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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에 관한 자기서사로서의 소설 형식 -김사량의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의 내러티브 정체성에 관하여 = A Form of Confession as a Self-Narrative of Shame -On the Narrative Identity of Kim Saryang’s The Man I Met in the Detentio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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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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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89(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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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김사량의 단편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1941)를 지금까지 읽어 온 방식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재독하기 위해 쓴다. 김사량의 문학이 한국 근대문학의 정전으로 본격적으로 편입된 이후, 작가와 그의 문학에 관한 방대한 연구와 비평이 축적되어 왔다. 본 논문의 논의 대상인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에 관해서도 적잖은 연구와 비평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 작품에 관한 해석이 실제작가(real author)의 단일하고 균질적인 정치적/민족적 아이덴티티를 확인코자 하는 근거로서의 가치 여부에 주로 집중되어 왔던 점, 그리고 그 논의 과정에서 텍스트에 투영된 실제작가의 다양한 목소리나 내면의 고뇌, 혹은 자기반영성의 여러 층위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비평적 시선이 가닿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김사량과 그의 문학이 한국 근대문학의 자산으로 전격 진입한 이후, 그에 대한 연구와 비평의 방법론으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은 무엇보다도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의 담론 틀이었다. 이 방법론은 한국적 맥락화의 과정에서 ‘협력/저항’ 혹은 ‘친일/반일’이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으로 변형 진화하였으며, 그것은 식민지 문학, 특히 일제말의 한국 근대문학의 존재의의와 가치를 판별하는 절대적인 규준으로 작동해 왔다.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에 관한 연구와 비평의 수량에 비해, 그 논의의 다양성의 진폭이 제한적인 것도 이와 관련된다. 동시에, 그것이 이 소설을 재독해야 할 필요성의 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는, 해석 주체에 따라 이 소설을 ‘저항/반일’의 움직일 수 없는 근거로 읽거나, 정반대로 ‘협력/친일’의 서사로 읽기도 한다. 하나의 텍스트가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 근거로 동원된다는 것은, 이 작품의 서사 구조와 의미 층위가 본질적으로 복합적이고 모호하여 상반된 해석을 가능케 한다는 점 때문이지만, 다수의 해석자들이 텍스트의 의미망 전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특정 대목만을 선택적으로 해석한 탓이기도 하다.
본 논문은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에 대해 보다 정밀하고 성실한 재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작품은 역사적 현실이라는 콘텍스트 혹은 이념적 상징으로 서둘러 환원하여 읽기보다는, ‘부끄러움(shame)’이라는 정동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기서사의 텍스트로 재독할 필요성이 있다. 작품 속 서술자는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그것으로부터 도피하려 하지만 결국 다시 마주하게 되는 순환적 구조를 통해, 억압된 감정의 재귀적 귀환과 자기 인식의 전개를 드러낸다. 본 논문은 이러한 ‘부끄러움’의 기원과 구성,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다층적 시선의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텍스트가 함의하는 작가적 정체성과 작가윤리의 문제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김사량이라는 ‘실제 작가(real author)’를 단일하고 균질적인 고정적 주체로 상정하고 해석하려는 기존의 접근과는 거리를 두고, 텍스트 내부에 구현된 자아의 균열, 자기반성, 정동의 운동성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재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요컨대, 본 논문은 「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를 둘러싼 기존 해석의 이분법적 틀을 넘어서, 서사의 내적 구조와 정동적 층위에 주목하여 김사량 문학의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쓴다.
This paper offers a rereading of Kim Saryang’s short story The Man I Met in the Detention Center(「유치장에서 만난 사나이」)(1941) from a perspective that departs from the conventional approaches that have dominated its interpretation. Since Kim Saryang and his literary oeuvre were formally incorporated into the canon of modern Korean literature, a substantial body of research and criticism has accumulated. Among these, The Man I Met in the Detention Center has received considerable scholarly attention. However, much of this scholarship has focused narrowly on confirming a singular and coherent political or national identity of the real author, often overlooking the multiplicity of voices, inner conflicts, and self-reflective dimensions embedded in the text.
Postcolonial discourse has been the dominant methodological framework for interpreting Kim Saryang’s literature within the context of Korean modernity. As it was adapted to the Korean context, this discourse evolved into a binary paradigm of “collaboration/resistance” or “pro-Japanese/anti-Japanese,” functioning as a near-absolute criterion for evaluating the meaning and value of colonial-era literature. The relatively limited diversity in critical approaches to The Man I Met in the Detention Center—despite the quantity of scholarship—can be traced to this binary logic, which also underscores the need for a new interpretive approach.
The story has been read alternatively as clear evidence of anti-Japanese resistance or, conversely, as a narrative of collaboration. That a single text could serve as the basis for such diametrically opposed readings suggests a fundamentally complex and ambiguous narrative structure. Yet this interpretive polarization has also been reinforced by scholars’ selective focus on isolated passages that support their positions, rather than a holistic engagement with the text’s full semantic network.
This paper argues for a more nuanced and rigorous rereading of the story—not as a symbolic allegory of historical or ideological reality, but as a self-narrative constructed around the affect of shame. The narrator’s confession, avoidance, and eventual confrontation with shame reveals a cyclical structure that dramatizes the recursive return of repressed affect and the unfolding of self-awareness. By analyzing the origins, composition, and layered perspectives on shame in the text, this study seeks to illuminate the complexity of authorial identity and the ethical dimensions of writing embedded in the narrative.
In distancing itself from approaches that treat the real author as a fixed, unified subject, this paper explores the ruptures of the self, the dynamics of affect, and the reflective structures manifested within the text. Ultimately, it aims to move beyond the binary interpretive frames that have shaped prior readings, and to open new possibilities for understanding Kim Saryang’s literature through attention to the internal structure and affective dimensions of nar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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