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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시세계에서의 바람의 전조-전후(戰後)의 딕션 “바람”의 이행 방식 = Poetry in Which the Wind Blows, Poetry Where We Breathe the Wind-The Modes of Transition of “Wind” in the Literary World of Park In-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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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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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9(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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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인환 텍스트에 속발하는 딕션 “바람”이 해방 후・한국전쟁기에 걸쳐 변이되는 양상에 주목하고 그 이행의 양상이 시적 세계관 상의 변화와 맞물려 있음을 본다.
해방 이후 박인환 초기 시에서 바람은 아래로부터의 상승을 대기하며 저항을 예고하는 ‘혁명의 전조’로 나타났다. 이는 개별자에게 불어닥치는 미기후 현상이 아닌 집단적・공통적 바람으로서, 식민지 역사와 폭력으로 곪아있지만 너무도 고요한[空] 듯한 사회 분위기[氣]에 변화의 힘을 불어넣는 촉매이자 그 매개와 같았다. 그러나 한국전쟁 즈음부터 바람은 ‘죽음의 전조’로 감각된다. 시적 주체는 자신을 포함한 당대 사람들이 죽음의 전조 아래 즉자적 한계를 인식하는 대자존재이자 그 일상적 경고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취약자들임을 느끼며 무력해한다. 이에 주체는 바람에 투항해 죽음충동에로 향함으로써 고통과 추억이 뒤섞인 과거 회상을 멈추지 않는다. 이 회상강박은 상실에 접근하려는 무의식적 반향・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의 지속・실존적 불안에 대한 처절한 응시의 작업으로 나아가며, 강박이 호출하는 실재에의 열망은 현실을 재구성하는 이미지―환상, 환상과 현실의 교차―로 재구성된다. 이 수사법은 생활세계인이 폭력적인 현실에 속지 않기 위해 현실의 전략에 불화하고 대항하는 저항의 전술(戰術, tactic)로서, 진보적 시간관・국가와 역사의 폭력・애도 과정을 ‘정상적 범주’로 통합시키려는 힘에 대응하고자 미시주체들이 자기만의 언어를 발명하여 소문자 역사 쓰기 주체로 거듭나는 미적 실천에 다름 아니었다.
박인환이 환상을 걸고 현실을 다시 씀으로써 죽음의 전조 상황에서도 질서의 틈과 균열을 발견해 이를 변화의 전조를 불어내는 첨예한 기회로 전유하고자 한바, 시적 주체는 “바람”에 날리는 피동자의 위치에서, 다시 희망과 가능성의 “바람”을 세계에 불어내는 능동 수행자로 거듭난다. 요컨대 바람-주체가 동시 변화하는 과정은 ‘①혁명의 전조 → ②죽음의 전조 → ③죽음 충동 → ④갱생과 삶의 긍정, 희망의 전조’에 대응한다. 그는 이 지난한 과정을 세계내에서 지속코자 기투의 삶이 불안하다는 숙명을 껴안으면서도 ‘흔들리는 생’이 존재론적 본질과 아름다움을 매개한다는 진실을 바람으로 불어낸다. 즉, 박인환 시세계에서 “바람”의 이행은 곧 개인으로부터 시작해 공동체에까지 변화의 여파가 미치도록 하는 공동의 실천을 (재)암시하며, 죽음으로부터 탈환한 생을 열어젖히는 존재론적 실천이었던 것이다.
This study examines the evolving valence of baram (“wind”) in the poetry of Park In-hwan, tracing its transformations from Liberation through the Korean War to the postwar era, and reading these shifts as inseparable from changes in the poet’s imaginative worldview. In early, prewar poems, the wind rises as an augury of revolution—a force poised to ascend from below, announcing resistance. Far from a private microclimate, it is a collective wind, a catalytic medium breathing change into a social atmosphere ulcerated by colonial violence yet suspended in hollow stillness.
By the Korean War, the wind darkens into a premonition of death. The poetic subject, recognizing that neither he nor his contemporaries can escape mortality, confronts an unassailable vulnerability and the paralysis of its warning. Surrendering to the wind, he drifts toward the death-drive, fastening himself to a past where pain and memory are inseparable. This fixation becomes an unconscious echo toward loss, a sustained mourning for the dead, and an unflinching gaze into existential anxiety. The longing for the real takes shape in rhetorical images that reconfigure reality—through fantasy and the crossings between fantasy and the real.
Such figuration serves as a tactic of resistance within everyday life, an insurgent refusal of the strategies by which the violent world deceives. Micro-subjects invent private idioms that fracture the totalizing power seeking to subsume progressive temporality, historical violence, and mourning into “normal” categories, remaking themselves as chroniclers of lowercase history. Park’s rewriting of reality through fantasy seeks to seize, even amid death’s pervasive omens, the fissures in oppressive order and reclaim them as auguries of change.
In this arc, the poetic subject shifts from a passive body borne upon the wind to an active agent breathing winds of hope and possibility back into the world. The wind-subject’s trajectory—(1) revolutionary portent → (2) death’s omen → (3) death-drive → (4) regeneration, life-affirmation, and the atmosphere of hope—culminates in an embrace of the fate that a life of engagement is shadowed by anxiety. Yet, through “wind-poems,” the subject reaffirms that a trembling life mediates both ontological essence and beauty. Beginning in the individual and radiating into the communal, this process intimates a collective praxis: an ontological écriture seeking to wrench life back from death and to open its horizon a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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