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통합 전략의 국가 간 다양성 비교 : 프랑스와 스웨덴을 중심으로 = A Comparative Study of the Diverse Strategies for Integrating Migrants between the Nation States : France and Sweden
세계화로 인해 인간의 이동 범위도 국민국가가 제한한 국경을 넘어 더욱 자유로워지고 있다. 국가의 영토적 경계를 허물고 있는 인간의 이주는, 국민국가에게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문제를 안겨주었다.
영토적 경계를 설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국가와 국민을 규정해왔던 기존의 국민 만들기(nation building) 과정은, 국경 자체를 허무는 전 세계적인 인간의 이동과 외국인이라는 이질성의 유입으로 인해 도전받게 되었다. 국민을 재정의(redefinition) 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힌 것이다. 또한 다양한 인종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이주민의 유입은 국민국가가 자신의 정체성(national identity)을 어떻게 새롭게 정립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기도 했다. 이 논문은 인간의 이동과 그로 인해 발생한 정치적 난제를 해결하는 국민국가의 다양한 전략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국민국가의 대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통합’과 ‘배제’가 그것이다. 문제는 ‘배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전 세계적인 자본의 흐름과 함께 인간의 이동 역시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이주는 국민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더불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인종 문화적 차별을 일으킴으로써 인종주의 등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고 증폭시킬 뿐이다. 기존의 국민과 새로이 이주한 외국인의 통합을 기반으로, 국민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배제’의 정책이 유효하지 않다면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국가들 간에 통합 전략이 다양하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주민을 통합하는 국가 모델을 살펴봐야 한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통합을 바탕으로 이주민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이다. 하지만 양국이 지닌 통합 전략에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한다. 국민국가의 이주민 통합 전략이 지니는 차이를 설명하고 그것의 다양성을 밝혀내는 일이 이 논문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프랑스를 공화주의 모델(republican model)로, 스웨덴을 다문화주의 모델(multiculturalism model)로 평가해왔다. 이러한 분석은 통합 전략이 지니는 복잡다기한 성격을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화시켰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 논문은 이전 연구들과 달리 프랑스와 스웨덴의 통합 전략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프랑스는 ‘동화(assimilation) 전략 속의 통합과 배제의 공존’으로, 스웨덴은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와 동화(assimilation) 전략의 병행’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 전략의 상이성은 양국이 이주민에게 허용하는 시민권의 범위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시민권은 국민국가가 그 성원들에게 권리와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국민’을 정의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여 단일한 국민국가 체제를 확립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시민권을 이주민에게 허용한다는 사실은, ‘국민’을 재정의 한다는 말이며 국가 정체성의 재정립으로까지 확대되는 여지를 마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민권은 T. H. Marshall의 분류를 따라서 시민적 권리, 정치적 권리, 사회적 권리로 나눠서 살펴보게 된다.
먼저 프랑스는 권리를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권리와 ‘국민’만이 누릴 수 있는 배타적 권리로 구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주민에게 부여하는 시민권을 한정하고 있다. 기본권이나 소송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시민적 권리를 보장한다. 반면 정치적 권리에서는 이주민을 완전히 배제하며, 사회적 권리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주민 통합 전략이 기본적으로 공화주의에 기반을 둔 동화 전략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시민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완전히 소외시킨다는 사실에서, 프랑스의 통합 전략은 ‘배제’를 동시에 포함한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따라서 프랑스 통합 전략의 특성은 ‘동화 전략 속의 통합과 배제의 공존’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한편 스웨덴의 경우에는 사회민주주의의 평등관에 기반을 둔다. 그러므로 프랑스와 달리 이주민에게 부여하는 권리는 스웨덴 국민의 그것과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보편적 권리로서 시민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를 폭넓게 허용하며, 지방자치선거 등에서 정치적 권리를 제한적으로나마 인정한다는 사실은 프랑스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더 나아가 스웨덴은 이주민이 지니고 있는 인종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를 통해 사회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한다. 타자에 대한 인정을 중시하는 ‘인정의 정치(politics of recognition)’가 스웨덴의 다문화주의를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문화주의는 이주민의 동화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보조적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이주민을 기존 사회로 동화시키기 위해, 선거참여 촉진책을 마련하고 교육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프랑스가 ‘강제적 동화’를 추진한다면, 스웨덴은 ‘자율적 동화’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 틀리다. 이처럼 스웨덴의 이주민 통합 전략은 ‘다문화주의와 동화의 병행’인 것이다.
이주민을 통합하기 위한 양국의 노력은 한국에도 많은 교훈을 준다. 특히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한국은 ‘인종 문화적 다양성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나아가 ‘국민국가의 정체성을 어떻게 재규정 할 것인가’라는 차원의 문제제기가 드물었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이주민과 관련한 정치적 문제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통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 전략이 동화든 다문화주의든 한국적 현실에서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이주민의 유입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요컨대 인종 문화적 다양성을 통합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접근과 ‘다인종 다문화 국가 공동체’라는 새로운 국가 정체성 형성을 위한 기존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밑받침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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