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앵포르멜의 미술사적 의의와 재평가에 관한 연구
저자
발행사항
광주 : 전남대학교 대학원, 2011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전남대학교 대학원 : 미술학과 2011. 8
발행연도
2011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701 판사항(22)
발행국(도시)
광주
기타서명
A study on the Revaluation and Art Historical Significance of Honam Informel
형태사항
v, 183 p. : 채색삽도 ; 30 cm.
일반주기명
전남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정금희
단면인쇄임
참고문헌 : p. 141-148
소장기관
호남 앵포르멜은 한국 현대미술 태동기에 등장하여 한국 앵포르멜의 도입과 전개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해방이 된 1945년부터 한국전쟁이 폭발한 1950년대는 우리현대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잔혹했던 시기이다.
6.25 전쟁 이후 근대시민사회와 문화적 변동기를 거치지 못한 채 현대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온갖 파열음, 서구문물의 홍수 속에 시대적인 충격과 혼란기로부터 돌파구를 찾고자 한 노력은 미술계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이에 전후 분단의 상황에서 한국 작가들은 전통에 저항하고 자유로운 표현의지, 실존적 표상으로서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던 앵포르멜을 보편적인 조형언어로 받아들인다. 한국 앵포르멜은 전후 한국추상미술이 집단적인 운동의 양상으로 전개된 최초의 현대미술로서 이 후 한국 미술사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기에 그간 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주지하다시피 1958년, 5월에 개최한 현대미술가협회(약칭 현대미협)단체전은“앵포르멜의 한국적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고 기술되고 있으며 또한 한국화단의 추상미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 앵포르멜은 전위적 단체인 <현대미술가협회>와 실질적인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방근택이 실존을 내세워 집단적으로 발화했으며, 박서보의 작품「회화 NO.1이」‘최초의 앵포르멜 회화’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1950년 전후 호남의 작가 양수아와 강용운에 의해서 앵포르멜이 시도되었으며 한국 근 ․ 현대미술사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임을 제기한다. 이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앵포르멜 미술에 대한 연구가 중앙화단에서 촉발되었다는 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며, 한국 앵포르멜에 대한 몇 가지의 풀리지 않는 의문은 늘 유보된 상태였다. 예컨대 한국전쟁을 겪은 8년이 지난 후에서야 한국 앵포르멜 운동이 등장했다는 시점에 관한 시간차, 앵포르멜의 자생론과 서구 미술의 수용론이라는 두 측면에 대한 접근방법, 유럽의 앵포르멜과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그리고 일본을 통한 직 ․ 간접적인 영향 등 앵포르멜의 유입과 형성에 관한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호남 앵포르멜에 대한 연구는 우리 미술의 공백을 메워주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한국미술사에서 호남 앵포르멜의 선구적인 역할이 간헐적으로 대두된 점은 있으나 여타 한국 사회사적 맥락에서 호남 앵포르멜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비하므로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개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논문은 중앙화단을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 벗어나 호남의 앵포르멜작가들이 한국 현대미술 태동기에 어떠한 활동을 하였는지, 그들이 보여준 미학적 ․ 표현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지금껏 지방미술은 중앙미술과 종속적인관계로 인식되어 왔으나 호남지역은 지역적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족미술을 지향하는 예술세계를 창조해 왔으며 무엇보다도 한국화단에 있어 많은 작가를 배출, 특유의 전통을 토대로 어느 지방보다도 독보적인 면모를 보여 왔다. 이러한 전통의 뿌리는 우리에겐 지역 환경의 공통적인 삶과 역사성의 발현으로서 호남미술의 특성을 형성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호남의 작가들이 보여준 앵포르멜 작품에 드러나듯이 해방 전 일제에 의한 영향, 자신의 전쟁 경험, 자유에 대한 부르짖음, 억압과 상처, 현실과 이상의 갈등, 인간 소외의 극복 등을 직접적으로 작품에 투사하고 있기 때문에 호남지역의 근대화 과정에서 생성된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호남 앵포르멜을 통해서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류와 비주류의 측면이 아닌 다층적인 공존의 의미에서 파악하고 무엇보다도 시대적 ․ 사회적 ․ 문화적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맥락을 추적해보고자 한다. 당대의 예술과 사회 속에서 소통했던 호남화단의 현상은 간과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 시기를 대변하는‘한국앵포르멜의 흐름’속에 한국현대미술의 선구적 역할을 주도해나간 그들의 위상을 확인하고 미술사적 위치에 대한 재평가를 이루어냄으로서 한국현대미술의 발자취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호남 앵포르멜 작가들은 현대미술의 도입과 모색 그리고 정착기에 화단의 중심부에서 활동하면서 앵포르멜의 발단과 확산의 마디를 형성하였고 그 뿌리는 자연을 토대로 한 동양사상을 품고 있는 호남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자의든 타의든 한국해방공간 현대사의 거역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궁극적 비운과 소외를 이겨내고 질곡의 삶을 앵포르멜운동으로 승화시켰다. 호남 앵포르멜 작가들이 남긴 작품들과 국내 ․ 외 화단의 변화를 추적해보면 그들의 작업이 개인의 예술발전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현대미술의 한 줄기에 상응하면서 일관되게 전개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호남 앵포르멜의 태동과 발단, 전개,발전, 변화와 전환의 과정에 대한 추적은 호남지역 미술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도 빠져있는 고리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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