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에 있어 대학의 역할에 관한 연구 : 고려대학교, 한신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를 중심으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4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 행정학과 2014. 8
발행연도
2014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iii, 158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이용숙
참고문헌: p. 147-158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세계화, 정보화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기반이 되는 시발점이자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당연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노동인력이나 자본, 토지, 또는 생산수단 등이 부(富)를 재생산 해내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면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해박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OECD, 1996; OECD, 1997; 이대식, 2000). 이러한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에 따라 현대 노동 시장에서도 지식이 주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면서 인력자원의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대학의 필요성 또한 증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세 교양 있는 시민의 양성기관이자 학문의 상아탑으로써 시민교육과 학문연구에 앞장섰던 대학이 현대사회에 실질적인 경제 행위자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에 이후라고 볼 수 있다(Conceição et al., 1998; Etzkowitz, 2001). 미국 첨단산업 클러스터 형성에서 정보통신 및 첨단과학기술의 창출과 그 기술이전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던 대학은 지식의 원천이자 혁신의 씨앗, 성장의 원동력으로 인식되었으며, 지역 및 국가의 사회, 경제, 문화적 발전을 위한 필수요소로 꼽히게 되었다(OECD․IMHE, 2005). 이러한 대학의 의미와 중요성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역시 최근 그의 연설에서 ‘이러한 고등교육만이 오늘날과 같은 세계경제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핵심 경쟁력’이라며 대학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대학의 기술개발은 정부의 막대한 연구지원금이나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여 대학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불러왔다. 대학이 점점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그 사업을 확장해가면서 지역 내 거대기관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실질적인 지역 내 행위자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과 기여가 나타나야한다는 목소리들이 늘고 있다(박영한․조영국․안영진, 2001, 재인용). 과거 대학들이 지역에서 별리된 채 지역발전에 전략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남아있는 모습을 보인데 반해 오늘날 대학들이 지역을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지역발전을 위해서 지역 구성원들과 관계를 맺고 지역사회에 협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왔던 교육과 연구의 기능 외에 대학의 발전에 따른 사회적 의무와 요청에 따라 등장한 기능으로, 대학의 사회발전에 대한 공헌 또는 봉사(service)라고 하며 대학의 자원들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한다는 의미에서 응용(application)이라고도 불린다(Newman, 1996). 특히 미국 하버드 대학 전 총장 복(Bok)은 오늘날 대학들은 연구기능과 그 기술생산을 통해 사회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에 필요한 지식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데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을 가진 사회집단이라는 점을 들면서 오늘날 대학의 입지와 그 사회적 의무로서의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협력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Bok, 1990).
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주민들에 대한 직업교육부터 도시재생까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19세기 후반 모릴법(Morrill Act) 제정을 통해 주별로 토지를 증여받아 설립된 주립 대학들이 농업과 기계 공학 관련 연구소를 운영을 통해 주 별로 특성화 된 농업, 임업, 광업 연구기술을 개발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Noll, 1998; Feldman et al., 2002). 이는 초기형태의 산학협력으로 당시 미국의 주립대학의 부흥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당시 설립된 주립대학들과 지역 간의 특별한 유대를 만들어냄으로써 훗날 지역사회와 대학에 대한 논의의 주 무대를 미국 지역으로 정한 계기가 되었다(Boyer, 1990:5; Kerr, 1995:12; 김옥환, 1994:43; 이광주, 1997:430).
모릴 법 이후 대학이 지역사회 경제발전에 보다 활발히 기여하게 되면서 대학의 지역사회 참여 논의는 지역사회발전에 있어 대학이 단독으로 참여하는지 혹은 지역사회 행위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참여하는지에 따라 개발자로써의 대학(University as urban developer)(Felsenstein, 1996; Perry and Wiewel, 2005; 여혜진, 2007; 여혜진․김광중, 2008)과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파트너로써의 대학(University–community partnership)(Gans, 1969; Friedmann, 1973; Healey, 1997; 강병수, 1993; 계기석․천현숙, 2000; 정석, 1999) 크게 두 가지 논의로 나누어 발전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는 최근 실질적인 대학의 봉사기능 관찰은 파트너십 구축 여부보다는 구체적인 대학의 역할에 주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에 따라 대학이 지역사회에 발전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그 영향이 미치는 분야와 사업의 총괄적 분석에 따라 새롭게 유형화한 Axelroth and Dubb(2012)의 대학 결연(Academic Engagement)이론이 새롭게 논의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20세기 중반 이후 고등교육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꾸준히 지역 발전과 대학을 연계시키기 위한 노력이 존재해왔다. 1960년대부터 국가가 산업중심으로 강력한 경제개발계획을 시행하면서 의도적으로 고등교육산업을 육성해갔는데, 80년대 이후 정부가 고급기술개발을 통한 경제발전을 목표로 함에 따라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발전이 강조되었다(조황희 외, 2002). 두뇌 한국(Brain Korea, BK 21) 사업부터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사업 (New University for Regional Innovation, 일명 누리사업), 교육역량강화사업, 커넥트코리아사업, 산학협력중심대학 선정 등이 모두 대학의 산학협력 기능을 통해 지역 특성화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에서 나타난 정책으로, 정부의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받았으나 실질적으로 대학과 지역사회의 긴밀한 연결에 대한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양승실․이정민, 2005; 김형주 외, 2008).
일각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역사가 짧고 그마저도 정부 주도적인 형태였기에 상향식 형태의 대학 참여가 나타나기 힘들었다고 비판한다(차하순, 1996; 박영한․조영국․안영진, 2005). 이처럼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참여가 저조한 한국 현실에 기인하여 오늘날 한국적 맥락에서의 대학과 지역사회 논의의 대부분은 거점 지역 위주의 클러스터 형성 논의(김천권, 2007; Sohn and Kenny, 2007; 김호연, 2009; 남기범, 2004)에 머물거나 대학의 사회봉사기능(한상훈, 2001; 안영진, 2007; 최돈민, 2008) 또는 적절한 해외 사례(김지은, 2010; 김철영, 2013)를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로 우리나라 사업에서 지정하고 있는 지역의 지자체 단위가 실제 인력과 지식이전이 이루어지기에는 사실상 그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산학연협력이 나타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타나고 있다(김형주 외, 2008). 기존의 사업들의 경우 광역시 또는 기초지자체인 시․군 등과 지역 대학을 하나의 산학협력 단위로 묶고 이들 사이에서 활발한 교류와 지식이전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지만,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나타나기에는 이러한 산학협력의 단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긴밀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지식이전과 유대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광역시 또는 시․군 단위의 지자체보다는 훨씬 작은 지역단위나 구 단위에서의 지역사회와 대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서울 강북지역 4개 구(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의 경우 서울시 내 4년제 대학 38개 가운데 11개가 위치해 실질적으로 대학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대학자원을 활용한 잠재력이 크지만, 서울시 내 타 지역에 비해 활력이 떨어지고 빈곤율이 심각한 상황이다(서울시복지재단, 2011). 따라서 지역 내 대학들이 지역사회 참여를 통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고, 실질적으로 타 지역 대학들에 비해 지역사회와의 결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은 오늘날 서울 강북지역 4개 구 대학들의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참여와 그 역할 논의의 필요성을 증대시키는 대목이다.
이러한 점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적 맥락, 특히 서울 강북지역 4개구 내에 위치한 대학들은 어떠한 전략을 통해 지역사회에 참여 또는 기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실제 강북지역에 대학을 통한 지역사회발전 가능성 또는 그 역량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탐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고려대학교와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그리고 동덕여자대학교의 사례를 통해 첫째, 이들은 어떠한 발전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위치하고 발전해왔는지 둘째, 그 과정에서 어떠한 전략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며, 이때 분석은 Axelroth and Dubb(2012)의 대학결연(Academic Engagement) 이론을 활용하고자 한다. 이는 한국적 맥락에서 대학과 지역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분석틀이 부재한 가운데 전통적인 대학과 지역사회의 논의가 미국에서 발전해왔으며, 해당 이론이 지역사회 발전에서 대학의 역할에 대한 유형을 촉진자로서의 대학(University as facilitator), 지도자로서의 대학(University as leader), 중재자로서의 대학(University as Convener)으로 구분해 제시하면서 각 유형별로 지역발전에 대해 가지는 강점과 한계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문헌들에서 다루지 않던 대학의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기여에 대해 한국적 맥락, 특히 서울 강북 지역(강북, 노원, 도봉, 성북)을 중심으로 조명함으로써 오늘날 한국 대학의 지역사회 참여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학을 거점으로(anchored) 하는 지역발전에 대한 가능성과 그 역량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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