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근대 문학 생산장(場)과 활자본 신작고소설 = 1920s Modern Literature Production and Printed Ancient Fictions

국문 초록 (Abstract)

이 논문은 1920년대 창작된 활자본 신작고소설의 작품 목록을 정리하고 당시 근대문학 생산장(場)에 신작고소설의 특징을 분석한 글이다. 20세기 이후 창작된 신작고소설은 총 96편이다. 1910년대는 26편, 1920년대는 36편, 1930년대 이후는 26편으로 확인된다. 1920년대에 총독부의 문화 통치와 지식인의 민족주의적 사관이 교차하면서 민간에서 전해온 역사 이야기붐이 일어난다. 당시 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기존 고소설의 인기가 합해지면서 역사 소재 신작고소설이 대거 창작된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 『십생구사』와 『사명당전』이다. 두 작품은 표면적으로 지배 질서를 옹호하나 이면에는 주류층의 무능력을 포착하고 비주류의 힘을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표출한다. 이처럼 봉건주의 담론에 숨은 목소리의 한 형태가 신작고소설에 은닉되어 나타난다. 『신립신대장실기』와 『무학대사전』은 1920년대 신작고소설을 대표할 작품은 아니지만 역사 소재 신작고소설의 보충적 내러티브의 강점을 잘 활용한 작품으로 판단된다. 『신립신대장실기』는 당시 인기작인 신소설 『강명화의 설움』과는 다른 방식으로 직접적인 성애를 재현한다. 이중 시점으로 사회적 약자의 발화를 가시화한 『무학대사전』은 자기 연민에 빠진 신소설이나 내면의 자의식을 파고드는 근대 문예 소설과 달리 죄의식을 가지거나 자책하지 않는 미혼모를 표현한다. 1920년대 신작고소설은 고소설의 양식으로 근대에 스며들어 당시 지식인에게 이해받지는 못했지만, 비현실적인 기법의 저항 의식과 다양한 재현을 가능케 하여 다수의 대중을 포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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