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紀의 발견’, 『花郞世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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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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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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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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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景文王 시대에 황룡사 구층목탑을 수리한 내용을 摘記한 그 「刹柱本紀」에 의하면, 신라 善德女王 14년(645)에 시작해 이듬해에 완료한 목탑 창건을 총감독한 이는 伊干 龍樹다. 1989년에 홀연히 출현한 『화랑세기』의 眞僞 감정에 나선 어떤 이는 이를 근거로 『花郞世紀』가 후대 누군가가 신라인 金大問을 가탁해 지어낸 僞書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화랑세기』에 의하면, 용수가 목탑 건립 총감독을 했다는 645~646년 무렵에는 이미 죽고 없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찰주본기」를 주목한 이런 접근 방식에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다른 무엇보다 그 절대적인 판단기준을 오로지 「찰주본기」에만 두고, 그것이 말하는 것은 오직 史實 뿐이라고 전제한 다음에 『화랑세기』의 관련 내용을 비추어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문제 제기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면 『화랑세기』가 위서가 아니라 眞書임을 여실히 밝혀준다. 『화랑세기』 출현 이전에는 「찰주본기」에 보이는 용수를 일명 龍春이라고도 했다고 알았다. 하지만 『화랑세기』를 통해 두 가지 표기는 각기 다른 인물, 즉, 형제로 판명이 났다. 형제 중에서도 동생인 용춘은 형인 용수를 생물학적인 아버지로 하는 양아들 金春秋가 왕위에 오름으로써, 사후에 文興大王으로 추봉 받았고, 더구나 文武王 시대에는 宗廟에 모셔져 왕실의 제사를 받은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후대 신라인들이 생전의 이름으로 부를 수는 없다. 따라서 「찰주본기」에서 伊干 용수가 監君이었다고 기술한 것은 용수와 용춘이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화랑세기』를 통해 다른 인물로 드러난 용수와 용춘이 서로 다른 인물임이 「찰주본기」를 통해 재삼 확인된 것이다. 더 나아가 『화랑세기』를 통해 645~645년 무렵에 황룡사 구층목탑 수리 총감독이 용수라는 기록이 실은 龍春의 오류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찰주본기」가 史實을 반영한 기록이 아니라 誤謬를 담았으며, 그런 오류가 다름 아닌 『화랑세기』를 통해 교정된 것이다.
鮑石亭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도 우리는 『화랑세기』 진위론을 감정할 수 있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포석정은 그 역사의 시작이 적어도 眞平王 이전이며, 그 주된 기능은 吉禮의 場이자, 화랑의 聖地였다. 이러한 면모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나친 『삼국유사』의 에피소드 ‘貧女養母’의 한 대목 기술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이야기에 의하면 신라 眞聖女王 시대 화랑 우두머리인 孝宗郞이라는 사람이 무리를 데리고 南山 鮑石亭에 행차했다. 왜 그가 포석정에 행차했는지는 오직 『화랑세기』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는 점에서 『화랑세기』야말로 진서임을 확인해준다.
『화랑세기』가 僞作임을 증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좌절하고 水泡로 돌아갔다. 그것이 위작임을 주장한 어떤 논자가 쓴 표현을 그대로 빌리건대, 『화랑세기』는 ‘百年大旱의 단비’이며 ‘世紀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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