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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년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와 양공(良工) 유성(有誠) = The 1776 Gwaebul Painting of the Vulture Peak Assembly at Namjangsa Temple, Sangju, and the Monk-painter Yuseong
저자
신태호 (성보문화재연구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6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59-195(37쪽)
제공처
1776년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는 조성된 지 10여 년 만에 기우제 중 갑작스러운 비로 화면이 크게 손상되었다. 통상 훼손된 불화는 소각하는 것이 관례이나, 이 괘불은 1788년 새로운 괘불이 조성된 후에도 사찰 내에 보관되어 온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다. 본 연구는 훼손된 성보가 폐기되지 않고 전승된 특수한 배경에 주목하여, 문헌 기록과 작품 분석을 통해 남장사 괘불이 지닌 미술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했다.
화기(畵記) 분석 결과, 당시 남장사는 환성 문중(喚醒門中)의 결속력과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두 차례의 대규모 괘불 불사를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두 시기의 불사에 동일한 승려들이 연속적으로 참여한 양상은, 이들이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사찰 운영의 주체로서 종교적 정통성을 계승하고 유지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도상과 화풍 측면에서 이 괘불은 수화승 유성(有誠)의 독창적인 조형 감각이 집약된 작품이다. 유성은 1772년 서산 개심사 <영산회 괘불도>의 본존 초본을 바탕으로, 좌우에 경주 불국사 <사천왕 벽화>(1769)의 권속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였다. 이를 통해 화면 구성은 축약하면서도 밀도를 높인 ‘소영산회(小靈山會)’라는 그만의 독자적인 도상 체계를 구축하였다. 특히 사천왕 갑옷 부위에 거대한 귀면(鬼面)을 그려 넣은 이례적인 시도와 화면 가장자리의 만자문 장식 등은 유성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나아가 유성은 영남을 거점으로 충청도와 함경도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선행 화승들의 기법을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실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으며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하였다. 이러한 유성의 개방적 태도와 예술적 실험은 기존 형식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대 불화 제작에 새로운 전범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결론적으로 1776년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는 비록 온전한 형태로 전승되지는 못했으나, 성보를 소중히 여긴 문중의 의지와 유성의 완숙한 기량이 어우러진 18세기 후반 불화이다. 이는 당시 사찰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는 시각적 표상일 뿐만 아니라, 지역과 유파를 넘나들며 전개된 당대 화승들의 역동적인 교류와 화풍의 변화를 실증하는 핵심적인 자료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The 1776 Gwaebul-do (Hanging Painting) of the Vulture Peak Assembly at Namjangsa Temple, Sangju was severely damaged by unexpected rain during a prayer ceremony only a decade after completion. Despite the long-standing custom of incinerating damaged Buddhist icons, this Gwaebul was exceptionally preserved even after a successor was commissioned in 1788. By analyzing both historical records and the work’s formal qualities, this study explores the unique circumstances of its survival to re-evaluate its significance within Korean art history.
Evidence from the Hwagi (畵記) indicates that Namjangsa possessed the resources to undertake two massive Gwaebul projects in rapid succession, a feat made possible by the organizational cohesion and economic capacity of the Hwanseong monastic lineage (喚醒門中). The recurring participation of the same monks across both projects underscores a steadfast commitment to religious legitimacy. This continuity reveals that these monks acted as the central figures of temple management and tradition, rather than merely serving as administrative assistants.
Stylistically, this Gwaebul epitomizes the mature artistic vision of the monk-painter Yuseong (有誠). By synthesizing the 1772 main Buddha iconographic draft from Gaesimsa Temple with the 1769 Guardian King murals of Bulguksa Temple, Yuseong established an original system titled the "Abbreviated Vulture Peak Assembly (小靈山會)." This innovative framework heightened compositional density while effectively concentrating the visual field. His signature style is further distinguished by the idiosyncratic demon-masks (鬼面) adorning the Four Heavenly Kings' armor and the intricate swastika patterns framing the canvas.
Furthermore, Yuseong’s influence extended beyond Yeongnam to the Chungcheong and Hamgyeong regions, where he refined his craft by fusing traditional methods with experimental flourishes. His willingness to innovate provided a new paradigm for subsequent Buddhist paintings, marking a pivotal contribution that transcended the mere repetition of established forms. Ultimately, the 1776 Namjangsa Gwaebul-do stands as a masterpiece of late 18th-century Buddhist art—a visual testament to the temple’s prestige and a vital resource for understanding the regional exchanges and stylistic evolutions among contemporary monk-pain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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