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18세기 文人의 관계망 재편과 미적 주체성 구현 양상 -서직수의 ‘獨樂’과 성대중의 ‘知音’을 중심으로- = The Reorganization of Relationship Networks and the Realization of Aesthetic Subjectivity in 18th-Century Literati -Focusing on Seo Jik-su’s ‘Solitary Enjoyment (Dokrak)’ and Seong Dae-jung’s ‘Zhīyīn (Jieum)’-
저자
김광섭 (고려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5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93-217(25쪽)
제공처
이 연구는 18세기 조선의 급변하는 사회 변동 속에서 명문가 출신의 徐直修와 서얼 출신의 成大中이 기존의 관계망을 재편하고 미적 주체성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당시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과 신분 질서의 동요는 사대부 사회를 지탱하던 유교적 관계론과 윤리적 자아관에 위기를 초래했다. 이에 두 인물은 외부의 규율인 도덕과 신분이 아닌, 내면의 ‘취향’과 ‘안목’을 정체성의 새로운 준거로 삼아 훼손된 자아를 복원하고자 했다. 본고는 이들이 선택한 문예 활동이 단순한 여가나 호사 취미가 아니라, 결핍된 현실을 상쇄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려 했던 실존적 자기 증명의 서사였음을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두 인물은 각기 다른 사회적 위치에서 출발했으나, 타율적 규범이 지배하는 기존 질서에서 이탈하여 독자적인 대안적 관계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서직수는 허위적인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자신의 거처인 大隱巖을 실존적 피난처로 삼아 내면으로 침잠하는 獨樂의 방식을 택했다. 그는 사물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고독한 내면을 비추는 심미적 투영체로 격상시킴으로써 고립된 자아를 위로했다. 반면, 성대중은 신분의 수직적 위계를 가로질러 예술적 재능을 공유하는 이들과 수평적으로 연대하는 知音의 확장을 꾀했다. 그는 취향 공동체 내에서 작동하는 심미적 대등성을 토대로 비평적 권위를 확보하고, 주변부의 위치를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시키는 문화적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신분적 한계를 문화적 역량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이러한 일련의 실천은 18세기 지성사에서 주체의 패러다임이 윤리적 주체에서 심미적 주체로 이동하는 인식론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들은 혈통이나 도덕적 당위 대신 스스로 선택한 취향과 감각을 삶의 준거로 삼아 자율적 내면을 구축했다. 비록 이들의 시도가 거시적인 제도 변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을지라도, 조선 사회 내부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집단적 위계에서 고유한 내면을 지닌 개별자로 이동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따라서 서직수와 성대중의 예술적 실천은 전근대적 질서의 틈새에서 근대적 자아의 맹아라 할 수 있는 심미적 개인의 탄생을 알리는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This study examines the process by which Seo Jik-su, a hermit from a noble family, and Seong Dae-jung, a literatus of seoeol (concubine issue) origin, reorganized existing relationship networks and realized aesthetic subjectivity amidst the rapid social changes of 18th-century Joseon. The development of a commodity-money economy and the agitation of the status order caused a crisis in the Confucian relational theory and ethical view of the self that supported the society of the literati. Accordingly, these two figures sought to restore their damaged selves by adopting inner "taste" and "discernment" as new criteria for identity, rather than external disciplines such as morality and social status. This paper aims to establish that the literary and artistic activities they chose were not merely leisure or extravagant hobbies, but a fierce "narrative of existential struggle" to offset their deficient reality and prove their existential value.
Although the two figures started from different social positions, they share a common trajectory in that they deviated from the existing order dominated by heteronomous norms and constructed their own "alternative relationship networks." Seo Jik-su severed hypocritical human relationships and chose the method of "solitary enjoyment (Dokrak)," immersing himself in his inner world by making his residence, Daeeunam, an "existential refuge." He elevated objects from mere subjects of appreciation to "aesthetic projections" that reflected his solitary inner self, thereby consoling his isolated ego. Conversely, Seong Dae-jung sought the expansion of "Zhīyīn" (knowing the sound) by forming horizontal solidarity with those who shared artistic talents, crossing the vertical hierarchy of status. Based on the "aesthetic equality" operating within the "taste community," he secured critical authority and established a "cultural bridgehead" to advance his peripheral position to the center of the world, thereby attempting to overcome status limitations through cultural capability.
This series of practices signifies an epistemological shift in the paradigm of the subject in 18th-century intellectual history, moving from an "ethical subject" to an "aesthetic subject." They constructed an autonomous inner self by taking self-chosen taste and sensation as the "absolute criterion" of life, instead of lineage or moral imperative. Although their attempts did not lead to macroscopic institutional transformation, their significance is by no means light in that they shifted the perspective on human beings within Joseon society from collective hierarchy to individuals with unique inner selves. In conclusion, the artistic practices of Seo Jik-su and Seong Dae-jung can be regarded as important historical indicators announcing the birth of the "aesthetic individual," a germ of the modern self, in the interstices of the pre-modern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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