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학의 학문적 성격과 배경이론 고찰 : -비판적 실재론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Academic Characteristics and Background Theory of Integrative Medicine : Based on Critical Realism
저자
발행사항
아산: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 202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 통합의학과 2023. 8
발행연도
202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KDC
512.5 판사항(6)
발행국(도시)
충청남도
기타서명
A Study on the Academic Characteristics and Background Theory of Integrative Medicine : Based on Critical Realism
형태사항
214p.; 26cm.
일반주기명
선문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이거룡
참고문헌: p.191-209
UCI식별코드
I804:44008-200000694918
소장기관
본 연구의 목적은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통합의학의 학문적 성격과 배경이론을 고찰하여, 통합의학의 정의와 방법론을 새롭게 모색하는 데 있다. 나아가 통합의학의 범례(範例)라 할 수 있는 명상치유를 중심으로 비판적 실재론에 근거한 통합의학의 방법론을 적용해보고자 한다. 이에 따라 첫째, 정의(定義)와 관련하여 통합의학이 학문체계로서의 고유성이 있는가? 둘째, 철학적 기초와 관련하여 통합의학이 가능하려면 실재는 어떠해야 하는가? 셋째, 이론적 근거와 관련하여 통합의학에 고유한 생리학, 병리학, 치유학의 정립이 가능한가? 넷째, 연구방법과 관련하여 통합의학에 적합한 연구방법론이 있는가? 다섯째, 방법론적 사례와 관련하여 명상치유의 통합의학적 의미는 무엇인가? 등의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실증주의와 해석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비판적 실재론의 특징은 존재론적 실재론, 인식론적 상대주의, 판단적 합리성 등으로 설명된다. 비판적 실재론은 경험적 규칙성이나 통계적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사건과 현상을 생성하는 실재의 고유한 구조와 인과적 기제를 강조하며, 실재의 구성 부분 간의 상호 작용에서 발생하는 발현적 속성에 관한 탐구의 필요성도 인정한다. 이러한 비판적 실재론이 의학에 적용될 때 다음과 같은 통합의학의 기본원리들이 전면화될 수 있다. 첫째, 계층화된 실재의 본질을 인정함으로써 건강과 질병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이 가능하며,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및 환경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강조한다. 둘째, 건강과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인과적 기제를 식별하고 이해하여, 경험적 규칙성이나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해진다. 셋째, 양적 및 질적 연구방법을 통합하는 방법론적 다원주의를 통해 건강과 질병 현상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 즉, 비판적 실재론은 의학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합리적인 접근방식을 제공하며, 인간, 건강, 질병, 의료 등 통합된 실재를 대상으로 하는 통합의학이 비판적 실재론에 근거할 때 의학에서의 실증주의와 협약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론적 근거를 정립할 수 있다.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초월적 논증’은 실제적 존재에 관한 서술을 전제로, 이와 같은 서술이 가능해지려면 무엇이 참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제기하는 논증이다. 이러한 초월적 논증을 통합의학의 정의에 적용하면, 통합의학이 가능하려면 의학이 다루고 있는 대상들인 실재는 어떠해야 하냐는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의학이 다루는 대상들은 인간, 건강, 질병, 의료시스템 등이다. 그리고 이들 대상이 통합된 실재이기 때문에 통합의학이 가능하다는 논증이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통합의학은 ‘의학의 통합’이 아닌 ‘통합된 실재에 대한 의학’이 되어야 하며, 통합의학이 다루는 대상들 즉, 인간, 건강, 질병, 의료 등이 통합된 실재이기 때문에 통합의학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판적 실재론이 추구하는 방법론적 다원주의는 복잡하고 층화되어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실재의 본질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기술 및 접근방식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비판적 실재론에 근거할 때 통합의학의 방법론은 인과적 기제의 탐색, 상황과 조건에 관한 민감한 연구, 다양한 연구 전통의 통합, 성찰성과 자기 비판적 태도, 지식의 오류 가능성에 대한 인정 등 다원주의적 특징을 갖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구 전통과 학문 분야의 통찰력을 끌어내고 통합함으로써 의학의 대상인 인간, 건강, 질병, 의료라는 실재를 지배하는 근본적인 인과적 기제와 구조에 대한 더 깊고 포괄적인 이해를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론적 다원주의에 따른 통합의학의 연구방법으로 관찰연구와 질적연구, 양적연구 방법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치료방법의 과정, 맥락, 결과를 포괄적으로 연구하려는 복합체계연구(Whole Systems Research) 등이 제시되고 있다.
통합의학이 그 고유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현대 생의학과의 관계 속에서 치료법의 통합으로만 규정되고 있는 것은 통합의학을 근거 지우는 통합된 이론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론적 근거가 없이 경험적으로만 효과가 인정되기 때문에 현대 생의학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거나 ‘통합’되는 것을 통해서만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대 생의학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다양한 의학모델과 이론들이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인간, 건강, 질병, 의료 등 통합의학의 대상들에 대한 인과적 구조와 기제를 밝혀주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통합의학의 생리학, 병리학, 치유학 등으로 범주화하여 제시한다. 첫째, 통합의학의 생리학은 정신신경면역학, 신경가소성이론, 통합심리학, 건강생성모델 등에 근거하여 구성될 수 있으며, 인체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건강에 대한 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둘째, 통합의학의 병리학은 후성유전학, 스트레스의학, 진화의학 등에 의해 구성될 수 있으며, 질병의 발생원인과 진행 과정의 인과적 기제에 대해 다층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셋째, 통합의학의 치유학은 분자영양학, 에너지의학, 심신의학, 라이프스타일의학 등에 의해 구성될 수 있으며, 인간, 건강, 질병, 의료 등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과 환자중심의 개인화된 치유프로그램 제공을 가능하게 해준다.
대체의학, 보완의학, 보완대체의학, 통합의학 등으로 이어진 대안 모색의 과정에서 명상은 요가와 함께 현대 생의학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심신중재요법으로 인식되어왔다. 더불어 신체적, 정신적 질환에서의 명상치유 효과에 관한 연구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통합의학의 배경이론들인 신경가소성이론, 정신신경면역학, 통합심리학, 스트레스의학, 심신의학 등은 뇌과학적, 생리적, 인지적, 정서적 측면에서 명상의 다양한 치유 효과를 밝혀주는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 이처럼 자세, 호흡, 집중을 통해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 및 면역계를 직접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명상을 ‘치유와 힐링을 위한 명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제감, 집중, 선정을 통해 삼매에 들고 꾼달리니를 각성시키거나 우주의식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명상은 ‘구원과 해탈을 위한 명상’이라 할 수 있다.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보면 ‘치유명상’은 신경가소성이론이나 정신신경면역학 등을 통해 그 기전이 밝혀진 ‘현실의 영역’이자 ‘실재의 영역’이라 할 수 있으며, ‘해탈명상’은 아직은 일부 전문수련자들만이 내적으로 체험하는 ‘경험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전통으로부터 전해져온 마음챙김과 명상은 이처럼 치유와 힐링을 위한 통합건강관리체계이자 구원과 해탈을 위한 통합수행체계의 한 부분이다. 때문에 마음챙김과 명상은 도구적 기술이 아니라 치유와 힐링을 위한 통합건강관리체계이자 구원과 해탈을 위한 통합수행체계 속의 수행과정으로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의 팔정도와 위빠사나 명상, 8지요가와 요가명상, 오로빈도의 통합요가, 윌버의 통합변형수련 등에서는 마음챙김과 명상이 제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자체로 라이프스타일 의학에 따른 통합의학 체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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