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후 중국사회의 공간적 변용과 소비의 정치학: 따쟈이(大塞) 모범촌과 798 공장의 관광 상품화에 관한 공간인류학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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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발행연도
2011년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자료형태
한국연구재단(NRF)
본 연구 과제는 모택동 시절 사회주의적 생산의 상징이었던 산서성(山西省) 석양현(昔陽縣)의 ‘따쟈이(大寨) 모범촌’과 북경시 조양구(朝陽區) 따샨즈(大山子) 소재 ‘798 공장’의 관광지화를 통해 드러나는 공간의 사회적 변용과 ‘장소 만들기place-making’에 초점을 맞추어 시장사회주의 중국의 소비주의 문화와 그 정치적 함의를 문화인류학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연구자는 따쟈이 모범촌에 대한 현지조사를 통해 마을의 공간적 변화와 그것을 규정하는 다중적인 힘들을 포착하고, 따쟈이 마을의 관광지화를 둘러싼 중국인들의 공간적 실천과 담론 및 중국정부의 문화정책을 분석함으로써 오늘날 시장사회주의 중국의 권력관계와 문화적 위계가 따쟈이라는 미시적 공간을 통해 구체화되는 과정을 조명해 볼 수 있었다. 둘째, 따쟈이 모범촌이 사회주의적 생산과 금욕주의적 노동의 공간에서 자본주의적 소비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홍색관광’(紅色旅遊) 그리고 그것과 연동되어 있는 중국정부의 ‘애국주의 교육정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본 연구 과제의 수행을 통해 발견한 사실은 첫째, 홍색관광이 중국인들에게 일종의 국민관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둘째, 홍색관광의 장에 국가, 시장, 시민사회라는 개혁개방 후 중국의 세 중심축이 교차하고 있으며, 셋째, 이들 세 축이 개혁개방 이전 사회주의 혁명과 모택동 치하 사회주의 시절이라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그것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경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체제를 융합한 이른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해 왔다. 일견 부조리할 것 같았던 이 하이브리드 체제는 지난 30여 년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동아시아의 덩치 큰 가난뱅이 국가에 불과했던 중국을 명실상부한 G2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라는 머리는 그대로 둔 채 국가재분배경제라는 몸통만 시장경제로 바꿔버린 이 체제는 그 시작부터 과거 사회주의 체제를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그것과 단절해야 하는 이율배반을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회주의적 과거와의 관계설정에 내재하는 본질적 긴장을 효과적으로 중화하는 일이 개혁개방 후 중국공산당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과제였다. 따쟈이 모범촌의 공간적 변용과 홍색관광의 장에서 전개되는 기억의 정치학에 초점을 맞추어 개혁개방 후 중국이 가까운 과거와 관계 맺는 방식을 조명하는 이 연구는 오늘날 중국정부와 공산당이 체제에 내재하는 이율배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또 그것이 갖는 가능성과 한계를 문화적 차원에서 엿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창을 제공해 줄 것이다.
This research project attempts to illuminate Dazhai Tourism and Red Tourism in terms of the politics of consumption and the politics of memory in post-Mao China. Red tourism is a form of heritage tourism with 'Chinese characteristics' thematizing the activities of remembering and learning the glory of China's socialist revolution and the historical achievement of the Chinese Communist Party, while visiting various historical sites such as the birth places of China's revolutionary heros, the routes of Red Army's Long March, and the battle fields of the Sino-Japanese war and the Chinese civil war. Heritage tourism, a symptomatic genre of modern tourism, is predicated upon the representation and consumption of the past in a form of cultural commodity, and first of all manifests itself as an economic process articulated with market and commodity relations. As an essentially selective and value-charged cultural process, however, it also involves the politics of memory in which many different gazes and forces compete over how and which parts of the past should be remembered or recalled. By analyzing red tourism in terms of the politics of memory, this article captures how post-reform China relates to, and deals with, its near past of socialism and revolution, and illuminates its multi-layered implications in the rapidly changing material and symbolic order of China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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