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사실주의의 시대: 조선 후기 회화와 "즉물사진(卽物寫眞)" = The Age of Realism: Late Joseon Painting and Lifelikeness
저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14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6-29(24쪽)
KCI 피인용횟수
6
DOI식별코드
제공처
조선 후기 화가들에게 대상을 정확하게 그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졌다. 조영석(趙榮석, 1686-1761)은 그림을 그릴 때 ‘즉물사진(卽物寫眞)’, 즉 실제 대상을 눈앞에 두고 세밀하게 관찰하고 마치 살아 있는 것과 같이 사실적으로 그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동시대인인 이익(李瀷, 1681-1763) 또한 진(眞), 진심(眞心), 진형(眞形), 진경(眞境)이라는 개념을 사용해 사물에 대한 철저한 관찰과 탐구, 사물의 실상을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조선 후기 회화에 사실주의적 표현이 중요한 이슈(issue)로 등장하게 된 것은 서양화의 명암법, 투시원근법, 생생한 인물 묘사에 대한 담론이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그림의 사실성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사항은 비록 투시도법, 명암법 등에 대한 화가 및 지식인들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당시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그림에 나타난 사물의 ‘생생한 모습(生), 매우 혹사(酷似)한 모습[방불 또는 逼眞]’이다. 즉 조영석이 말한 바와 같이 ‘즉물사진(卽物寫眞)’이 그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창작 기준이 되었다. 회화 분야 중 ‘즉물사진(卽物寫眞)’론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었으며 대상을 가장 핍진하게 그리고자 했던 것은 초상화 분야였다. 초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핍진한 얼굴 표현에 있었다. 이명기(李命基, 1756-1802년 이후)가 그린 〈오재순초상(吳載純肖像)〉은 이러한 ‘즉물사진’론에서 강조했던 ‘생(生)’, ‘방불’, ‘핍진’이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이명기는 정면을 응시하는 오재순의 눈빛까지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마치 오재순이 살아서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착시감(錯視感)까지 줄 정도로 이 초상화의 핍진성은 뛰어나다. 한편 서양화법의 적극적 수용이 가능했던 것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태도가 선행했기 때문이다. 서양화법이 초상화의 발전에 매개 역할을 했지만 서양화법의 구사 자체가 사실적인 초상화를 제작하는 데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일본의 마루야마 오쿄(円山應擧, 1733-1795), 타니 분초(谷文晁, 1763-1840), 와타나베 카잔(渡邊華山, 1793-1841)은 모두 서양화법에 정통했지만 사실적인 초상화를 제작하지는 못했다. 즉, 서양화법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바로 핍진한 초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점에서 이명기의 초상화들은 과학적인 태도, 객관적인 관찰, 서양화법의 적극적 활용이 모두 합쳐져 이룩한 걸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눈(眼)과 태도는 사실주의적 회화를 탄생시키는 결정적인 동인(動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형록 (李亨祿, 1808-?)이 제작한 〈책가문방도병(冊架文房圖屛)〉은 사람들의 눈을 속일 정도로 극사실주의로 서책(書冊)과 기물(器物)이 그려져 있어 ‘즉물사진’적 사고가 사실주의적 회화를 탄생시킨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맹견도(猛犬圖)〉 또한 ‘즉물사진’을 실현한 작품이다. 이 그림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 후기 회화에 나타난 극도의 사실주의는 18세기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된 ‘즉물사진’, ‘생(生)’, ‘방불’,‘핍진’을 강조한 회화관과 과학적 태도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장대(壯大)한 크기와 규모 면에서, 또한 정교한 묘사에 있어 동아시아 전체를 대표하는 궁궐(宮闕)그림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동궐도(東闕圖)〉 또한 건물과 자연 환경을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어 궁중회화에 있어서도 ‘즉물사진’적 태도가 중시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형록의 〈책가문방도병〉, 〈맹견도〉, 〈동궐도〉는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작품들이다. 이 세 그림 모두에서 극도의 사실성이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과학적 태도를 바탕으로 사물의 외형을 핍진하게 묘사하려고 했던 화가들의 노력 속에서 사실주의적 회화가 나타난 것이다.
더보기Late Joseon Korea witnessed great enthusiasm among painters and scholars for realistic renderings of things. The use and transmission of evidential methods were strongly encouraged and the quest for certainty and accuracy was highly celebrated. The search for empirically verifiable knowledge ushered in the age of realism. Practical learning played a key role in fostering interest in European science and technology. Korean envoys to Beijing also made a major contribution to the introduction and circulation of Western curiosities and novelties. They brought numerous books and some of the trending Western scientific instruments to Korea and laid the foundation for the rise of Western learning. The study of the West gradually became fashionable among a group of young scholars who had dissent views on the China-centered world. The nation-wide tendency to closely represent or simulate real life or real things in painting indicates that the notion of lifelikeness was at the heart of the artistic discourse of eighteenth and early nineteenth-century Korea. Painters used meticulous brushwork and Western shading techniques in rendering figures and things in a remarkably realistic manner. Yi Myeong`gi (1756-after 1802) emerged as the best portraitist of the time, producing astonishingly realistic portraits that captured accurately the external physical features of the sitters. He employed Western shading techniques in depicting the sitter`s face and garment. Especially he showed extraordinary draftsmanship in carefully and painstakingly drawing and shading the sitter`s face to the extent that the subject looked as if he was alive. Portrait of O Jaesun by Yi, ca. 1791, now in the Samsung Museum of Art, LEEUM, best exemplifies how the painter`s faithful portrayal of O`s actual physical likeness makes the sitter appear to be sitting before us. The use of Western shading techniques played a key role in enhancing the degree of realism in painting. It must be noted, however, that the adoption of Western pictorial techniques was not the prerequisite for realistic paintings. Such Japanese masters as Maruyama Okyo- (1733-1795), Tani Buncho- (1763-1840), and Watanabe Kazan (1793-1841), all equipped with Western pictorial idioms, failed to produce lifelike, highly realistic portraits. This means that Western modeling techniques acted as a catalyst for the popularity of realistic paintings, but they were not necessarily required for painters to achieve likenesses in painting. What was more crucial in the currency of realistic paintings was the social fervor for lifelikeness in painting. Social and cultural discourse on lifelikeness enabled Korean painters to create remarkably realistic paintings. Scholars` Accoutrements by Yi Hyeongrok (1808-?), now in the Samsung Museum of Art, LEEUM, presents a panorama of books, brushes, ink sticks, inkstones, rolled-up scrolls, ancient bronzes and ceramics, and other objects arranged on bookshelves that show the illusion of space, mass, and volume. The semblance of reality in the painting is so heightened that the viewer can often be fooled into accepting what appears to be a surprising likeness. The widespread social demand for lifelike paintings led Yi to create such a visually captivating work.
더보기분석정보
연월일 | 이력구분 | 이력상세 | 등재구분 |
---|---|---|---|
2027 | 평가예정 | 재인증평가 신청대상 (재인증) | |
2021-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재인증) | KCI등재 |
2018-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등재유지) | KCI등재 |
2015-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등재유지) | KCI등재 |
2011-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등재유지) | KCI등재 |
2008-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선정 (등재후보2차) | KCI등재 |
2007-01-01 | 평가 | 등재후보 1차 PASS (등재후보1차) | KCI후보 |
2005-01-01 | 평가 | 등재후보학술지 선정 (신규평가) | KCI후보 |
기준연도 | WOS-KCI 통합IF(2년) | KCIF(2년) | KCIF(3년) |
---|---|---|---|
2016 | 0.37 | 0.37 | 0.47 |
KCIF(4년) | KCIF(5년) | 중심성지수(3년) | 즉시성지수 |
0.46 | 0.45 | 0.903 | 0 |
서지정보 내보내기(Export)
닫기소장기관 정보
닫기권호소장정보
닫기오류접수
닫기오류 접수 확인
닫기음성서비스 신청
닫기음성서비스 신청 확인
닫기이용약관
닫기학술연구정보서비스 이용약관 (2017년 1월 1일 ~ 현재 적용)
학술연구정보서비스(이하 RISS)는 정보주체의 자유와 권리 보호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 및 관계 법령이 정한 바를 준수하여, 적법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개인정보 보호법」 제30조에 따라 정보주체에게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절차 및 기준을 안내하고, 이와 관련한 고충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수립·공개합니다.
주요 개인정보 처리 표시(라벨링)
목 차
3년
또는 회원탈퇴시까지5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3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2년
이상(개인정보보호위원회 :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개인정보파일의 명칭 | 운영근거 / 처리목적 | 개인정보파일에 기록되는 개인정보의 항목 | 보유기간 | |
---|---|---|---|---|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이용자 가입정보 파일 | 한국교육학술정보원법 | 필수 | ID, 비밀번호, 성명, 생년월일, 신분(직업구분), 이메일, 소속분야, 웹진메일 수신동의 여부 | 3년 또는 탈퇴시 |
선택 | 소속기관명, 소속도서관명, 학과/부서명, 학번/직원번호, 휴대전화, 주소 |
구분 | 담당자 | 연락처 |
---|---|---|
KERIS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정보보호본부 김태우 | - 이메일 : lsy@keris.or.kr - 전화번호 : 053-714-0439 - 팩스번호 : 053-714-0195 |
KERIS 개인정보 보호담당자 | 개인정보보호부 이상엽 | |
RISS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대학학술본부 장금연 | - 이메일 : giltizen@keris.or.kr - 전화번호 : 053-714-0149 - 팩스번호 : 053-714-0194 |
RISS 개인정보 보호담당자 | 학술진흥부 길원진 |
자동로그아웃 안내
닫기인증오류 안내
닫기귀하께서는 휴면계정 전환 후 1년동안 회원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재동의를 하지 않으신 관계로 개인정보가 삭제되었습니다.
(참조 : RISS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처리방침)
신규회원으로 가입하여 이용 부탁 드리며, 추가 문의는 고객센터로 연락 바랍니다.
- 기존 아이디 재사용 불가
휴면계정 안내
RISS는 [표준개인정보 보호지침]에 따라 2년을 주기로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하여 (재)동의를 받고 있으며, (재)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휴면계정으로 전환됩니다.
(※ 휴면계정은 원문이용 및 복사/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휴면계정으로 전환된 후 1년간 회원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재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RISS에서 자동탈퇴 및 개인정보가 삭제처리 됩니다.
고객센터 1599-3122
ARS번호+1번(회원가입 및 정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