성동리는 한 개 마을을 제외한 마을 주민 전체가 저진개로 피난을 나가서, 일정 기간 피난민촌을 형성하였다. 이후에는 통일정책의 일환으로 자유로와 통일동산이 조성되면서, 급속도로 상업화 시설이 들어서는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 이에 한국전쟁 시기성동리 마을 주민의 피난과 현대화 과정을 정리한 구술 기록은 접경지역 마을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의미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자는 구술생애사, 인터뷰, 문헌자료 등을 바탕으로 접경지역마을 기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어려움을 마주했다. 예컨대 연구참여자가 이념과 관련된 사안과 사건에 대해 인터뷰를 기피한다는 점과 사라져가는 일상 속 생활문화와 민속문화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내비친다는 점, 다양한 주체가 파편적으로 진행해온 연구와 조사에 연구참여자의 피로가 누적되었다는 점, 접경지역 관련 자료와 연구에 대한 통합 아카이브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 등이다.
이 글의 2절에서는 성동리 주민이 경험한 한국전쟁 당시의 피난 기억과 이후에 겪은 현대화 과정을 다루고, 3절에서는 연구자가 접경지역 마을 기록을 수행하며 체감한 마을 기록의 어려움과 한계를 다룬다. 연구자는 이 글이 경기 지역을 포함한 접경지역 마을 조사와 기록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