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법사상(法思想)에서 도가의 형상(形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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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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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戰國) 시대는 점차 도구적 이성(工具理性)이 주도권을 획득하게 된다. 그 이전 시대인 선진시대에 이미 급박한 시대적 분위기로 인해 사상계가 복잡하게 분화되기 시작했다. 노자(老子)는 도가(道家)를 개시한 비조(鼻祖)이다. 노자의 사상은 한마디로 말하면, 내성(內聖)과 외왕(外王)을 함께 추구하기 때문에 몸과 국가를 함께 다스리는 이론으로 볼 수 있다. 전국시대가 되면, 도가학자들은 당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자사상을 새롭게 조명하기 시작하며, 이로 인해 도가사상은 점차 다양하게 분화되기 시작한다. 장자(莊子)는 노자의 내성(內聖)에 치우치고, 황로학(黃老學)은 노자의 외왕(外王)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결국 도가사상은 초월 주의적 도법(道法) 이론과 현실주의적 도법(道法) 이론으로 분화된다. 아울러 전국시대가 되면 도가(道家)의 영향력은 제자백가들의 사상적 교류 속에서 다양한 학파에까지 확대되며, 마침내 도가사상은 유가(儒)-법가(法)-잡가(雜家) 등 중요 학파들의 공통적인 화두로 자리매김 한다. 도가사상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영향력이 끼치게 된 요인은 도가의 한 분파인 황로학 자체의 특징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 전국시대 직하학파의 공헌도 무시할 수 없다.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공통의 화두 속에 여러 가지 중요한 이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법가의 분파지형도이다. 기존의 법가 분파 지형도를 탐구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유형은 시대에 따른 대처 방식을 통해 법가의 분파 지형도를 고찰하는데, 이러한 관점은 사상사의 본 모습을 왜곡시킨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유형은 철학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법가의 분파 지형도를 고찰하는 것인데, 이러한 관점은 법가(法家)의 각파(各派)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차이점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었다. 이러한 구분 방식은 모두 도가사상, 특히 황로학이 법가에 끼친 영향을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본 논문은 먼저, 도가의 영향력을 중심으로 해서 법가를 실천적 성향을 띤 법가와 이론적 성향을 띤 법가로 나눌 것이다. 그 후, 법가가 한초(漢初)에 황로학를 선택했던 사상사적 배경에 대해 다룰 것이다. 기존의 논문에서는 법가가 한초(漢初)에 황로학을 선택했던 원인으로 한초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에만 한정해서 살펴보았기 때문에 사상계 일반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못했다. 사실 한초의 황로학은 스스로 자신의 사상을 전파할 만한 능력이 있었으며, 또한 유가(儒家)에 의탁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도가사상은 한초의 사상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초에 법가가 도가사상을 받아들인 사상사적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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