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 가창자를 통해 본 여성성의 학습과 향유 －전라남도 나주시 김초례의 사례를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Performativity of Femininityin Folk Songs

국문 초록 (Abstract)

민요는 민중의 삶과 감정을 담아낸다. 개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과 정체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본고는 전라남도 나주시 동강면 봉추마을에 거주하는 김초례를 중심으로 민요의 학습과 향유 과정을 고찰하고, 민요를 통한 여성성의 형성과 구현 양상을 음악인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김초례는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민요를 학습해 왔다. 그녀가 부른 노래는 어린 시절 익힌 노래를 포함해 노동요, 서사민요, 유희요로 분류된다. 노동요는 길쌈과 집안일 등 전통적인 여성 노동의 경험을 반영하며, 유희요는 강강술래와 같은 놀이를 통해 여성 간의 연대감과 공동체성을 나타난다. 서사민요는 비극적 결말을 통해 여성의 내면적 고통과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는 장르로 작용한다. 민요의 내용에 따라 장르와 형식은 다양하지만, 여성들이 길쌈을 하거나 밭을 매면서 부른 노래, 명절에 다 함께 어울려 부르던 노래 등은 모두 여성의 삶과 경험이 담겨 있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김초례의 삶은 민요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나, 민요의 주제와는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그가 부른 서사민요는 봉추마을의 연장자인 형님들로부터 외부적 계기를 통해 학습한 것으로, 시집살이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공동체의 감정에 공감하며 이를 노래로 표현하였다. 이를 통해 김초례는 전통적 여성성을 간접적으로 이해했다. 한편, 그가 자신의 슬픔을 가장 깊이 담아낸 곡으로 언급한 것은 시어머니에게서 배운 <노세노세>이다. 이 노래는 시어머니와의 정서적 교감을 바탕으로 함께 불렀던 곡으로, 김초례 개인의 감정이 반영된 동시에 두 사람 간의 정서적 연대를 가능케 한 노래였다. 비록 <노세노세>가 서사민요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그녀의 삶에서 슬픔을 표현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김초례의 민요는 단순한 음악적 표현을 넘어 여성의 삶과 공동체의 기억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여성성이 학습되고 향유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초례의 사례를 통해 민요 가창자의 목소리를 통해 여성의 정체성과 감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민요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가창자들의 학습 과정에서 익혀진 감정과 목소리가 학문적 논의 속에서도 더욱 깊이 있게 반영되길 기대한다.