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학의 실태와 발전방향에 관한 조사 분석
지금까지 우리는 설문조사를 통하여 중앙승가대학의 실태와 발전방안에 대한 학인스님들의 의식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체제 전반에 대한 학인 스님들의 의식을 보면 대체로 중앙승가대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원인은 주로 재정상태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였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교과과정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학인스님들의 학교 생활실태를 보면, 중앙승가대학에 있어서 학인스님의 위상문제는 아직도 적절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았음을 알수 있다. 특히 ‘피교육자이기 이전에 스님이다’라는 인식과 학인스님의 수업태도와 학내외의 여러 가지 인간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인 스님의 수행생활과 직접 관련되어 청규와 관련해서는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특히 승랍이 많을수록, 학년이 높을수록, 그리고 비구니스님보다는 비구스님이 후자의 입장을 주로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학인스님들의 학문활동이나 생활과 관련하여 학비, 생활비의 종단적 차원의해결방안과 수행관 시설의 개선 등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셋째, 교수 및 교직자의 실태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우선 교수의 경우 특히 재가 교수의 위상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교직자에 대해서는 주요보직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교수의 처우나 교직자의 처우는 대부분의 학인스님들이 일반대학의 동일직급수준으로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에 이번조사를 통해 우리는 중앙승가대학의 교수가 학교의 발전, 종단의 발전, 나아가 사회의 발전을 위해 좀더 분발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넷째, 학교와 관련된 동문회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보면, 대부분의 학인스님들은 동문회가 학교발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동문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또한 학인스님들은 종단발전에 대한 동문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동문회와의 유대관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동문들이 중앙승가대학에 대한 공속의식을 갖고 스스로 중앙승가대학 공동체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확인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계기와 장치를 제도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싶다.
다섯째, 종단의 지원실태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면, 우선 대부분의 학인스인들은 종단이 학교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음과 동시에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종단의 지원실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학인스님들의 대부분은 중앙승가대학이 종립학교이기 때문에 종단이 등록금을 포함한 학교의 경상비 일체를 부담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여섯째, 캠퍼스 이전불사에 대한 학인스님들의 인식을 살펴보자. 우선 대부분의 학인스님들은 캠퍼스 이전에 필요한 재원을 종단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건축양식으로는 양식과 한옥이 용도에 따라, 그리고 내부와 외양에 따라 적절히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고 있었다. 또한 캠퍼스가 이전되면, 학인스님들이 전원 수행관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밖에도 많은 스님들이 학교가 이전되면, 학교부대시설로써 체육관이나 도서관이 잘 갖추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일곱 번째, 정규대 승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자. 우선 정규대학으로 승격되면, 현행설립이념이 다소 수정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학과의 적정 인원으로는 30~40명을 선호하고 있으며, 증설학과로는 역경학과와 불교사학과를 주로 꼽고 있었으며, 교수채용의 조건으로는 반드시 스님은 아니어도 불자이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학문적 업적과 학과의 특성을 중요시하는 의견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그리고 통합교육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특히 비구스님들이 반대의 의사를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재가자 입학문제와 관련해서는 ‘반대’가 지배적이었으며, 대학원은 기존학과부터 가급적이면 빨리 설치하기를 바라고 있었고, 이를 위해 구 캠퍼스가 이용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상으로 우리는 이번 설문조사의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았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볼 때, 중앙승가대학의 캠퍼스 이전불사의 정규대 승격문제는 매우 적절한 조치이며, 동시에 당위로 공론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종단의 유일한 최고의 대학교육기관으로써 중앙승가대학의 발전은 곧 종단의 발전이자 한국문화의 발전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캠퍼스 이전과 정규대 승격과 관련된 몇 가지 주요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중앙승가대학의 캠퍼스 이전 불사는 단순히 중앙승가대학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종단적 문제이자 전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종단차원에서 원력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와 협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앙승가대학은 이제 제 2의 창학을 선언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에 와 있기 때문에, 중앙승가대학의 교수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는 지금까지 특수적 가치의 틀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모두는 과거 특수대학이라는 조건 속에서만 허용되었던 각종 관행들을 과감하게 벗어 던져야 할 것이다. 이러할 때, 중앙승가대학의 위상이 재정립되며, 따라서 교수 및 교직자, 학인스님, 동문, 그리고 종단이 제자리를 잡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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