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총 출토 목심칠면(木心漆面) 피장자의 성격

국문 초록 (Abstract)

1946년 국립박물관의 첫 발굴조사사업으로 실시된 경주 노서동 소재 호우총(壺衧塚) 발굴에서 출토된 목심칠면(木心漆面)에 대하여 지금까지 알려져 왔던 것과 같은 유형의 도깨비얼굴화살집이라는 의견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출토유물의 고고학적인 관찰을 통하여 새롭게 해석하였다. 관찰 결과 호우총에서 출토된 화살집은 삼국시대 가야와 신라지역의 고분에서 출토된 화살집과 마찬가지로 곡옥형금구(曲玉形金具)로 장식된 일반적인 화살집으로 파악되며 도깨비 눈으로 추정되는 유리제 장식품은 화살집과는 관련이 없는 별개의 유물로 파악된다. 즉, 유리제 장식품의 실제는 고구려 벽화고분인 안악(安岳) 3호분과 덕흥리고분(德興里古墳), 그리고 수산리벽화고분(水山里壁畵古墳)의 벽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귀면장식이 갖추어진 진미(塵尾)일 것으로 판단되는데, 진미는 고구려 사회에 만연한 도교문화(道敎文化)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삼국시대 고구려지역에 있어서 진미는 당시 지배층을 비롯한 상류사회에서 권위와 종교적인 의미로 널리 사용된 지물이었으며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지역에 이러한 유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진미와 함께 신라 지배층의 무덤인 호우총에서 확인된 여러 점의 고구려 관련 유물은 신라 사회로 고구려의 도교문화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6세기 전반무렵까지 신라 지배세력의 고구려적인 성향을 잘 보여주는 실증적인 자료로서 신라 상고사연구에 있어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머리말
• Ⅱ. 유물의 관찰
• Ⅲ. 목심칠면(木心漆面)에서 위의구(威儀具)로
• Ⅳ. 진미(塵尾)의 부장과 호우총 피장자의 성격
• Ⅴ.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