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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몸과 미완의 해방-해방기 소설의 노년 재현과 의미 = Vulnerable Bodies and Unfinished Liberation -The Representation of Old Age in Fiction of the Liberation Period
저자
이행미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5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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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면
205-237(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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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기 문학에서 노년은 대체로 시대착오적 존재이거나 청년과 대비되는 존재로 읽혀왔다. 그러나 당대 현실에서 노년은 식민지 경험의 기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의 진로를 논하는 한편, 노인의 신체적 취약성과 생활 문제에 개입하는 주체로도 등장했다. 이 글은 이러한 현실을 염두에 두고, 해방기 소설이 노년의 시간성과 신체성을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우선 최정희, 임옥인, 한무숙, 허준의 소설을 통해, 일상에서 노년의 ‘취약한 몸’이 가부장적 위계와 재생산 노동의 자연화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가족 관계와 돌봄의 윤리를 촉발하는 매개로 나타나고 있음을 밝혔다. 늙고 병든 몸의 피로는 가족 집단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는 개별 주체의 자각으로 이어지며, 경우에 따라 적대적 타자의 고통에 감응하는 윤리적 감각으로 확장된다.
다음으로 정비석 「귀향」과 손소희 「역류」를 통해, 해방기의 이념과 정치적 과업 속에서 노년의 신체성이 어떻게 표상되는지 고찰하였다. 「귀향」에서 노년의 몸은 식민지 폭력의 흔적을 지닌 역사적 몸이라기보다 세대교체와 국가 건설을 위해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할 존재로 의미화된다. 반면 「역류」는 사적 복수에 몰두하는 노년의 과잉된 신체를 통해 청산의 미완과 탈식민의 실패를 증언한다.
이처럼 해방기 소설은 일상의 영역에서는 취약한 몸을 돌봄의 의미와 연계하여 그려내는 방식으로 해방의 현실을 포착하고, 정치적 과업과 관련해서는 노년의 신체를 지우거나 과잉 표상한다. 이들 소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취약한 몸을 매개로 ‘미완의 해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해방기 소설 연구에서 소외되어 온 노년의 자리에 주목함으로써 당대의 주변화된 역사를 재조명하고, 노년의 취약성을 매개로 한 돌봄과 공존의 윤리를 사유하고자 했다.
In liberation-period Korean literature, old age has generally been read as either an anachronistic presence or a figure set in contrast to youth. In the social reality of the time, however, older people also emerged as agents who, drawing on memories of colonial experience, deliberated over the direction of the new nation while intervening in issues of bodily vulnerability and everyday conditions. Taking this reality into account, this article examines how post-liberation fiction represents the temporality and corporeality of old age.
First, through short stories by Choe Jeong-hui, Im Ok-in, Han Mu-suk, and Heo Jun, the article shows that in the sphere of everyday life the “vulnerable body” of old age functions as a medium that fractures patriarchal hierarchies and the naturalization of reproductive labor, thereby catalyzing new family relations and an ethics of care. The fatigue of the aged and ailing body leads to an awareness of the self as an individual not wholly subsumed within the family collective and, in some cases, expands into an ethical sensibility attuned to the suffering of an antagonized other.
Next, through Jeong Bi-seok’s “Gwi-hyang” (Homecoming) and Son So-hui’s “Yeok-ryu” (Backflow), the article considers how the corporeality of old age is figured within the ideological and political tasks of the liberation period. In Gwi-hyang, the elderly body is not so much a historical body bearing the traces of colonial violence as it is endowed with the meaning of something that should “naturally” disappear for generational replacement and nation-building. By contrast, Yeok-ryu bears witness to the incompleteness of reckoning and the failure of decolonization through the overdetermined body of an old man obsessed with private revenge.
In this way, liberation-period fiction captures the reality of liberation by linking the vulnerable body to the meanings of care in the everyday realm, while in relation to political tasks it either effaces the elderly body or renders it in an excessive mode of representation. These works, each in different ways, reveal an “unfinished liberation” through the vulnerable body as their mediating figure. By attending to the place of old age that has been marginalized in studies of liberation-period fiction, this article re-illuminates the sidelined history of the time and seeks to reflect on an ethics of care and coexistence mediated by the vulnerability of old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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