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에 나타난 공간 연구 = The contemplation of placeness in Kim Soo You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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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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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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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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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5(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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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공간은 시에 내재된 정황이나 사건 등이 성립되는 장소로서 시와 시인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공간은 사적 장소이든 공적 장소이든 존재의 의식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시인이 시를 쓰는 순간에 공간에서 발현되는 심층 의식이 매개됨으로써 공간의 의미가 전유되기 때문에 실존의식이 관여될 수밖에 없다. 이때 ‘전유’는 사회적 경험을 통해 무의식적이고 원초적으로 주어진 공간을 ‘특별한 장소’로 맥락화하는 행위와 관련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에서 공간에 대한 고찰은 시인의 사유구조와 내적 정념을 탐색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더 나아가 시인의 사유가 공간과 만나 공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면 공간은 물적 토대를 이루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사회 문화적 공간 활동을 통해 심리 경험적 관계로 인식해야 한다. 시의 공간 의식에 대한 고찰은 시인의 내적 정념과 사유구조, 대상을 열린 존재로 인식하고 형상화하는 방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본 논의는 김수영 시에 나타난 공간을 중심으로 시적 주체가 인지하고 있는 공간의 양태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수영 시에서 ‘방‘이라는 닫힌공간은 자궁이미지를 가짐으로써 근원적 실존을 탐색하게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거리’라는 열린공간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며 각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재인식하는데 이때 닫힌 공간과 열린공간은 대립적 의미 관계를 가지지 않고 존재를 재인식하는 변증법적 의미를 지닌다. 더 나아가 ‘마당’으로 대변되는 사이의 공간을 통해 ‘다른 공간’을 향한 헤테로토피아를 탐색해 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도 각성된 상태로 세계와 대적하는 김수영은 생명이 탄생하는 공간인 ‘마당’을 통해 회복과 정화로서의 ‘다른 공간’을 모색한다. 마당은 비어있는 공간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마당’이라는 공간은 문제에 직면한 자아가 탈자적(脫自的)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게 만드는 무의식의 장이다. 따라서 마당은 자유의지대로 욕망이 움트고 자유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주체가 회복되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자기를 다시 응시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시적 주체의 성장을 도모한다. 이로써 실존을 회복하고자 하는 공간으로써 헤테로토피아의 의미를 탐색하며 김수영 시세계가 지닌 공간적 특질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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