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효정의 노동운동과 시세계 = Independence Activist Lee Hyo-jeong's Poetic World

국문 초록 (Abstract)

본고는 일제강점기 독서회와 노동운동을 통해 해방 조국을 염원했던 독립운동가 이효정의 삶과 시 세계를 밝히고자 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청춘을 바친 이효정은 일흔이 되어 첫 시집을 출판했다. 동덕여고보 시절 시인이 꿈이었던 독립운동가는 일제시기와 해방, 전쟁을 겪으며 국가감시로 시를 쓰지 못했다. 분단 이후 냉전 이데올로기는 오래 지속되었고 이효정을 향한 국가의 폭력은 민주화가 될 때까지 이어졌다.
그의 한 생애는 조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일에 던져졌고 오롯이 그 길을 걸었다. 우리 현대사의 질곡 그대로 개인에게 투영된 삶을 살았던 이효정은 사회주의 운동을 후회하지 않았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가장 적절한 해방 담론으로 사회주의 운동을 선택했다. 그러나 동구권 몰락 이후, 북한의 독재사회와 세습체제를 보며 사회주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지하였다. 그러나 식민 지배를 받던 당시 민족에게 코민테른은 민족해방을 중요한 테제로 제안했기에 사회주의 운동은 제국주의 대항담론으로 이해되었다.
이효정의 청년기는 독립운동가 혹은 혁명가의 시간이었다. 종연방직공장에서 노동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파업을 이끌어냈다. 일제 경찰에 연행되고 고문당하는 일이 잦았으나 노동운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경성 트로이카 조직원으로 활동하면서 조국해방을 위해 투쟁하였다. 청년기 노동운동 이력은 해방 이후 미군정에서부터 문민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생존을 위협하는 힘든 시간이 되었다. 조국 해방을 위한 청년기의 열정은 반공 이데올로기에 갇혀 온갖 수모를 겪고 처참한 삶으로 이어졌다.
칠순을 넘어 출판한 첫 시집 󰡔회상󰡕과 팔순에 낸 시집 󰡔여든을 살면서󰡕에는 노 혁명가의 낮은 목소리가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하게 전개된다. 식민지 조국의 해방을 위한 투지도 반공담론에 갇혀 감시와 처벌을 감당한 인내도 모두 담담하게 녹여냈다. 세월을 회고하는 회상에는 시간의 덧없음이 각별한 일화들로 채워져 있다. 혁명의 목소리가 갖는 전복적인 상징은 시에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낮고 깊은 울림으로 청년의 약속을 노년에 와서도 지켜내고 있을 뿐이다. 혁명은 사소하고 일상적이면서 멈추지 않는 의지의 지속으로 가능하다. 이효정이 평생 혁명가 정신을 이어올 수 있었던 저력을 시작품에서 파악할 수 있다.

국문 초록 (Abstract)

Lee Hyo-jeong, labor movement, Reminiscence(󰡔회상󰡕), Living at Eighty(󰡔여든을 살면서󰡕), Gyeongseong troika, Comintern

목차 (Table of Contents)

• 1. 들머리
• 2. 이효정의 독서모임과 공장파업
• 3. 시간서사를 담아낸 연작시
• 4. 노 혁명가의 시적 지향
• 5. 나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