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시각과 혐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위반실험 = Vision and Disgust: The Breach Experiment of Solidarity Against Disability Discrimination
저자
하홍규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423-454(32쪽)
제공처
시각, 눈으로 본다는 것은 이미 형성된 의미가 부여된 외부 자극에 대한 수동적 반응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해석적인 과정이다. 신경생물학적 과정으로 보이는 우리의 시각 경험은 그 경험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과 결코 뗄 수 없게 연관되어 있다. 이 글은 시각과 혐오의 문제를 다루면서, ‘수행’으로서의 감각을 기본적인 관점으로 채택한다. 추악함, 기형, 불구, 그리고 우리가 폭력으로 인식하는 것의 대부분, 즉 선혈, 모욕, 폭행을 처리하는 것은 바로 시각이기 때문에, 시각적 경험은 그 자체로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기형, 추함, 질병 등은 혐오를 일으킬 수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신체를 배제하는 데 성공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스스로 정상적이라 여기고 공공장소를 활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은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조금의 신체적 이상함도 견디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현대인의 시각적 참을성은 매우 박약하다. 공공장소에서는 타인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 규칙인 ‘예의 있는 무관심’과 타인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행동해야 하는 규칙인 ‘관심 비유발’을 실천해야 하는 곳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시위는 항상 아무 일 없이 펼쳐졌었던 동일한 정상인들의 생활에 말썽을 일으켜 본 위반 실험이다. 이 위반 실험은 많은 이의 혐오를 유발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상성이 어떻게 일상적으로 구성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더보기Vision, or seeing with the eyes, is not a passive response to external stimuli with already formed meanings, but an active and interpretive process. Our visual experience, which appears to be a neurobiological process, is inextricably linked to our ability to verbalize that experience. In addressing the matter of vision and disgust, this article adopts the idea of sensation as a ‘performance’ as its basic perspective. Since it is the sense of sight that deals with ugliness, deformity, disfigurement and much of what we perceive as violence such as bloodshed, insults, and assault, visual experience can itself be invoking horror. And deformity, ugliness, and disease can trigger disgust. In today’s society, which has succeeded in excluding abnormal bodies, people who consider themselves normal and have the right to walk in public have become intolerant of the slightest physical oddity found in others. Modern people have very little visual patience. Public space is a place to practice ‘civil inattention’ which is the rule of behaving in a way that shows no interest in others, and ‘disattendability’ which is the rule of behaving in a way that does not make oneself the center of attention. Solidarity Against Disability Discrimination(SADD)’s protest on the way to work is a kind of breach experiment, disrupting the lives of the same normal people who always go about their business without incident. While this transgression was disgusting to many, it shows how normalcy is routinely constructed in our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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