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hominoids)과 긴꼬리원숭이류(cercopithecoids) 등뼈에서의 형태적 통합성 비교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형질(trait)들의 진화 과정은 형태적 통합성(morphological integration)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형질 A와 B에 유의미한 통합성이 있을 때 선택압이 형질 A에 작용하더라도 형질B에서 진화적 부산물(by-product)과 같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형태적 통합성의 강도(magnitudes)가 약하면 형질들의 진화적 유연성(evolutionary flexibility)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현생 유인원이 긴꼬리원숭이류보다 머리뼈, 사지뼈, 골반뼈 등에서 더 약한 형태적 통합성을 보인다고 보고되어 왔다. 이 연구에서는 등뼈(vertebrae)에서도 유인원이 긴꼬리원숭이류보다 더 약한 형태적 통합성을 보이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에 이용된 연구자료는 Cercopithecus ascanius/mitis 30개체, Chlorocebus aethiops/pygerythrus 32개체, Macaca fascicularis 39개체, Hylobates lar 45개체, Pan troglodytes 31개체, 그리고 Homo sapiens 86개체이다. 유인원과 긴꼬리원숭이류는 허리등뼈(lumbar vertebrae)의 개수가 다르므로 전체 등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C1, C2, C3, C5, C7, T1, T4, T7, T10, T12/13, L1, 중간 위치의 허리등뼈, 그리고 마지막 위치의 허리등뼈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등뼈들의 형태적 특성은 3D 스캔 자료에서 계측점 간 거리(interlandmark distance, 이하 ID)를 모두 계산하여 파악하였다. 형태적 통합성의 강도는 Integration coefficient of variation (ICV)로 계산하였다. ICV는 고유값(eigenvalue)의 분산을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써 ICV가 높을수록 형태적 통합성이 더 강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형질의 개수가 많을수록 고유값의 최소값이 더 작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고유값의 분산과 ICV의 값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형질의 개수가 ICV값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각 등뼈에서 10개의 ID를 무작위로 1000번 추출하여 1000개의 10×10 공분산행렬을 만들었다. 만들어진 1000개의 공분산행렬에서 1000개의 ICV 값들을 구하고 ICV 분포를 생성하였다.
연구 결과를 보면 유인원이 긴꼬리원숭이류보다 대체로 더 낮은 평균ICV를 보였다. 따라서 유인원 등뼈에서의 형태적 통합성이 긴꼬리원숭이류보다 더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와 기존 연구들의 결과는 유인원 뼈 형태에 존재하는 높은 진화적 유연성이 중신세(Miocene)에 유인원에서 나타난 다양한 몸통 형태 및 보행 방식의 진화와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호미닌(hominin)에서 나타난 직립이족보행과 관련한 등뼈 형태의 진화가 유인원 조상에 이미 존재했던 높은 진화적 유연성에 기반할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