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시의 새로운 리듬론, 리듬 음성중심주의를 넘어서 = A New Theory of Rhythm in Korean Modern Poetics : Rereading Chu Yo-han's "Pulnori" beyond Phonocentrism of Poetic Rhythm

국문 초록 (Abstract)

한국의 근대시가 "개인 주관의 호흡"을 시의 리듬과 일치시켰다는 사실은 한국시의 리듬을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전환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말하자면 이들의 리듬 개념은 전통시가에서의 공동체의 가창 관습이나 언어의 자질에 근거한 시어의 배열 규칙이 아니라, 시의 언어가 시적 주체의 내면과 긴밀하게 연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적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점이 한국 근대시가 전대의 시가와 결별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표지이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왕의 언어학적 관점에서 시학적 관점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언어 형식과 주체의 발화의 관계를 추적함으로써 내면과 언어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텍스트의 표면에 드러나는지를 밝혀야 한다.
이 글은 자기 서술 그 자체를 리듬의 현상으로 간주한 라꾸라바르의 견해를 받아들여, 최초의 자유시라는 인식론적 지위를 획득한 주요한의 「불노리」를 대상으로 이러한 지점을 밝히고자 했다. 「불노리」에서 내면은 언어로써 손실없이 "표현"될 수 없으며, 주체의 자기 구성은 언제나 자기 파괴의 지점과 마주친다. 이 시에서 드러난 무수한 "중단"의 표지들-줄표, 말줄임표, 쉼표 등은 이러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즉, 완결된 자기 서술은 끊임없이 중단되고, 중단된 자리에서 다시 시작된다. 리듬은 이 서술을 계속해나가는 주체의 충동에 상응한다. 언어화하는 주체의 의식/무의식, 즉 창작의 심층에서 규율하는 일종의 명령이 리듬이며, 그것은 언제나 언어주체의 실패로서 언어의 표면 위에 드러나는 것이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In the tradition of modern Korean poetics, it is widely accepted that the idea of rhythm as the generic form of free verse is founded on individual subject’s rhythm. There submerge two unresolved premises within this conception: one is that subjectivity/interiority is allegedly supposed to be existent and the other is that poetic rhythm is a linguistic form of throbbing waves of this subjectivity/interiority. This means that the interior and the linguistic is the two concepts generating and underpinning the structure of poetic rhythm. In order to theorize the rhythm in free verse in the full-fledged way, one must move his focus from the linguistic to the poetic; the poetic essence of poetic language is not hinged on its language per se but regulated by the subjectivity associated with the speech act of poetic language. In other words, rhythm must be regarded as a linguistic figure of subjectivity. To examine this figure, it is necessary to learn how the subjectivity expresses itself in the form of poetic language.
In this vein, I consider subject’s self-description as rhythm. The rhythm in this sense is expressed through chain of letters and repeated interruptions. The consecutive presentations of letters correspond to the abrupt interruption of speech by punctuation marks. In my analysis of Chu Yo-han’s “Pulnori,” I focus on the form of subjectivity represented through the breaks of punctuation marks. I come to conclusion that the poem represents the obsessive oscillation between constitution and loss of subjectivity. The once seemingly seamless self-description is ceaselessly interrupted and simultaneously resumes to flow at the very place where it is forced to stop. The rhythm, as my analysis of “Pulnori” proves, is a certain sort of command which regulates the conscious/unconscious of subject at deeper level of generation of poetic language. Rhythm in this sense is exposed only through the subject"s absolute failure to deliver its speech.

목차 (Table of Contents)

• 국문초록
• I. 자유시 리듬론 : 언어학적 관점에서 시학적 관점으로의 전환의 필요성
• II. 주체의 자기 서술 충동으로서의 리듬
• III. 「불노리」에서의 내면 고백과 주체의 이중적 지위
• IV. 「불노리」에서의 리듬의 언어적 형식, 언표의 지속과 중단의 반복
• V. 자유시에서의 리듬, 주체의 구성과 상실의 반복 강박
• 참고문헌
• Abstract

참고문헌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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