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콧 파슨스(Talcott Parsons) 사회학에서 '사회(society)' 개념의 재구성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5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5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302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Reconstructions of 'society' concept in the sociology of Talcott Parsons
형태사항
vii, 263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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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기관
본 연구는 사회학 이론의 규정과 제도화(사회학), 이론사의 공백(한국사회학), 사회적인 것이 위기(신자유주의의 맥락) 등의 문제의식에 따라, 파슨스의 사회학 이론을 그의 ‘사회’ 개념 구성에 관한 작업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하였다. 특히 60년대 이후 파슨스 이론의 몰락으로 인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파슨스 후기 이론에도 주목하였다.
파슨스는 초기부터 경제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그는 처음부터 경제학과 대결하면서 사회학을 경제학과 변별하려 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사회’ 개념, ‘사회적 제도’ 개념 등을 검토하였고, 사회적 제도란 규범적 제도로서 목적을 위한 수단 선택을 규제하는 규범체계를 가리킨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초기 파슨스의 사회 개념은 ‘규범적 제도’를 가리킨다.
행위이론 단계에서 파슨스는 이 시기 대표저작인 『사회적 행위의 구조(1937)』에서 사회적 제도가 아닌 ‘사회적 행위’를 고찰하면서 자원주의적 행위이론을 제시하였다. 이 시기에는 주로 경제학을 중심으로 한 실증주의적, 공리주의적 행위이론을 비판하면서, 규범적 요소를 강조하는 통합적인 ‘단위행위’ 모델 및 그것의 ‘창발적’ 속성을 보여주면서 사회의 발생을 포착하려 했다.
체계이론 단계에서 파슨스는 이 시기 대표저작인 『사회적 체계(1951)』를 통해 인성체계, 문화체계, 사회체계 등 세 가지 행위체계를 제시하였다. 이 시기 분석의 초점은 단위행위 모델이 아닌, 상호작용 맥락을 강조하는 행위자-상황 준거틀에 두었다. 복수의 행위자들이 경험하는 이중의 우연성 상황에서의 사회적 질서 발생은 역할에 대한 규범적 상호기대 형성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이후 발전된 AGIL 기능모델은 처음에는 단순한 사회의 평형성 유지의 기능적 조건을 다루는 정태적 성격을 갖고 있다가, <경제와 사회>에서 일반화된 상징적 교환매체 이론이 시작되면서 동태적인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특히 경제와 사회의 관계를 다루면서, 파슨스는 경제체계도 하나의 사회적 체계이자, 전체 사회의 부분적인 하위체계라고 주장하면서, ‘사회적 체계’를 통해 사회적인 것의 개념을 재구성하였다. 파슨스의 사회적 체계 개념은 사회를 단순한 상호작용 형식이나 사회적 관계로 이해하거나(짐멜), 사회를 행위자에 외재하며 개인과 독립되어 대립하는 이미지(뒤르켐)로 이해하는 것과 다르다. 또한 사회를 개인의 합이나 집적으로 설명하는 이른바 방법론적 개인주의의 이미지(베버)와도 다르다. 파슨스의 행위체계론은, SSA의 단위행위(unit act) 모델에서도 제시되었듯이 행위자가 아닌 ‘행위’를 준거로 한다. 행위자가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라, 행위가 사회를 구성한다. 행위자는 단지 행위체계의 하나의 구성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행위가 결합되어 체계(행위체계)를 이루는 것이지 행위자가 집적되어 체계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행위자-상황준거틀을 통해 단자적 모델에서 벗어나면서, (짐멜적 사회 개념인) 상호작용 및 사회적 관계의 요소도 포함시켜 개념화한다. 그런데 체계를 지나치게 내세우다 보면 파슨스의 행위체계 개념이 뒤르켐이 제시한 사회구조 개념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행위자가 아닌 행위를 강조함으로써, 파슨스는 이와 같은 개인과 사회 또는 미시 거시의 대립을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면서도 행위지향과 행위동기 등의 개념은 (베버가 강조했던) 의미를 갖는 행위에서 중요한 의지와 자원성 요소를 보존한다. 이러한 개념적 재구성을 좀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개념이 ‘기능’ 개념이다. 행위체계는 이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AGIL 기능모델)으로 간주되게 된다.
역동적 분화이론 단계에서 파슨스는 경제 하위체계, 정치 하위체계, 통합 하위체계, 유형유지 하위체계 등 4가지로 ‘분화’된 사회적 체계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려 했는데, 이 때 우리가 주목한 것은 권력, 영향력, 가치헌신 등 상징적 교환매체였다. 상징적 교환매체는 ‘분화’된 체계 및 체계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매체는 규범이 제도화되어 내장된 것으로서, 각 체계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작동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코드화된 규범이자 상징이다. 덧붙여 파슨스는 근대사회의 진화적 발전에 대한 저작에서 현대 사회들의 체계가 가계와 경제의 분화 과정을 비롯한 기능적 분화과정을 거쳐왔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파슨스는 사회적 체계를 일반적인 행위체계의 통합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때부터 파슨스는 ‘사회적 체계’와 ‘전체 사회’를 구분하기 시작하였다. 사회는 사회적 체계의 하나의 유형이면서도, 다른 사회적 체계들을 포함하는 자족성을 유지하는 체계이다. 이런 식으로 파슨스는 사회 개념을 사회적 체계와 전체 사회로 ‘이중화’시키면서 복합적인 사회 개념을 제시하였다.
사회통합 이론 단계에서 파슨스는 체계들 간의 기능적 분화와 더불어, 체계들의 통합, 나아가 뒤르켐을 계승하여 사회적 연대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가치다신교의의 상황인 분화된 현대 사회에서의 통합과 연대에 대해 그는 고민했다. 그에 따라 파슨스는 분화된 사회적 체계들에 대해 구상하면서도, 사회적 체계들간의 상호침투(또는 이중적 교환)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무엇보다 파슨스의 통합과 연대에 관한 문제의식은 ‘사회공동체’ 개념에 압축되어 있다. 사회공동체는 일종의 연대의 체계로서, 전체 사회의 통합 하위체계이다. 사회공동체의 주된 제도로 시민권, 법 등이 제시된다. 사회공동체의 통합 기능의 가장 기초적인 전제는 일반화된 가치이다. 일반화된 가치는 분화된 체계에 따라 촘촘해지는 규범과 규칙에 연계되어, 단순한 결정론이 아니라 사이버네틱 통제에 따라 체계들의 통합적 작동에 기여한다.
파슨스는 하위체계들 간의 분화를 강조하면서 사회과학 각 분과의 분화도 그것에 연결하여 설명한다. 사회과학의 경계 구획에서 사회학의 위치를 규정하는 것에서도 파슨스의 사회 개념 구성에 대한 함의를 포착할 수 있다. 사회학은 단순히 사회적 상호작용 관계들 또는 그것의 총합을 다루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사회체계를 다루지도 않는다(많은 사회학자들이 전체 사회적 체계를 다루면서 사회학이라고 주장한다). 파슨스에 따르면, 사회학은 사회적 체계의 ‘기능적 측면’, 특히 ‘통합적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파슨스의 사회 개념이 복합적 층위에서 규정됨에 따라, 사회는 실체적이고 영역적인 개념(뒤르켐)과도, 단순한 개인들의 관계 또는 총합(짐멜, 베버, 미드)과도 달라진다. 파슨스는 사회 개념의 이중화를 통해, 체계 분화와 사회적 연대 양자를 결합하고자 했다. 또한 사회를 영역적으로 보존하면서도, 국가와 사회의 대립 혹은 이분법에 빠지지 않는다. 사회공동체 개념은 국가와 경제 양자에 대한 규제를 가능케 하는 개념 장치로 볼 수 있다. 기존의 국가/사회(시장) 이분법을 상정하는 이론들, 그리고 정치적인 것 또는 경제적인 것에 여타 영역을 흡수하려는 융합 이론들은, 사회적인 것을 부정하거나 (시민)사회를 마치 순수한 무결점의 영역처럼 간주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파슨스의 사회 개념의 재구성은 현재의 복지국가론을 ‘사회국가’의 각도에서 반성적으로 재고찰할 수 있게 해준다. 국가가 경제와 이분법적으로 대립하는 기존의 논의구도는, 국가의 시장개입 또는 시장의 자율성 논리로 양분되며, ‘연대 없는 복지국가’를 지시한다. 파슨스의 ‘사회공동체’ 개념은 국가가 사회의 창발성을 재조직하고, 사회관계를 고려하는 통합과 연대를 지향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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