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서의 서사 연구 -퍼스(Peirce) 기호학적 접근-
저자
발행기관
발행연도
2009년
작성언어
Korean
자료형태
한국연구재단(NRF)
디지털 시대의 주체와 객체, 감성과 이성, 몰입과 분리, 무매체와 다매체 등의 대조적이고 대립적인 두 요소의 공존의 현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이론은 퍼스의 기호 이론이다. 퍼스의 사고체계는 항상 두 개의 독립적 개체를 상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키워드인 융합의 의미를 퍼스 기호학은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는 퍼스 기호이론을 토대로 서사가 상징적 중재 기능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는 것을 보인다. 본 연구를 위해 적용되는 모델은 활동 기호학(activity semiotics)이다. 이 모델은 두 가지 특성을 전제로 한다. 첫째, 세 종류의 기호는 독립적인 재현 체계로서 작동한다. 둘째, 삼차성인 상징체계는 지표체계를 통해 구현되고 동시에 지표체계는 도상체계를 포함하는 관계로서 세 가지 형태의 기호체계는 상호 독립적인 연동관계에 있다.
이러한 점은 기호학 구조의 정적인 측면에서 기호적 주체의 활동으로 기술되는 역동적인 기호 모델로서 설명된다. 다른 말로 하면 기호의 형식과 내용이 공존하는 상호 독립적 체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은 디지털 문화의 다양한 성격을 다층적 측면에서 읽어내고 설명하는 데 유리한 입장을 취한다. 더 나아가 컴퓨터를 매개로 한 사용자들의 다중 정체성이라는 주체의 문제를 해석활동을 통해 심도 있게 고찰 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활동 기호학은 퍼스가 말하는 진정한 상징으로서 삼차성을 토대로 구성된다. 이 모델의 특징은 바로 ‘상징적 중재’와 ‘대화적 상호작용’이라는 기능에 있다. ‘상징적 중재’의 의미는 상이한 두 요소의 관계가 상징 기호 속에 재현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하면 상징은 둘의 관계가 환원되지 않는 상태로 재현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징적 중재와 대화적 상호작용은 기호의 역동적인 면을 드러내는 중요한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화적 상호작용은 기호적 주체의 해석활동과 연관하여 갈등을 대화의 상징적 기호 형식을 통해 조절하고 해석하는 실질적인 면을 함축하고 있다.
위의 방법론을 적용하여 다음의 네 부분의 연구가 수행될 것이다. 첫째, 커뮤니케이션과 수사학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존재론적 개념, 서사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기능, 그리고 퍼스의 보편 수사학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서사 미디어의 메시지의 형식에 관한 연구가 수행될 것이다.
두 번째, 퍼스의 기호학을 토대로 한 서사형식의 대한 연구로 서사의 세 영역에 대한 통합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서사의 세 영역이란 언어학, 또는 기호학의 세 영역과 대응된다. 즉 서사의 도상성은 의미론의 분야에 해당하고, 서사의 지표성은 통사론의 영역이며, 마지막으로 서사의 상징성은 화용론으로 간주된다. 세 부분이 어떻게 통합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기 위하여 퍼스 기호학의 기호 문법, 비판적 논리, 보편 수사학의 세 부분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퍼스의 기호 개념을 토대로 한 서사 텍스트를 ‘대화적’ 상호작용을 통해 수용하는 주체의 해석활동이 연구내용의 초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의 개념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본고는 심리학자인 비고츠키의 인지적 활동으로서의 대화의 개념, 문예 비평가인 바흐친의 예술적 사유 형식으로서의 대화의 개념, 기호학자인 로트만의 사회, 문화적 틀에서의 대화적 개념 등을 퍼스의 기호학을 통해 수렴한다.
네 번째 단계는 서사적 자아에 관한 연구다. 즉 서사적 문맥 속에 놓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연구다. 본 연구는 기술문화와 대항하거나 매몰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자율적 능력,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간의 찬양받을 능력을 믿으며 이성적인 논리, 도덕으로 다양성을 포용하며 공동체적인 발전을 위한 변형을 거듭하는 사회적 인간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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