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Die Metapher als Erkenntnismodell der Wirklichkeit
저자
이재인 (전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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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09
작성언어
Germ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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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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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340(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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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언어와 현실의 문제에 속한다. 은유가 현실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모델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언어와 현실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대로부터 오랜 성찰이 있으며 오늘날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언어가 현실을 구성한다”는 말은 곧 현실의 언어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사실과 현실의 개념 구분이다.
사실과 현실은 일반적으로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바이셰델 Weischedel은 두 단어의 어원에 착안하여 사실은 구체적 소여 상태를 가리키지만 현실은 소여 상태의 현존하는 작용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파악한다. 한편 도이브처 Deubzer는 현실은 언어적으로 드러나며 사실은 감각적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한번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고 느낀 적도 없는 미지의 사실은 언어적으로 구체화되었을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언어가 없으면 현실도 없는 것이며 현실이 없으면 언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언어와 현실은 불가분의 의존관계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실 개념은 사실 개념을 포함하며 사실이 인간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가에까지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인간에게 작용을 하는 그 현실마저도 쉽게 개념화되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수많은 범주와 문제 제기를 역사적으로 개관해 보면 그 모든 개념화 시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경험 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현실에 대한 서구의 담론이 결국은 주체와 객체의 상호관계에 관한 것임을 의미한다.
한편 고대로부터 은유에 관한 이해의 과정은 복잡다기하여 그 개념 자체가 은유 이론으로 구성된 하나의 개념사이다. 그 역사의 맨 앞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은유는 ‘단어의 전의’이다. 그는 은유를 일상적인 언어사용에서 벗어난 형태로 이해했다. 그의 은유 이해는 단어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로 소급되는 은유에 대한 이러한 견해를 블랙 Black은 한편으로는 ‘대용이론’, 다른 한편으로는 ‘비교이론’이라고 지칭하며 비판한다. 이런 종류의 이론은 단어에서 문장을 넘어 텍스트에 이르는 은유의 관련 영역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블랙이 제시하는 은유이론은 ‘상호작용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은유는 단어적 의미로 환원되지 않는다. 은유는 비교의 대용이 아니라 독자적인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상호작용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주제에 대한 공통의 지식 내지는 관심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은유적 표현이 이를 일깨워야 한다. 바로 이 일깨움 속에 은유의 특수한 기능, 즉 현실인식의 모델로서의 기능이 존재하는 것이다.
은유는 일상어뿐만 아니라 서정시에서도 이러한 현실 인식기능을 발휘한다. 현실과 무관한 듯 난해하게 보이는 소위 비의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면 첼란의 시도 은유의 조명에 비추어 보면 현실에 대한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로써 은유가 갖는 현실에 대한 인식모델로서의 기능은 일상어와 시어의 구분을 넘어 작용하며 인식의 지평 확장에 기여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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