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있어서 의사의 조력 행위와 자살방조죄의 정당성 논의 - 고령자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의 관점에서 - = Examining the Legitimacy of Physician Assisted Death and the Crime of Aiding Suicide - A Focus on the Elderly's Right to Die with Dignity -

국문 초록 (Abstract)

생활수준의 향상,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말기 질환을 겪으면서도 생명의 유지가 가능한 시대를 맞으면서 생명의 보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권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의 죽음에 대한 선택도 헌법상 권리로 인식되고 있다. 헌법상 자기결정권은 죽음에 대한 선택에서도 인정되어야 한다. 환자의 결정이 진지하게 숙고된 끝에 내려진 것이고 본인의 객관적 이익에 부합한다면 국가는 이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의사조력사의 정당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죽음에 있어서 개인에게 국가의 부당한 개입을 방어할 권리가 인정되고 국가를 상대로 필요한 입법 마련을 요구할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의사조력사의 합법화로 인한 부작용은 경계해야 하지만 해외 사례의 부작용을 일반화하는 것도 문제이다. 의사조력사를 합법화한 국가는 그 입법화과정에 따라 부작용의 발생 양상도 다르다. (1)캐나다, 독일과 같이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국가가 있는가 하면, (2)네덜란드와 같이 위법성조각사유로 인정한 국가, (3)미국과 같이 위헌결정 없이입법을 통해 합법화한 국가, (4)영국과 같이 기소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살방조죄를 일정부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중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와 같이 죽음에 관한 환자의 선택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거나 위법성조각사유로 인정한 국가에서는 이후 적용 대상과 요건을 확대해 나가면서 소위 ‘미끄러운 경사로’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같이 위헌결정 없이 입법적 결단으로 의사조력사를 허용한 경우 입법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의사조력 행위를 예외 없이 처벌하도록 하는 현행 자살방조죄 및 관련 법리는 개인의 죽음에 대한 결정권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헌법적 판단보다 입법정책의 관점에서 의사조력사의 합법화 길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At the time of the enactment of criminal law, the state's protection of individual life was an absolute proposition. Accordingly, the legitimacy of comprehensive punishment for those involved in suicide was recognized. However, with the improvement of living standards and the development of medical technology, we are entering an era where it is possible to sustain life even while suffering from a terminal illness. The protection of life is now acknowledged as a relative right rather than an absolute one. Consequently, an individual's choice of death is also recognized as a constitutional right. Now, the right to self-determination must be acknowledged in the choice of death. If the patient's decision was made after serious deliberation and aligns with the patient's objective interests, the state has an obligation to respect it. In this regard, the legitimacy of physician-assisted death must be recognized. In a dignified death of one's own choice, an individual's right to defend against unjust intervention by the state and the right to demand necessary legislation against the state must also be recognized. Although we must be wary of the side effects caused by the legalization of physician-assisted death, it is also problematic to generalize the side effects from overseas cases. Countries that have legalized physician-assisted death show that the occurrence of side effects varies depending on the legislative process. Canada, Germany, and the Netherlands, which recognize the patient's choice regarding death as a constitutional right or as a ground for illegality, are showing side effects of the so-called 'slippery slope' as the scope of application and age were expanded. On the other hand, in cases where physician-assisted death is permitted through legislative decision without being ruled unconstitutional, as in the United States, side effects can be minimized during the legislative process. From this perspective, the criminal law's crime of assisting suicide, which punishes acts of physician assistance without exception, and related legal principles must be reconsidered from the perspective of an individual's right to decide on death.

참고문헌 (Reference)

• 1 김준호, "형법 제20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유형에 관한 연구 - 의무의 충돌과 추정적 승낙의 법리적 해결에 관한 고찰을 겸하여-" 법학연구소 54 : 109-144, 2022
• 2 안수길, "해결할 수 없는 의무충돌과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 한국형사정책학회 33 (33): 265-292, 2022
• 3 김성규, "피해자의 승낙에 관한 법리로서의 자기결정권" 한국비교형사법학회 8 (8): 23-44, 2006
• 4 이상희, "죽음의 선택으로서 안락사 및 의사조력자살에 관한 공리주의 논변" 한국윤리교육학회 (56) : 143-165, 2020
• 5 김은철 ; 김태일,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과 존엄사" 미국헌법학회 24 (24): 97-124, 2013
• 6 문재완, "죽을 권리에 관한 연구 – 의사조력자살을 중심으로 –" 한국헌법학회 26 (26): 1-36, 2020
• 7 한상수,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관한 연구" 한국비교공법학회 11 (11): 153-181, 2010
• 8 주재경, "존엄사의 헌법적 보장-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구성요건 설정을 중심으로-" 법학연구소 38 (38): 3-26, 2022
• 9 이승준, "조력자살에 가담한 의사의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의 검토 - 프로토콜에 초점을 맞추어 -" 대검찰청 (77) : 293-333, 2022
• 10 김준혁, "정당화적 의무충돌과 면책적 의무충돌" 법학연구원 (58) : 301-324, 2010
• 11 이문호, "적극적 안락사 및 의사조력자살 허용 입법의 필요성 - 실존적 사실 및 통계적 근거를 중심으로 -" 대한변호사협회 (482) : 143-162, 2019
• 12 김현조, "자살의 법적 성질과 자살관여죄의 재조명"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11
• 13 송승현, "자살교사·방조죄의 인정여부" 법학연구원 25 (25): 327-375, 2015
• 14 이동희, "일본의 형법 개정의 연혁과 주요쟁점"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1 (21): 61-104, 2020
• 15 김율리, "의사조력자살을 둘러싼 윤리적 쟁점 - ‘조력존엄사’ 개정안을 중심으로 -" 한국의료윤리학회 25 (25): 367-385, 2022
• 16 이승준, "의사조력자살에 가담한 의사의 자살방조행위는 면책될 수 있는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33 (33): 1-38, 2022
• 17 이상문, "의사원조자살에 관하여" 한국비교형사법학회 8 (8): 95-122, 2006
• 18 이형석 ; 김정기, "유럽인권협약상 사생활의 자유와 죽음에 관한자기결정권-유럽인권재판소 판례를 중심으로-" 법학연구원 26 (26): 235-270, 2019
• 19 허일태, "안락사에 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4
• 20 조인영, "소수의견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 하급심에서의 소수의견 기재를 중심으로" 사법발전재단 1 (1): 795-837, 2021
• 21 조태구, "미끄러운 비탈길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 안락사와 존엄사 그리고 조력존엄사" 인문학연구원 (53) : 151-178, 2022
• 22 이인영, "미국의 의사자살방조에 관한 법리 논쟁과 입법에 관한 고찰" 법학연구소 33 (33): 107-152, 2022
• 23 이우영, "미국의 위헌심사기준으로서의 ‘이중 기준(二重 基準) (Double Standard)’" 법학연구소 50 (50): 419-454, 2009
• 24 이준일,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大判 2009다17417)과 인간의 존엄 및 생명권" 고시계사 (629) : 2009
• 25 김혜진 ; 이아름 ; 이소영 ; 김용기 ; 정한용 ; 김신겸, "노인 자살 생각의 위험 요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54 (54): 468-474, 2015
• 26 차승현 ; 이봄이 ; 전우휘 ; 백수진, "국외 의사조력자살 입법례 고찰" (재) 국가생명윤리정책원 7 (7): 49-83, 2023
• 27 권문택, "自殺의 敎唆 와 幇助" 1965
• 28 권오걸, "生命保護의 觀點에서 본 自殺 敎唆？幇助罪의 검토" 한국형사법학회 19 (19): 421-440, 2007
• 29 김나경, "‘업무상 자살 지원(조력)’에 대한 형법 개입의 정당성 - (구)독일형법 제217조에 대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분석을 중심으로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34 (34): 293-326, 2023
• 30 김성규, "‘업무로서 행해지는 자살방조’의 범죄화 - 독일「형법전(Strafgesetzbuch)」제217조의 신설에 관한 일고찰 -" 비교법학연구소 51 : 1-32, 2017
• 31 이석배, "[‘우리 사회의 의사조력자살 법제화’에 대한 논평] 존엄하게 죽을 권리와 의사조력자살" 한국의료윤리학회 25 (25): 341-346, 2022
• 32 Government of Canada, "Third annual report on Medical Assistance in Dying in Canada(2022)" 2022
• 33 Coelho, R., "The realities of Medical Assistance in Dying in Canada" 21 (21): 871-876, 2023
• 34 John Keown, "The Logical Link between Voluntary and Non-Voluntary Euthanasia" 81 (81): 2022
• 35 Wiesing U, "The Judgment of the German Federal Constitutional Court regarding assisted Suicide: a Template for pluralistic states?" 48 : 542-, 2022
• 36 Pullman D, "Slowing the slide down the slippery slope of medical assistance in dying: Mutual learnings for Canada and the US" 23 (23): 64-72, 2023
• 37 Barney Sneiderman, "Patient Autonomy and the Defence of Medical Necessity: Five Dutch Euthanasia Cases" 4 (4): 374-, 1996
• 38 Oregon Health Authority Public Health, "Oregon Death with Dignity Act 2022 Data Summary"
• 39 Thaddeus Mason Pope, "Medical Aid in Dying: Key Variations among U.S. State Law" 14 : 25-, 2020
• 40 Giacomo Montagna, "Long-term development of assisted suicide in Switzerland: analysis of a 20-year experience(1999–2018)" 153 : 40010-, 2023
• 41 De Leo, D., "Late-life suicide in an aging world" 2 : 9-, 2022
• 42 Naghavi, M., "Global, regional, and national burden of suicide mortality 1990 to 2016: systematic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6" 364 : 94-, 2016
• 43 Gray Seay, "Euthanasia and Physicians’ Moral Duties" Taylor & Francis, Inc 30 : 517-520, 2005
• 44 Gary Seay, "Do Physicians Have Inviolable Duty Not to Kill?" Swets & Zeitlinger 26 (26): 2001
• 45 California Department of Public Health, "California End of Life Option Act 2021 Data Report" 2022
• 46 Hanna Göken, "Assisted Suicide in Germany: The Landmark Ruling of the German Federal Constitutional Court of February" 26 : 23-, 2022
• 47 Penny Lewis, "Assisted Dying and Legal Change"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 48 Ubaldus dr Vries, "A Dutch Perspective: The Limits of Lawful Euthanasia" 13 (13): 2004
• 49 보건복지부, "2023 자살예방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