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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서학 인식 = Pak Chiwŏn's Perception of Western Learning
저자
박희수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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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작성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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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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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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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per examines Pak Chiwŏn's perception of Western learning, and concludes that it was a process of understanding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of two cultures, the Eastern-Confucian one and the Western-Christian one, with its basis on Confucian values and perspective. Firstly, Pak shows a humanistic way of understanding things which was typical in traditional East Asia. Western astronomy was understood through literary analogy and inference, and Catholic theology was interpreted as a school of thought regarding secular ethics rather than as a transcendental dogma. Secondly, his perspective on Western learning involves understanding systemic difference between the two cultures, which resulted in both empathy and criticism. His empathy toward religious feelings evoked by the image of Jesus in a painting shows both similarity and difference of the other culture can provide a means of escape from its own predicament. On the contrary, his fierce rebuttal on the phrase 'Pumomojil(父母模質)', which was reportedly used by Christians, shows there were an irreconcilable point regarding filial piety between the two, because filial piety was the foundation of both Confucian values and East-Asian social composition. Finally, Pak showed cultural translation and recontextualization of the 'other' culture into his own culture's horizon. The iconography of the religious painting of the cathedral, probably a depiction of imagery in the Revelation 12, was culturally translated through East-Asian mythological creatures. The origin of Catholic theology was recontextualized in a brief description relying mainly on classical historical documents of ancient East Asia.
더보기본고는 서구 문물 일반을 지시하는 광의의 서학 개념 하에 박지원 서학 인식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제2장에서는 박지원의 서학 인식이 동아시아 학문관에 의거해 있음을 밝혔다. 박지원은 ‘서양의 학술’로서 파악된 천주교 신학을 초월적 신격보다는 인간의 실천과 그 윤리적 함의에 주목하여 이해했으며, 서구의 기술과 자연과학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그 내용을 소화할 때 ‘이치의 이해’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동아시아 인문학의 방식을 취했다. 제3장에서는 박지원 서학 인식에서 문명 차원의 체계적 이질성에 의한 공감과 비판이 나타났음을 밝혔다. 예수 형상에 대한 두려움과 의탁심이라는 종교적 감정에 공감한 배경에는 동아시아 유교 문명과 서구 기독교 문명 사이의 同異가 함께 작용했으며, 육신부모론을 뜻하는 「논사학원위」의 ‘부모모질’이라는 구절이 비판된 것은 동아시아 유교 문명과 서구 기독교 문명 사이의 근본적인 체계 차이가 결부되어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평민 천주교도에 대해 유화책을 쓸 것을 강조한 이유는 전통적인 성리학적 애민의식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제4장에서는 박지원 서학 인식에 나타난 타문화의 자문화 지평 내로의 번역·재맥락화의 사례를 살폈다. 박지원이 천주당 종교화의 기법을 동아시아 회화의 寫意法의 한 사례로 포함시켜 이해한 사례와, 천주당 종교화에 나타난 「요한계시록」 12장의 도상을 동아시아의 신화적 존재의 형상을 통해 문화적으로 번역한 사례의 의미를 논하였다. 이어서 「논사학원위」에서 천주교의 이단적 교리의 원류가 동아시아 쪽에 있다고 재맥락화한 시도는 기존의 지적 체계가 강력히 구축된 동아시아 문명에서 타문명을 이해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 방식에 속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박지원의 서학 인식은 동아시아 유교 가치관에 중심을 두고 서학에 접근하면서 문화적 차이가 감지되고 파악되는 과정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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