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비평에 관한 성찰 = Reflexions sur La cri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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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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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주제어
KDC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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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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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면
249-269(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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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비평가 알베르 티보데는 1923년에 발표한 「출처 논란」이라는 글에서 당대 프랑스 비평계의 두 권력인 대학과 언론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바 있다. 40년 후인 1963년, 모리스 블랑쇼도 「비평은 어떠한가?」의 모두에서 대학과 언론의 권력 다툼을 비판하면서 비평의 무용론을 개진했다. 블랑쇼에 따르면, 작품 앞에서 비평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평의 사라짐 자체가 비평의 존재 양식이라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블랑쇼는 하이데거가 횔덜린의 시를 해석하면서 사용했던 ``종과 눈`` 의 비유를 제시하고 있다. 즉, 작품은 공중에 매달린 ``종``이고 비평은 이 종에 부딪쳐서 소리를 내고 사라지는 ``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평이란 ``부질없는`` 말 혹은 ``헛된`` 말에 지나지 않은가? 그런데, 블랑쇼 자신의 비평들은 오늘날까지도 왜 사라지지 않고 있는가? 하지만, 블랑쇼의 진정한 비평론은 비평의 무용론을 개진한 후에 이어지는 글에 제시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비평은 "문학 경험"을 추구하는 "창조적인 비평"인 바, 이 창조적인 비평은 "중재"를 점진적을 이행하고 "어둠"을 열어주는 "방황하는 활동"이자 "끝없이 다시 시작하기"라는 것이다. 블랑쇼의 언어가 늘 압축적이고 난해하듯이, 비평에 대한 이러한 성찰은 고도의 해석 작업을 요구한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보다 더 근원적인 물음, 즉 ``비평 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야 된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답들이 있지만, 우리는 롤랑 바르트의 답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바르트는 저 유명한 「비평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모든 비평은 작품에 대한 비평이자 자기자신에 대한 비평이다. 클로델의 말놀이를 빌리자면, 비평이란 타자를 아는 것인 동시에 자기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바르트의 비평에 대한 정의에서 출발해서 우리는 ``비평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비평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타자에 대한 앎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블랑쇼가 말하고자 하는 "문학 경험"이나 "창조적인 비평"이라는 것은 결국 타자 이해를 통한 자기 이해를 지칭하는 게 아닐까?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가다머와 리쾨르의 해석학 이론을 빌어 비평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가다머와 리쾨르에 따르면, 텍스트를 이해한다는 것은 텍스트 뒤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내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자체가 말하는 것, 즉 "텍스트의 것"(가다머) 혹은 "텍스트의 세계"(리쾨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텍스트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버리고 그 자리에 텍스트의 것을 수용해야만 한다. 그때 나는 독서 이전의 "나와 다른 자기" 혹은 "더 원대한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그때 나는 나를 더 잘 인식하고, 다른 자기를 발견한다. 이 "타자처럼 자기 자신"(리쾨르의 표현)인 다른 자기는 "독서의 산물"이자 "텍스트의 선물"이다. 이처럼, 직 접적인 자기 이해는 불가능하고 타자를 통한 간접적인 자기 이해만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 다머와 리쾨르가 한결같이 주장하는 해석학적인 사고이다. 하기야 이러한 자기 이해가 곧 우리가 문학 작품 읽기를 통해서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문학 경험이 아닌가? 바로 이러한 경험이 블랑쇼가 말하는 문학 경험이고, 타자 이해를 통한 자기 이해가 창조적인 비평을 낳는 것이다. 그런데 가다머가 지적하듯이, 해석 작업은 "끝이 없는 실행 과정"이다. 왜냐하 면 한 편의 문학 작품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 서 가다머는 "해석은 해석된 작품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비평의 사라짐을 주장하는 블랑쇼의 입장과 일치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가다머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자. "자 이것이 역설적인 것이다. 해석이 사라질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오로지 그 해석은 정당하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사라져야 할 운명을 안고 있는 이 해석이 빛을 보아야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해 가능성은 그러한 중재적인 해석의 가능성에 달려 있다." 가다머의 말이 아니라 마치 블랑쇼의 말을 듣는 듯하다. 우리는 해석학적 사고의 에두르기를 통해서 블랑쇼에게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 에두르기 덕분에 우리는 이제 블랑쇼가 말하는 비평 개념에 대해 좀더 명확한 설명을 할 수 있다. 즉, 비평은 종 위에 떨어지는 눈처럼 사라진다-하지만, 비평의 흔적은 남는다. 왜냐하면 "중재적인 해석"을 통해서 자기를 더 잘 이해하고, 그리고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이다-해석 작업과 마찬가지로, 자기 이해도 끝이 없는 작업이다. 왜냐하면 인간 존재에게 고유한 어둠은 결코 걷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해를 위해 "방황하는 운동"을 마다하지 않고 "끝없이 다시 시작하기"에 나선다. 바로 이것이 블랑쇼가 말하는 문학 경험이고 창조적인 비평일 것이다. 블랑쇼는『문학 공간』의 <경험이라는 낱말>이라는 소절 에서 "여기에서 경험은 다음을 의미한다. 존재와의 접촉, 이 접촉을 통한 자기 자신의 혁신-하지만 끝이 없는 시련." 그렇다면 ``악순환``이 아니라 이러한 ``악무한 l`infini vicieux`을 극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 가다머가 제시하는 단 한 가지 해결책만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가다머는 "이해한다는 것은 늘-다르게-이해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것을 비평 개념에 적용한다면, 비평한다는 것은 곧 다르게 비평하는 것이고 다른 눈으로 자기 자신을 비평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다른 눈으로 Allo eidos gnoseos는 해석학적 비평의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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