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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해체와 전위의 서사: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와 김기영의 영화 <이어도>를 중심으로 = Deconstruction of Tradition and Vanguard Narrative: Focusing on Lee Cheong-Joon’s Novel “Ieodo” and Kim Ki-young’s Film “Ieodo”
저자
이미진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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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작성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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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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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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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4(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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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의 70년대 ‘전위’가 서구의 아방가르드와 일종의 차이를 갖는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전위’는 산업사회 예술의 탈신성화에 대한 위기를 반영하는 아방가르드의 급진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국 특유의 내적 맥락을 통해 구축된다. 특히 한국의 70년대 전위 운동은 당대의 강압적 군사 정권의 영향 아래에서 그 ‘운동’으로서의 성격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김현의 문학사 논의를 통해 본 한국에서의 ‘전위’는, 근대화 과정에서의 ‘단절’의 현실부정적 측면을 ‘공감’을 통해 긍정하고자 함으로써 민족주의적 리얼리즘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통’을 재생산하고자 했다. 이는 예술의 자율성의 추구에 있어서 ‘전통’이 갖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측면에 대한 해체가, 비서구 국가인 한국의 경우에 보다 첨예하게 요구되었음을 의미한다. 김현의 비평에서 나타나는 구조주의에 대한 천착은 따라서 ‘한국’이라는 특수성과 만나는 순간 시공간성에 대한 재인식이라는 후기구조주의적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김현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와 김기영의 영화 <이어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전위’적 서사의 특성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와 김기영의 영화 <이어도>는, ‘이어도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각각 추리소설/멜로드라마라는 근대적 서사 장르에 대한 변용을 통해 ‘전통’의 상징적 측면을 거부함으로써 재긍정하는 서사를 구축한다. 나아가 김기영의 영화는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다시금 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완전히 재편한다. 그와 같은 원본 없는 관계 맺기를 통해, 설화-소설-영화는 ‘이어도’라는 공통의 분모를 소지하면서도, 각각의 독립된 작품으로서 상호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글은 이러한 관계성이 70년대 문예영화가 구축하는 공동의 정치적 함의로 연결될 여지를 갖는다고 본다. 이는 두 작품이 근대적 재현 체제와 민족주의적 리얼리즘이 추구한 ‘객관’에서 벗어나, ‘허구’를 통해 실재적 연결망을 구축하려 했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This study originated from the recognition of a problem regarding the differentiation between Korea’s 1970s ‘Jeonwi’ and Western avant-garde movements. The Korean Jeonwi is constructed through the reflection of the radical nature of the avant-garde, which reflects the crisis of dehumanization in industrial society, while also incorporating the unique internal context of Korea.
Particularly, the Korean avant-garde movement in the 1970s is sometimes considered to have failed to properly fulfill its nature as a ‘movement’ under the influence of the oppressive military regime of the time. However, in Korea, as seen through Kim Hyun’s literary history discussions, the ‘Jeonwi’ sought to positively reaffirm the negative aspects of ‘disruption’ in the process of modernization, thereby seeking to reproduce ‘tradition’ in a different way from the nationalist realism. This implies that in Korea, a non-Western country, the dismantling of the strong ideological aspect of ‘tradition’ in the pursuit of autonomy was more sharply demanded. The structuralism in Kim Hyun’s criticism, therefore, expands into a post-structuralist discussion of temporality and spatiality meeting the specificity of ‘Korea’.
Based on Kim Hyun’s perspective, this text aims to elucidate the characteristics of the ‘Jeonwi’ found in Lee Cheongjoon’s novel “Ieodo” and Kim Ki-young’s film “Ieodo”. Lee Cheongjoon’s novel and Kim Ki-young’s film, although based on the ‘Ieodo legend’, reconstruct their own narratives that reject the symbolic aspects of ‘tradition’ through adaptations to modern narrative genres such as detective novels/melodramas. Furthermore, while Kim Ki-young’s film is based on Lee Cheongjoon’s novel, it completely restructures the narrative of the novel. Through such relationships without an original, the legend-novel-film get a common denominator of ‘Ieodo’ while exerting mutual influence as independent works. This serves as an example of the dialectical relationship between ‘tradition’ and ‘Jeonwi’ mentioned by Kim Hyun. Furthermore, this can be connected to the political implications of the “invisible network” constructed by the fi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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