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자주화와 단기연호의 사용 : 민족주체성회복을 위하여
저자
류재명 (서울지역 불교청년단체 협의회 홍보부 )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90
작성언어
Korean
KDC
22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42-49(8쪽)
제공처
우리 불교는 항상 1,600년의 역사와 민족자주문화의 창조자로서의 사명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이 땅의 다른 집단에 비하여 민족자주의식과 분단 조국의 통일에 대한 잠재적인 욕구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심정적으로 그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지금 당장 민족자주화의 주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미사대세력으로 비판받는 타종교인들이 분단국조국의 통일을 위한 고난의 길에 앞장설 때 그것을 바라보기만 하고 심지어 욕설까지 해 댄 불교는 어쩌면 민족사의 흐름에서 더욱 멀어져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세계와 자기운명의 주인으로 살아가라는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이 무색하게 친미사대권력에 예속되어 있고, 일반 국민대중이 불교에 대하여 실망만 갖도록 하는 부패와 분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은 우리 불교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해서는 어둡게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에 이르러서 청년승려와 제가자들 내부에서 과거의 불교를 냉철하게 참회하고 새로운 불교-민족과 민중의 귀의처로서의 불교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하나의 흐름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비단 우리 불교의 앞날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주화와 통일을 위한 민족사의 앞날에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우리 불교는 이 흐름을 소중하게 여기고 더욱 크게 확대시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자주․통일의 선봉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 불교의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참회이자 우리가 꼭 해내야 할 사명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땅에 구현하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불교가 앞으로 이 땅에 서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도 이 길을 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 일환으로 단기연호 되찾기 운동이 될 수도 있다. 심정적으로만 지니고 있는 민족자주화와 통일에 대한 요구를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주사상에 근거하여 단기연호 되찾기 운동을 통하여 실천으로 외화시켜 낼 때 우리 불교는 민족의 자주화와 통일을 위한 선봉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다.
이제 우리 불교는 부처님의 자주사상을 바탕으로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을 통하여 심정적 동의가 아닌 현실적으로 실천으로 한국불교를 만들어 나가자.
2,500년 전 부처님께서 우리들에게 하신 말씀을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남에게 예속되는 것은 모두가 고통이니라. 스스로 자기의 주인이 되는 것은 즐거우니라.”
“내가 능히 중생들의 고통을 구할 수 있다면 지옥의 고통이라도 기꺼이 받으리니, 이런 까닭에 나는 항상 지옥 가운데 주하여 세상 사람들과 함께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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