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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마을과 각성마을의 ‘결속과 연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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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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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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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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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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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마을과 각성마을은 혈통관계에 기준하여 분류된 마을유형으로, 마을주민 대부분이 혈통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동성마을은 혈통적 우위를 가리는 항렬 등의 요소에 의해 위계적(차별적) 성향을 드러내는 반면, 비혈연관계로 구성된 각성마을은 수평적(평등적) 성향이 우세하다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그런가 하면 혈족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성마을의 결속력은 다수의 성씨로 형성된 각성마을에 비해 월등히 강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동성마을에 가서 그야말로 ‘동성(同姓)’만을 조사하고 주목한 탓에 초래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즉, 동성마을에는 혈족(同姓)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타성(他姓)들이 더불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철저히 배제해온 것이다.
이를테면 1964년 당시 하회마을 전체 1667가구 중에서 타성이 697가구(42%)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들과 풍산류씨의 결속 양상에 주목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아울러 하회마을에는 혈족 중심의 다양한 조직이 결성되어 있음에 반해 마을공동체생활을 위한 공식적 (지연)조직의 활동은 매우 미약한 실정으로 드러났으며, 비공식적 협력조직인 계(契) 역시 극소수에 이르는가 하면, 풍산류씨와 타성들이 함께 조직하는 계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경향은 혈연 중심적 관념에 따른 ‘혈연↔비혈연’이라는 대립과 더불어 신분 차별적 관념에 바탕 한 ‘유력 성씨↔타성’이라는 대립으로 인해 초래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여주이씨와 월성손씨의 동성마을인 경주 양동마을에서도 마찬가지다. 1976년 조사 당시 양동마을에는 전체 134가구 중에서 여강이씨 73가구와 월성손씨 20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41가구(33%)가 타성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양성씨와 타성과의 교류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가 하면, 마을의 공식적 조직은 결성 자체를 하지 않거나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양상들은 혈연 중심적 관념 및 신분 차별적 관념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지연성보다는 혈연성을 강조하고 또 마을공동체생활에서 요구되는 대동성(大同性)보다는 신분적 위계질서에 바탕 한 차별성을 앞세우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각성마을의 수평적·평등적 관계는 ‘지연(地緣)’을 토대로 형성되는 것이 보편적 경향인데, 이는 곧 마을사람이라면 누구나 결속과 교류의 대상이 된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사실, 각성마을이라고 해서 모든 마을사람과 농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다. 즉, 기본적으로는 마을공동체성원(마을사람)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세부적 국면에서는 ‘이웃’으로 좁혀지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혈족과 달리 이웃의 범주는 명확히 설정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록 일시적 국면이기는 하지만 선창마을의 ‘이웃돕기’ 관행을 살펴본 결과 ‘이웃’은 혈연성(친족), 지역적 근접성(班), 개인적 친밀성(계원) 등의 요소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웃’의 범주는 거주지역의 근접성을 토대로 설정된다는 전통적 관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이웃돕기’에서도 같은 반원들의 높은 참여도와 두드러진 활약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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