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족 정체성의 산종(散種)과 ‘안전’의 정치적 아포리아 —안수길의 『북간도』를 중심으로— = Dissemi-nations and the Political Aporia of a Migrant Nation : Focusing on An Su-gil’s Bukgando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dissemi-nations and the political aporia of Korean immigrants in Manchuria during the 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by analyzing An Su-gil's novel Bukgando from the immanent perspective of a migrant nation. A migrant nation has an identity-in-differance in that it not only shakes the identity of the preexisting nations with their transnational border crossing and but also changes their own identity in the process of searching for a new home as “the place in the world.” In Part II, I analyzed the dissemi-nations of the Korean Manchurian identity by focusing on the distance between the author and the subaltern characters depicted in the novel and on the fissures of the text in order to deconstruct the presumably nationalist narrative. In Part III, I highlighted the ruptures of Korean Manchurian identity from the pressures of competing sovereign- states, conflicting national pedagogies, and intra-nation confrontations.
Jeong-su's narrative in the latter part of the novel reveals the ruptures of his identity between clashing subjectifications. By questioning the meaning of Jeong-su's trembling and hesitations in the battlefields, however, I also groped for the possibility of a new politics and ethics that is irreducible to functions of state powers or nation-states.

국문 초록 (Abstract)

이 논문은 안수길의 대표작『북간도』를 이주민족(migrant nation)의 관점에서 촘촘하게 다시 읽음으로써, 주권적 국민국가들로 분할된 근대세계에서 이주민족의 정체성과 정치적 아포리아를 성찰해 보고자 했다. 이주민족은 자신들의 통국가적(transnational) 이동과 횡단을 통해 기존 네이션들의 기반과 경계, 정체성을 동요시킨다는 점에서 하나의 독특한(singular) 정체성이며, 바로 그 떠남(移)과 정착(住)의 운동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 역시 이동(移動)시킨다는 점에서 ‘차이’(差移)의 정체성이다. Ⅱ 장에서는 􋺷북간도􋺸 서사의 다중성을 통해 재현된 재만조선인 정체성의 산종 양상을 규명했다. 작가 체험과 서사의 재현 대상인 재만조선인 하위주체 사이의 거리, 백두산정계비라는 민족주의적 기원 서사 너머의 월경민과 여성의 이야기, 가족사-민족사의 계보적, 환유적 연속성을 단절시키는 부자간의 악연 모티프와 고향의 변경 등에 주목해 􋺷북간도􋺸를 이주민족의 서사로 다시 읽고자 했다. Ⅲ장에서는 국가들의 주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20세기 전반 만주라는 장소의 특이성에 주목해 재만조선인 정체성이 일반적인 이주민족의 산종을 넘어 파열로 치닫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서사 전체를 채우고 있는 국가 안팎의 폭력들은 재만조선인이 처한 ‘보호 없는 통치’와 정치적 아포리아를 드러낸다. 특히『북간도』4, 5부의 정수의 서사는 충돌하는 주권권력과 국민교육들 사이에서 이주민족 정체성이 파열되고 내전상태에 이르는 모습과 함께, 국가권력의 주체화로 환원되지 않는 윤리적 주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참고문헌 (Reference)

• 1 자크 데리다, "해체" 문예출판사 1996
• 2 에릭 홉스봄, "제국의 시대" 한길사 1998
• 3 조정래, "장편소설 북간도 의 서술 특성 연구" 배달말학회 (40) : 174-197, 2007
• 4 윤영실, "자치와 난민 - 일제시기 만주기행문을 통해 본 재만조선인 농민 -" 규장각한국학연구원 (78) : 83-113, 2017
• 5 이해영, "일제시기 간도(間島) 이주와 그 형상화의 두 양상－안수길의『북간도』와 리근전의『고난의 년대』－" 한국학연구소 (21) : 7-32, 2009
• 6 오양호, "일제 강점기 만주 조선인 문학 연구" 문예출판사 1996
• 7 윤영실, "이민, 식민, 난민 — 식민지기 재만조선인 농민과 ‘세계 안의 자리’" 인문학연구원 77 (77): 203-247, 2020
• 8 김종욱, "역사의 망각과 민족의 상상-안수길의 「북간도」 연구" 국제어문학회 (30) : 275-303, 2004
• 9 송명희, "암흑기 재만문학에 나타난 디아스포라와 아이덴티티" 한국현대소설학회 (43) : 113-145, 2010
• 10 안수길, "안수길전집 16" 글누림 2011
• 11 안수길, "안수길전집 1" 글누림 2011
• 12 이해영, "안수길의 해방전후 “만주” 서사에 나타난 민족 인식 - 타민족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민족문화학회 50 (50): 7-38, 2015
• 13 김재용, "안수길의 만주체험과 재현의 정치학－국민국가체제 내에서의 디아스포라적 상상력－" 만주학회 (12) : 7-26, 2011
• 14 김윤식, "안수길 연구" 정음사 1986
• 15 안수길, "성천강: 안수길전집 13" 글누림 2011
• 16 안수길, "북향보ㆍ화환: 안수길전집 3" 글누림 2011
• 17 안수길, "북간도: 안수길전집 5" 글누림 2011
• 18 자크 데리다, "법의 힘" 문학과 지성사 2014
• 19 민현기, "민족적 저항과 수난의 재현: 안수길의 『북간도』론" 56 : 1995
• 20 김미란, "만주, 혹은 자치에 대한 상상력과 안수길 문학" 상허학회 25 : 235-272, 2009
• 21 한수영, "만주, 혹은 ‘체험’과 ‘기억’의 균열 -안수길의 만주배경 소설과 그 역사적 단층" 한국문학연구학회 (25) : 457-493, 2005
• 22 한수영, "만주(滿洲)의 문학사적 표상과 안수길의 『북간도』에 나타난 ‘이산(移散)’의 문제" 상허학회 11 : 105-133, 2003
• 23 류종열, "가족사 연대기 소설 연구" 국학자료원 2002
• 24 박상준, "『북간도』에 나타난 형식과 역사의 변증법" 상허학회 24 : 229-267, 2008
• 25 Bhabha, Homi K, "Nation and Narration" Routledge 1990
• 26 Derrida, Jacque, "Dissemination" The Athlone Press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