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헌법상 법인의 기본권에 관한 연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7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7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340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study on constitutional rights of corporations in U.S. constitutional law
형태사항
xi, 270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수록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단체는 국가와 개인 사이에 놓여 있는 존재로서 한편으로는 개인들의 역량을 결집시킴으로써 국가에 맞서 개인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수단이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단체 자체가 가진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단체는 개인의 기본권 보호와 실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법인의 기본권” 논의는 이러한 단체를 헌법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규율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 헌법은 “법인의 기본권”은 물론이고, “법인” 자체에 관해서도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지만, 헌법재판소는 판례를 통해 “성질상 법인이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은 법인에게도 인정된다”는 법리를 확립하였다. 그러나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근거나 법인에게 인정되는 기본권의 범위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법인의 기본권이 개인의 기본권 실현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론적 탐구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연방헌법도 법인에 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미국연방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해 왔으며, 법인에게 인정되는 기본권의 범위도 점차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영리법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미국에서의 법인의 기본권에 관한 논의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 헌법에서의 법인의 기본권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작업일 수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1886년 Santa Clara 판결에서 법인의 기본권주체성을 인정한 이래로, 경제적 기본권, 절차적 기본권,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으로 법인의 기본권 인정 범위를 확대해 오고 있다. 다만 연방대법원의 판례에 대해서는,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근거에 대해 일관된 이론을 확립하지 못하였고 법인의 기본권이 갖는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인의 기본권은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실현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도구적(instrumental) 개념이다. 따라서 법인의 기본권은 개인의 기본권과 동일하게 다루어질 수 없다.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이 개인의 기본권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 개인의 기본권 실현을 방해한다면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할 수 없다.
법인은 사람들의 단체라고 하는 단체성(corporateness)과 동시에 그 구성원들과는 구별되는 분리성(separateness)을 갖는다. 이러한 법인의 특성은 법인의 기본권 논의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단체가 국가의 침해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인식하면, 법인의 기본권 보호가 중요한 문제가 되지만, 단체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권력이라고 인식하면, 법인의 기본권 제한이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다.
법인은 개인들의 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법인의 기본권이 그 단체의 구성원들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단체 구성원 개인들 사이에 기본권적 동질성(homogeneity of protection by constitutional rights)이 인정되어야 한다. 기본권적 동질성은 개별 법인의 설립목적에 따라 결정된다. 재산권이나 절차적 기본권은 법인의 설립목적과 관계없이 법인의 구성원 모두에게 기본권적 동질성을 인정할 수 있다. 반면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신념에 있어서 이질적인 단체 구성원들 사이에는 정치적 표현이나 종교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적 동질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법인의 설립목적이 정치적 표현 또는 종교의 자유와 무관한 법인에 대해서는 그 같은 기본권을 인정할 수 없다.
기본권 제한에 대한 위헌심사에 있어서도 개인의 기본권과 법인의 기본권은 구별된다. 오늘날 대규모 법인은 개인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서 국가와 유사한 지위를 갖게 되었고, 법인에 의한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법인의 기본권 제한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형량심사(balancing test)를 통한 위헌심사에 있어서도, 법인의 기본권 제한이 문제되는 경우 형량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은 법인의 기본권 제한으로 인해 개인들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또는 이익이다. 법인의 기본권 제한을 통해 기본권이 보호되는 개인들이 존재할 경우에는 그 개인들이 받게 되는 이익도 형량의 대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법인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개인의 기본권 제한에 비해 일반적으로 보다 폭넓은 기본권 제한이 허용될 수 있다.
우리 헌법학에서 법인의 기본권 논의가 가지는 문제점으로는, 법인의 기본권에 있어서 법인과 개인의 관계, 즉 법인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이 개인의 기본권 실현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고, 법인의 기본권 논의가 주로 기본권주체성 문제에만 한정됨으로써 법인의 기본권 제한에서의 특수성에 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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