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개인에서 탈-근대적 개인으로의 이행 - 아담 스미스, 헤겔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 개념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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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11년
작성언어
Korean
자료형태
한국연구재단(NRF)
본 연구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부분은 자연주의적으로 접근하는 아담 스미스의 자연적 욕구에 바탕을 둔 개인에 대한 분석이다. 둘째 부분은 아담 스미스의 욕구 개념에 영향을 받은 헤겔의 근대 시민사회의 개인 개념에 관한 고찰이다. 셋째 부분은 탈-근대 혹은 후기 산업사회/과소비 사회에서 한편 해체되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소비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개인의 분석이다. 마지막 부분은 이러한 개인 개념들을 비교/분석하면서 근대적 개인과 탈-근대적 개인의 접점과 결별점을 찾아냄으로써 우리 자신이 처해 있는 현대적 문화코드를 재조명한다.
아담 스미스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핵심사상을 확립한 허치슨과 흄의 이론을 발전시켜 인간 욕구의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원칙들을 자연주의적인 입장에서 접근한다. 근대 시민사회에서의 개인을 특징짓는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는 '무한한 욕구'의 표출이다. 인간은 근대 시민사회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이익 추구를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얻는다. 그런데 자유와 권리를 획득한 모든 개인들은 자신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노동하는데 이 노동은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게 된다. 근대 시민사회는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의 노동과 이를 통한 교환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다. 따라서 모든 개인들의 이익추구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개인들간의 조화로운 질서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아담 스미스는 사회정의의 문제를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시킨다.
헤겔은 아담 스미스와 다른 스코틀랜드 철학자들에 의해 전개된 정치 경제학을 높이 평가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수많은 개인들의 근저에 놓여 있으면서도 그들을 지배하는 근본 원칙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헤겔은 이 체계를 근대 시민사회를 움직이는 '욕구의 체계'라고 명명한다. 헤겔에 따르면 근대적 개인이란 자신의 무한한 욕구를 표출하고 자신의 이익추구를 자신의 목적으로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아담 스미스가 지적한 것처럼 자유로운 모든 개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노동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타자를 통해 충족한다. 인간은 또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도 다양화하고 세분화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무한히 추구해 나간다. 이 점에서 아담 스미스와 헤겔은 개인권과 이를 토대로 한 사적 소유권을 강조한다. 그러나 근대적 개인은 타인과의 상호인정 혹은 상호주관적 관계를 통해서만 존립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와 권리뿐만이 아니라 시민적 의무도 동시에 갖고 있다. 자유, 권리 그리고 의무 개념을 통해 근대적 개인은 도덕적이고 법적인 주체로 확립된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탈-근대를 맞이 하게 되었고 여기서 근대적 주체는 해체의 과정 속에 놓이게 된다. 개인은 더 이상 통합적이고 자기의식적인 주체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구조의 산물로 이해되며, 이 구조 속에서 근대적 개인은 탈-중심화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후기 산업사회가 가속화되면서 포스트-모던 시대는 극단적-모던 (hyper-modern) 시대로 전환된다. 이 극단적인 모던 시대에서 주체는 단지 구조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자신이 떠 맞는 극단적-개인 혹은 초-개인적 개인의 모습을 띤다. 개인들은 과소비자로서 한편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선택을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상업체계에 따라 삶의 양식과 기호를 바꾼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극단적 모던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개인들은 주체성을 확립하려고 하는 근대적 개인의 모습과 탈-중심적으로 해체된 개인의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볼 때 극단적인 모던 시대의 개인은 아담 스미스나 헤겔에서 확립된 자유와 개인권에 의거한 법적 주체로서의 근대적 개인 개념으로도 또한 니체에서부터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에 이르는 해체된 주체 개념으로도 파악될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소비 사회의 초개인적 개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근대적 개인 개념과의 접점과 결별점을 내재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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