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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 진보적 지식인의 인종주의적 특성 = 『독립신문』과 『윤치호일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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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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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145(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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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독립신문』과 『윤치호 일기』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진보적 지식인의 인종주의적 특징을 고찰하는데 연구목적을 두고 있다. 그들의 인종주의적 특성은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19세기중반 이전 조선조에서의 인종주의적 편견은 기본적으로 중화주의적 세계관과 연관되어 중화론적 문화 우월성에 입각하여 서구나 서구인을 비천한 야만인으로 규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인종주의적 인식은 하나의 성격전환을 보여주어 서구의 침략에 대한 방어적 성격, 즉 백인종의 황인종에 대한 침략을 저항하고 방어하는 형태로 변화 되었다.
둘째, 당시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다른 인종들을 생물학적 또는 인류학적 전제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나 덕 또는 문명화의 정도에 따라서 차등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들의 문명관과 인종적 이해와 평가는 서구중심적ㆍ백인중심의 이데올로기적인 편향을 갖고 있었다.
셋째, 인종주의는 당시의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던 사회진화론과 결합하였다. 그 당시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확장과 약소인종 또는 약소민족들이 식민지로 전락하고 절멸하는 등의 당시 국제관계 환경을 약육강식에 의한 자연도태의 결과로 정당화하고 이것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까지 생각하였다. 초기 서구제국주의 세력침투에 대한 자기방어적 성격을 가지고 출발한 인종주의가 사회진화론과의 결합과정을 거치면서 제국주의적 침탈을 비판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자기모순적 변모를 겪게 되었던 것이다.
넷째, ‘아시아 연대주의’가 당시 우리 사회의 진보적 지식인들 사이에 꽤 널리 확산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시아 연대주의에 영향을 받은 구한국의 대부분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특히 문명화된 일본의 능력을 찬양하고 한국과 중국의 개혁과 문명화가 황인종의 자기생존을 위하여 중요함으로 한국과 중국이 선진 일본의 우호적 선도아래 개혁되고 문명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상당수 지식인들은 국가의 문명화에 대한 거의 맹목적인 열망을 가지고 있었던 바, 이는 결국 아시아 연대주의 속에 은폐되어 있던 일본제국주의의 정당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을 둔화시키고 나아가 이를 오히려 두둔하는 지적인 논리를 추가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해줌으로써 급기야 일본제국주의의 한국 상륙과 침탈을 정당화하는 변호사의 역할을 수임하였다. 이들은 이후 구한국사회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가는 과정에서 일본에 대항하는 우리 내부의 민족주의적 운동과 이에 대한 관심을 황인종과 동양의 평화라는 외부의 문제로 유도하게 하는 한편, 일본이 구한국의 문명화라는 미명아래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세력을 구한국에 침투하는 것을 한국에 대한 일본의 협력이라든가 우호라고 미화시키는 지적인 첨병 역할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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