哲學, 神話, 科學의 意味
저자
金熙俊 (全北大學校 人文科學大學 哲學科)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86
작성언어
Korean
KDC
10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9-31(13쪽)
제공처
철학은 아직도 목적을 갖는가? 이 질문에 독일철학자 Adorno는 "모든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철학은, 사고를 기만시키는 대신 절대자를 장악했다는 허세를 부리지 않고, 진리라는 엄중한 개념으로부터 타학문이 철학을 대신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고 말하였다. 이러한 이중성의 자각이 철학의 임무이며, 지금 이 모순은 Hegel 사후 모든 사변척학이 내심으로 자중하는 교훈이 되어 왔다. Adorno가 제기한 그 문답은 철학자의 겸손에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철학체계를 재건하려는 그간의 진지한 시도가 좌절을 거듭한 후 얻어 들인 은인자중하는 내면의 소리이다. 본 논문은 특정사상가의 한정된 주제를 논하는 대신 실증과학의 독립과 시대의 변천 속에서도 철학적 주제는 항시 되풀이된다는 주장의 유래와 현재의 그 위치를 살피도록 하겠다. 따라서 본 논문은 철학도를 위한 전문적 용어의 뒤풀이라기보다는 교양철학 강의실 주변에서 서성대고 있는 젊은이를 대상으로 이 글을 쓴다.
고대에서의 철학의 발단은 경이의 염(Thaumazein)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본래 무지한 존재이며, 무지한 까닭에 대하여 알고자 한다. 경이란 무지의 자각인 것이다. Aristoteles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인간은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에도 경이를 통해서 지혜를 구애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지극히 신변적인 불가사의한 일에 대하여 경이의 념을 품었으나, 거기에서 차츰 나아가 큰 사상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예를 들면 달이 가지는 여러 모양, 태양이나 별의 제위자 또는 전 우주의 생성에 대해서" 경이를 철학의 발단이라 하는 언표는 그의 스승인 Platon의 주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이의 염이야말로 지혜를 사모하며 탐구하는 자의 정이다. 철학의 시초는 이 이외에는 없으며 의혹에 당면하여 경이를 느끼는 자는 자기의 무지를 깨닫게 된다." Socrates도 Athene의 어느 청년이 기습적으로 던진 철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철학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물음 자체가 곧 철학이라고 재치 있게 대꾸하였다. 경이의 염은 개별적 사실을 넘어선 보편적 지에 대한 갈구이자 지적 활동이다. 이 점은 축재의 방법에 통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생을 가난 속에서 점성술에 바친 Thales의 생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불확실한 것과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용기와 영원한 개척정신, 정착할 줄 모르는 영원의 방랑자를 철학은 요구한다. 근대철학의 선구자이며 개척자인 Descartes가 제시한 학문의 나무에 의하면 여타의 학문은 나무의 줄기, 가지, 꽃이라면 철학은 밑에서 지탱하는 학문의 뿌리이다. 여타의 학문은 가시적인 대상으로 날마다 그 성장을 목격할 수 있지만 철학은 보이지 않는 대상이며 그 성장도 목격할 수 없다. 뿌리가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밑의 어둠으로 침투하는 데에 그 소임이 있다. 다른 학문은 연구하는 대상이 처음부터 일정한데 반하여 철학은 그렇지가 않다.
예컨대 기하학은 공간을, 식물학은 식물을, 물리학은 물리적 현상을, 역사학은 역사적 사실만을 연구해 가고 있듯이 그 대상이 뚜렷하게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의 방법도 관찰, 실험, 수리적 처리, 비교, 분류 등으로 그 윤곽이 뚜렷하기 때문에 선행의 학자가 쌓은 연구업적을 그대로 후자의 학자가 이어받아 지식의 피라미드를 구축해 가면 된다. 그러나 철학은 무엇은 연구하는 것인지 그 대상부터 모호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그 방법 또는 명백하지가 않다. 그러므로 철학에는 일정한 대상과 방법이 없다는 말이 가능하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대상이 철학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모든 방법이 철학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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