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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와 황종희의 ‘경세론’ 비교 = 鄭斉斗と黃宗羲との‘経世論’の比較 - 貨幣論を中心にし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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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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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하곡 정제두가 살았던 조선의 영정조 시대를 중국의 명말청초기와 비교하면서 그 경세론의 특징을 비교하고자 한다. 영정조와 명말청초기는 1세기의 시차는 있지만, 격변기의 당면 과제에 대하여 하곡이나 명말청초 지식인들이 그 해결방안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학은 행위(실천)를 전제로 지식이 형성되는 학문체계이기 때문에, 지식실천과 지식내용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지식실천을 위한 언표를 ‘경세론’이라고 규정하고, 명말청초의 대표적 경세론으로는 황종희의 『명이대방록』을 주목하고, 그것과 심층적으로 연관성을 가진다고 추측되는 정제두의 사상적·정책적 제안을 고찰하였다.
‘경세’는 정치적 견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따라서 경세적 지식실천을 하기 위하여 어떤 지식내용을 형성하였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지식실천은 우선 전통지의 구속에서 벗어나 리학적 권위에 도전하고, 각 시대가 요구하는 사상을 찾아가는 노력에서 보인다. 즉 경전을 신성시하고 묵수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실천에 필요한 실제적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황종희와 정제두 두 사람의 경세론은 전환기의 위기의식에 근거하여 왕조의 재건설을 위한 제도를 개혁하려는 지식실천이었다. 황종희의 경세론 특징은 경학과 사학을 결합한 방법으로 과거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현재적 문제의 적시와 미래적 방향의 제시를 총괄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던 점에 있다. 반면 정제두는 조선후기 성리학이 리학적 이론에 치우치는 것에 위기감을 갖고 양명학 수용을 통하여 수기와 치인의 종합을 지향하였다.
두 사람의 경세론의 구체적 실례를 화폐론의 비교를 통하여 살펴보았다. 화폐의 가치는 계약과 신용에 근거한다. 황종희가 고민한 화폐의 폐해는 명대에 금은이 화폐로 사용되면서 군주 및 환관층이 그 대부분을 독점하여 화폐의 기능이 상실되어 버린 현상이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명대의 주요 유통수단인 금은 대신에 베나 곡물, 또는 신용과 계약에 근거하는 동전이나 지폐를 사용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반면 하곡은 동전의 경편함이 야기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하고 치유하고자 하였다. 화폐는 전통적인 농업중심의 사회를 이익추구의 상공업 중심 사회로 바꾸는데 일익을 담당하였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고위관료와 호상들은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급기야는 기형적 화폐축적으로 인하여 錢荒이라는 사회문제를 야기 시켰다. 전황의 폐단은 국정을 담당하는 정부와 납세의무가 있는 인민들에게 돌아간다. 하곡은 이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경편한 동전화폐 대신 실물화폐인 베나 곡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화폐론을 통하여 두 사람의 경세론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즉 인민이 처한 비참한 현실의 고통을 치유해주고, 군주가 처한 국가존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이었던 것이다. 하곡이 황종희의 ?명이대방록?을 읽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제두가 영조에게 올린 헌의나 연주를 고찰하면 황종희가 제시한 제도개혁론이 그의 경세론에 반영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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