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Fowles의 The Collector에 나타난 갈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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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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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KDC
84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31-50(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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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lector가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보다 먼저 그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소설이란 원래 W. J. Harvey가 지적한 것처럼 "인간의 존재방식이 다양하고 신념과 가치가 다원적임을 즐거워하는"1) 문학양식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두인물의 상극하는 견해를 그 구조의 원리로 삼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러한 구조의 특징은 소설로서의 이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과 비교해 볼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소설은 1963년에 출판되자 독자들 사이에 인기가 대단하였던 것 같다. 저자인 John Fowles도 이 작품이 이른바 베스트셀러였다고 시사한 적이 있다.2) 물론 한 작품의 질과 수준이 그 판매부수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작품의 높은 인기가 이 작품을 이윽고 영화로 제작하여 상영한 제작자의 상술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영화로 탈바꿈한 이 작품은 소설로서의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것은 그 영화나 비디오 테이프를 본 사람은 누구나 시인할 것이다. 그러나 원작에 대한 충실성은 대체로 사건의 줄거리와 등장하는 두 인물 사이의 대화에 국한되는 것이다. 즉 원작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 중 중요한 면을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여, 명작이라고 시인되고 있는 소설이 이른 바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영화로 만들어진 경우 거의 어김없이 실패한 것을 본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두 장르의 표현 매체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3) The Collector의 경우 영사막에 비치는 것은 두 인물이 만들어내는 사건의 연속이다. 즉 관객은 "불신(不信)의 일시적 중단" 상태에서 그 사건을 하나의 실제적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 실제적 사실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해 보는 과정에서, 또는 그러한 과정에 앞서, 사건에 대한 각기 인물의 견해에 접하게 된다. 환언하면, 독자는 사실 자체보다도 그 사실에 대한 인물 각기의 주관적 해석에 더욱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 작품의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비롯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두 인물이 각기 쓴 두 개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일기란 물론 인간의 기록 중에서 가장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표현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주관적 관점에서 씌어진 두 개의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이 두 개의 텍스트는 모두 한 납치사건에 관한 기술인데, 하나는 납 치자가 또 하나는 피납자가, 쓴 것이다. 요컨대 이 작품의 구조는 하나의 사건 또는 하나의 사실에 대한 두개의 주관적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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